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녹색도시 ‘프라이부르크’를 소개합니다

프라이부르크를 직접 다녀오면서 깨달은 것은, 다양한 문화에서 환경 관련 담론 및 커뮤니티가 일어나고 또 수행되는 것들이 쌓여 귀중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점이다. 이 모든 것은 주민들의 애착과 헌신이 있어야 가능하며, 프라이부르크의 녹색도시 실천은 환경적인 측면뿐 아니라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를 바라보고 존중하는 원리가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이러한 프라이부르크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따른 지속가능성과 ESG가 대두됨에 따라, 도시계획 분야에서도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을 위해 ‘녹색도시’1, ‘생태도시’가 언급되며 여러 전략들이 각 국가 및 도시별로 실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속가능한 도시계획 분야의 선구자로 인정받는 유럽, 특히 독일은 녹색도시개발의 원동력으로 여겨지는 프라이부르크와 같은 녹색도시 연구를 1970년대부터 시작했다. 이 배경에는 1975년 프라이부르크 근교 비일(Wyhl)지역에 서독의 20번째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저항운동이 성공을 거둔 사례가 일어나면서다.

프라이부르크의 상징 수로 ’Bachle‘ 사진 : 홍순용

1972년 스톡홀롬 선언(최초 국제환경회의)이후로 UNEP(유엔환경계획)이 출범하고 세계적으로 ‘Green Movement’가 일어났다. 이때 이후로 녹색도시란 개념도 지속가능한 개발과 맞물려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World Bank(세계은행)에 따르면 녹색도시는 부정적인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환경을 개선하고 보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도시라고 말한다. 견고하고 환경 친화적인 인프라, 저탄소 교통, 더 나은 물 순환 관리, 시민들의 생활수준 향상과 더불어 에너지를 덜 사용하고,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원에 덜 의존한다. 공원과 멋진 거리, 깨끗한 공기와 물을 보장하고자 하며 자연재해에 대한 회복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프라이부르크의 녹색도시 여정은 생태연구기관 설립을 시작으로 태양열 건물 건설, 기후 보호 계획 참여 등으로 발전했다. 포괄적인 에너지 계획, 수자원 보존 및 교통수단 분할 측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은 프라이부르크는 디자인, 교통 및 생태학을 통합하여 이룬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특히 보봉마을(Vauban)은 프라이부르크의 녹색도시계획 마스터플랜 개발 시범지구 중 하나로 현재 국제적으로 홍보되는 녹색도시의 아이콘이다. 이는 개인 자동차 소유 제한, 여러 건물에서 태양광패널 사용 등 주민들이 우선순위를 정하고 미래 주택 단지에 대한 요구사항을 시와 논의하여 이뤄냈기에 가능했다.

빈 플라스틱을 통해 환급해주는 프라이부르크의 한 슈퍼마켓. 사진 : 홍순용

프라이부르크의 폐기물 분리 규정은 폐기물의 종류에 따라 분류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한다. 이는 1990년대에 시행되어 왔으며, 현재 폐기물 처리는 바이오가스와 태양에너지로 처리된다. 또한 정부는 재사용이 가능한 식품용기 사업도 추진하고 있으며, 몇몇 슈퍼마켓에서는 소비자가 중고 제품을 교환할 수 있다. 특히 현금으로 바로 교환해주는 플라스틱 병과 같은 제도는 지역사회의 참여와 정부의 의지가 맞닿아 만든, 지속가능한 녹색도시가 되기 위한 프라이부르크의 대표적 활동이다. 즉 Bottom-up으로 시작된 정치적 의제를 정부가 포함시킨 것이다.

이외에도 프라이부르크의 성공 요인은 많다. 공공시설 사이의 거리를 가깝게 갖도록 설계하고, 주거 시설과 연결하는 트램 및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을 확충했다.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를 위한 시설이 적절하고 편안하게 건설되도록 고려하였으며, 에너지 효율적인 건축 및 건설은 당연한 사항이었다. 특히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공원, 언덕, 도시 숲 등 여러 녹지 공간을 배치했다. 이는 프라이부르크 정부의 교통 관련 정책 덕분에 가능했다. (1) 대중교통 네트워크의 성장, (2) 자전거 홍보, (3) 보행자 홍보, (4) 친근하고 안전한 도로 건설, (5) 개인 소유 차량의 사용 제한 등 5대 Pillars(중점)는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이 대중교통의 이용과 걷는 것을 선호하도록 만들었다. 교통 정책과 규정이 미래에 CO2 배출을 줄이려는 정부의 약속을 계속 반영함에 따라 ‘이동성’은 도시 생태학적 담론의 일부가 될 수 있었다.

프라이부르크의 녹색도시 담론은 도시 규정과 정책에 환경적 가치를 구현함으로써 더 큰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전달된다. 이 담론은 처음에는 환경 저항 활동의 형태로 지역사회에서 시작되었다. 지역사회의 이니셔티브와 행동주의는 항의뿐 아니라 캠페인, 교육, 연구 등 여러 활동의 형태로 나타났고, 이후에 정부와 하나씩 협력하게 되었다. 프라이부르크 정부는 정기적으로 지역사회의 Green Movement 리드를 따르며 항상 개인 및 집단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지역사회가 수행하는 활동에 정부가 협력하는 이유는, 독일에서 환경, 기후, 생물다양성 보호 목표에 따른 인프라 개발 등이 정치적 캠페인 의제에서 빠지지 않는 영향력 및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라이부르크 내 축구 경기장(SC Freiburg) 하나를 건설하는 것도, 탄소중립 경기장이 되기 위한 수많은 연구 끝에 탄생한 것이다(실제 22년 2.4MW 규모 지붕형 태양광발전소 축구장이 준공되었다). 이처럼 프라이부르크는 환경과 관련된 강력한 역사적 사건으로 시작하여, 녹색도시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엄격한 정의, 환경과 관련된 자금 조달 프로그램 및 예산 확충, 강력한 환경 원칙을 고수하는 커뮤니티 등 여러 강점 요소들이 바탕이 되었다.

독일의 ’검은숲‘ 프라이부르크 방향. 사진 : 홍순용

필자가 대한민국 수원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프라이부르크를 직접 다녀오면서 깨달은 것은, 다양한 문화에서 환경 관련 담론 및 커뮤니티가 일어나고 또 수행되는 것들이 쌓여 귀중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점이다. 이 모든 것은 주민들의 애착과 헌신이 있어야 가능하며, 프라이부르크의 녹색도시 실천은 환경적인 측면뿐 아니라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를 바라보고 존중하는 원리가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녹색도시 추진이 항상 순조롭지는 않고 개발 방향에 대한 항의와 비판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정부와 시민사회 모두가 더 나은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앞으로도 나아가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Rio Satria Nugroho and Lintang Wahyusih Nirmala. 2024. Between Germany and Indonesia: The Difference of Green City Discourse in Freiburg and Surabaya


  1. ‘생태도시’는 1987년 Richard Register에 의해 정의되어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도시를 의미하여 자연과의 조화, 생물다양성, 자원 순환 등에 더 중점을 둔다. 이보다 먼저 사용된 ‘녹색도시’ 개념이 프라이부르크에 더 적합하다고 필자는 판단했다.

홍순용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ESG 석사를 졸업하고, 자산평가사에서 6년차 다니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청년단체 멤버 및 ESG/탄소중립 강사 등 지구와 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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