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시 특집 :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 ① 섬이 없어지면

섬이 없어지면 우리가 잃게 될 것들은 무엇일까? 눈에 보이는 세계 너머에서, 그 섬이 지켜져야 하는 이유들을 묻는다. [저항시 특집 :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에 실린 세 편의 시는 가덕도신공항 건설계획 취소소송 6차 재판을 앞두고 열린 문화제(8월 11일)를 위해,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의 활동가 세 사람이 각각 창작해 현장에서 낭송한 시이다.

동백나무의 마음을 희정이에게 줄래요

후두둑 떨어져도 꽃 모양을 잃지 않는

단단함을

수달의 유연함을 영신이한테 알려줄래요

힘든 운동을 해도 다치지 않을 수 있을 거예요

반딧불이의 고요함을 범진이 방에 놓아줄래요

책을 읽고 숙제를 할 때도 반짝반짝

상괭이의 춤을 한결이와 함께 볼래요

진짜로 웃고 있는 건지 같이 궁금해 하면서요

철새들의 발자국을 수아의 공책에 찍어줄래요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친구이니까

섬이 없어지면 우리는

서로 무엇을 선물할 수 있나요?

섬이 없어지면 우리는

어디서 사랑을 배우나요?

섬이 없어지면 우리는

풍요로울 수 없어요

자라날 수 없어요

그럴 수는 없어요

소민

포항에서 태어나 이야기를 쓴다. 자격 없고 미움 받고 탈락 당하는 존재들을 희곡과 소설에 등장시킨다. 기후, 동물권, 섹슈얼리티, 아픔을 말하는 사람들 주변을 기웃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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