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시 특집 :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 ③ 2002, 2026, 2035

2002년부터 시작해 20년 넘게 지속된 가덕도 신공항에 관한 논쟁은 2026년 여름 주민이주 대책을 마주하고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이주인가, 추방인가? 혹은 선택인가, 강제인가? [저항시 특집 :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에 실린 세 편의 시는 가덕도신공항 건설계획 취소소송 6차 재판을 앞두고 열린 문화제(8월 11일)를 위해,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의 활동가 세 사람이 각각 창작해 현장에서 낭송한 시이다.

멸종반란가톨릭 원동일 님이 재판방청에 연대하면서 직접 그린 그림입니다. 사진 제공 : 원동일

2002

20년이 넘게 지속된 논쟁.

2026

여름날 맞이한 이주 대책.

2035

편리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파괴된 미래

이주인가? 추방인가? 아니,

선택인가? 강제인가? 아니면…

그 사이의 무언가?

가덕도에 신공항을

짓겠다, 말겠다, 짓겠다, 말겠다.

타당하다, 타당하지 않다, 타당하다, 타당하지 않다.

그 밖에서 우리가 배울 것은

그 안에서 우리가 죽일 것은

그 곁에서 우리가 잃을 것은

소멸의 아름다움이 아닌

그저 그런 개죽음

안 된다, 안 된다, 아니 된다 말해도

결국 하고야 말겠다는 불의.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

을 통해

과연 무엇을 보고 배우게 될까

이렇게 파괴해도 괜찮다고

이렇게

앗아 가도 괜찮다고.

그렇게 짓밟아도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

생태계는 그리고 다른 삶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겠지.

그래, 개죽음의 경로는 이 땅에 필요하지 않다.

폭력을 대물림하고 말겠다는 이 강한 의지 속에

어떤 말과 글을,

어떤 소리를 너에게 전해 줄 수 있을까.

아무것도 전해 줄 것이 없어지는 시발점이 될 것 같아

나는 목 놓아 울지도 못한다.

이제 와서

제1의 공모자를

제2의 공모자를

제N의 공모자를 말한다고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 내게 말해도,

그 모든 시간을 파괴로 쌓아 가는 너의 말에

나는 끝끝내 저항을 노래한다.

이공공이

이공공삼

이공공육

이공이육

이공삼오

시간은 단순히

그저 그렇게 스쳐 지나갈 숫자가 아닌데,

이 땅의 정치는 너무 긴 시간을

무익하게 그리고 불의하게 흘려보내는구나.

조한결

콘텐츠PD, 예술인, 활동가, 연구자로 살고 있다. 주변화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밝히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난민, 평화, 생태계, 전쟁, 국가폭력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학부에서 생명과학과 환경공학을 전공했고,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예술공학을 공부했다. 다양한 공부를 해온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진 것들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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