다르게 함께 먹기 위한 방법들 – 『채식, 공존의 밥상』 을 읽고 

우리가 깊은 생각 없이 육류를 즐기는 사이에 지구촌은 여름철의 폭염과 저개발 국가의 상시적인 식량부족 상태를 만들었다. 이처럼 육류를 즐기고자 하는 우리의 욕망은 건강 문제를 훨씬 넘어서, 환경문제와 인권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구 생태계와 우리 몸을 살리는 방안으로 저자들은 채식을 이야기한다.

오늘날 우리가 즐겨 찾는 방대한 양의 육류는 과연 어디에서 오는 걸까? 육류를 대량 공급하기 위해서는 숲을 개간하여 목장을 만들어야 하고, 다량의 사료를 확보해야 하며, 가축을 도살하여 가공해야 한다. 가축이 방출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열을 많이 가두는 효과가 있어서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주원인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1kg의 소고기를 얻기 위해서는 6kg의 사료가 필요하며, 최근 한국인이 즐겨 찾는 연어는 대부분 양식을 통해 공급되는데, 소화기관이 짧은 연어 1kg을 얻기 위해서는 15kg이라는 많은 양의 사료가 필요하다.

우리가 깊은 생각 없이 육류를 즐기는 사이에 지구촌은 여름철의 폭염과 저개발 국가의 상시적인 식량부족 상태를 만들었다. 이처럼 육류를 즐기고자 하는 우리의 욕망은 건강 문제를 훨씬 넘어서, 환경문제와 인권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먹는 행위를 깊이 성찰하기보다는 맛 중심의 기준에 따라 음식을 선택한다고 지적하며, 먹거리 생산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며, 지구 생태계와 우리 몸을 살리는 방안으로 채식을 이야기한다.

김인원·신승철 공저, 『채식, 공존의 밥상』 (모시는 사람들, 2026)

세계적으로 채식 인구는 약 1억 8천만 명으로 추정하며, 한국에서도 채식에 관한 관심이 확산하면서 채식 인구는 2020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약 2%인 약 150만 명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비록 적은 비율이기는 하지만 채식주의자들은 건강, 환경, 윤리를 연결하면서 하나의 식생활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그룹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으며, 저자(김인원)는 이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충남 홍성에 위치한 풀무농업기술고등학교의 채식 소모임을 들 수 있겠다. 이 소모임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고기 없는 월요일’을 실행했으며, 2024년부터는 매일 아침은 채식 식단으로 전환하여 전교생이 함께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전남·광주 자연과학고의 영양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급식이라는 제도적인 틀에서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어, 강제가 아닌 학생들이 자유롭게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외에도 생태미각학교와 여러 채식 활동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실생활 현장에서 실천하는 모습을 생생히 전해주는데,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자는 결국 채식은 음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신승철)는 ‘밥은 사람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고, 자연을 살리는 것이기 때문에 밥은 하늘’이라고 한 동학사상을 소개하면서,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강조한다. 또한 동물을 도구화하는 육식 문명은 결국 인간 자신을 스스로 도구화하며, 온갖 차별과 폭력의 뿌리가 되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하면서 생명의 도구화에 맞서기 위해서 우리는 생명권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명권이란 생명 그 자체가 지닌 고유한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며, 이것은 바로 평등사상과도 직결된다고 한다. 이러한 생명권은 인간을 넘어서 동물에게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오늘날의 공장식 축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저자는 개인적인 채식만으로는 공장식 축산업을 극복할 수 없다며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는 인도의 환경운동가이자 에코페미니스트인 반다나 시바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제 채식운동은 단순한 식습관을 넘어,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전환운동으로 자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느리게 만들고 천천히 먹는 과정인 슬로우푸드 운동에는 인간과 자연의 오랜 공존의 역사가 담겨 있다고 말하며, 우리 모두 슬로우푸드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호소면서 느림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다른 생명체를 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이기에 먹거리에 대한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며, 나아가 다른 생명체를 함부로 소비하지 않겠다는 윤리적인 소비를 다짐해야 한다. 또한 채식을 넘어 함께하는 공동체 밥상을 통해 이웃과 대화와 상상력 증진의 토대를 마련하는 식문화를 정착시킨다면, 우리 사회에 만연된 불평등, 증오, 혐오 등도 사라지지 않을까?

이환성

공학계 앤지니어로 10여년간 인간중심주의가 지배하는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인문학에 목말라했다. 지금은 현장을 떠나 자유로이 독서와 함께 인문학에 빠져 있으며 철학과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삶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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