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용기가 되어] ① 크리스마스의 기적, 2022년 12월 23일new

작공은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위치한 대안교육 기관이다. 공식 이름은 청소년도서관 작공. 보호종료 청년들의 징검다리 쉼터이며 학교 밖 청소년들의 아지트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곳의 아이들 30명에게 제대로 된 밥을 먹이겠다고, D-day를 정하고, 알음알음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각자 기꺼이 일을 떠맡아하며 기적의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냈던, 음식을 둘러싼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번역: 페트라 켈리의 『녹색을 생각한다』]  ② 독일 통일- 잃어버린 기회new

이 글은 1990년 서독 중심의 급진적인 흡수 통일이 이루어진 직후 독일 녹색당의 공동 창립자 페트라 켈리(Petra Kelly)가 1992년 전후에 쓴 평론이다. 페트라 켈리는 동독의 고유한 정체성과 복지 제도가 무참히 흡수당하는 과정에서, 독일 사회 내에 이주민에 대한 증오 범죄와 네오나치즘 등 배타적 민족주의가 부활하는 현상을 깊이 우려했다. 신냉전과 국지전이 격화된 2026년의 세계에서, “상호 존중과 탈군사화”를 강조한 그의 제언은 패권주의적 평화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평화”가 왜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말할 수 없는 슬픔에 이름을 주다 -『생태 슬픔』을 읽고new

이번 글은 『생태 슬픔』의 세부 서평을 담았다. 희망이 사라지는 미래에 대한 비탄은 인류에게 점차 커다란 문제로 제기될 것을 경고하며, 역설적으로 상실로 인한 슬픔은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나아가 외부의 위기와 더불어 인간 내면의 마음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소울컴퍼니] ⑲ 길고 긴 낮과 밤들로 글쓰기new

글쓰기의 곤경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논문 쓰기와 같이 전문성을 쌓는 과정이 오히려 일상의 감각을 잠식할 수 있다는 긴장은 꽤 무겁다, 아무리 통찰이 깊은 글이라도 독백으로 끝난다면 쓸모없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길고 지루한 시간을 견디는 행위이지만, 그 끝에서 타자를 향해 열려 있는 ‘곁’으로부터 쓰여져야 하지 않을까.

여행 끝에서 발견한 ‘진짜 삶’의 가치 -『기내식 먹는 기분』을 읽고new

『기내식 먹는 기분』의 저자 정은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 인도, 미국 등의 여행담과 함께 한국에서의 생활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남에서 자신의 성숙을 모색한다. 특히 저자는 여행을 위한 비행기 기내에서 제공되는 식사는 어느 식당에서는 재현할 수 없는 맛이라고 정의하는데, 이는 인생의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기내식 맛의 핵심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을에서 철학하기] ⑩ 산들은 몰래몰래 자란다

티모시 모튼이 말한 생태적 사유는 ‘한번 열림, 닫힘 없음’이다. ‘무엇’이라는 관념을 추구하며 닫힐 때 아이들의 솔직한 대답 앞에서 다시 열렸다. 정답을 강요하던 조급함마저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시선, 생태적 사유는 정답 없는 틈새에서 자라난다.

[동양철학 조각모음] ㉑ 자원 소모를 대하는 태도와 인본주의

기후 환경 위기, 좁혀 말하면 자원 소모에 대처하기 위한 여러 모색은, 자본주의의 전개에 어떤 방식으로든 엇박자를 놓는 ‘몸짓’ 같아 보인다. 그것은 욕망과 싸우는 것으로 귀결된다 하겠다. 그런데 그 몸짓 그 춤사위가 왠지 뻣뻣하고 딱딱해 보인다면, 그 원인은 아마도 어디엔가 숨어있는 욕망의 발목잡기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남한에서 탈성장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한국 문화 전통 특히 유교가 그런 욕망을 은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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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의 선물] ③ 비어 있는 방에 봄이 들었다

다시 따뜻한 봄이 찾아오고, 새로운 생명이 틈새에 자리 잡는다. 실외기 사이에 둥지를 튼 물까치도 그 중 하나이다. 부재는 존재의 자리가 되고, 새 존재와의 마주침은 또 다음번 만남을 기대하게 한다.

[초록산책] ⑳ 그 이는 나를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나뭇잎을 뜯으며 사랑점을 치던 추억이 있으신지요? 떨어지는 잎 하나와 함께 감정 떨리던 그 시절, 손에 꼭 쥐었던 나뭇잎은 아마도 아카시아잎이었을 겁니다. 이제는 아까시나무라고 하는 것이 맞겠네요. 아는 듯 모르는 나뭇잎의 관찰 포인트 중의 하나를 통해 그이가 날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알아볼까요?

[진솔한 몸] ⑨ CCTV에 갇힌 언니

사고가 나던 날 CCTV에 담긴 언니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했다. 화면 속 언니는 웃는 얼굴로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그가 세 걸음을 떼었을 때 트럭이 숨 가쁘게 좌회전한다. 눈 깜빡할 사이에 언니가 넘어간다.

내 이름은 ‘노동’

국제사회에서 5월 1일은 Labor Day 또는 May Day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1963년 군사정부가 ‘노동절’을 ‘근로자의 날’로 바꾸면서 언어에서마저 권리와 주체성을 상실하였다. ‘노동자’라는 노동권의 주체적 의미를 담은 용어 대신 ‘근로자’를 사용하면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희생하는 산업화 동원 인력으로 규정된 것이다. 2026년 다시 찾은 ‘노동절’을, 앞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노동계와 함께 ‘축제 같은 노동절’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마을에서 철학하기] ⑨ 너와 나의 이 정도, 자연스러운 거리두기

‘자연’이라는 관념이 없어도 생태학은 가능하다는 티머시 모튼의 사유에서 ‘자연’을 관념으로 소유하며 거리를 두고 있었음을 인식한다. 자연의 목록을 만들어 보자. 어떤 종류의 것인가? 그것은 나에게서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 (자연스러운 정도이길)

[동양철학 조각모음] ⑳ 정동자본주의를 공유(共有)로 뒤집기

이른바 AI시대라는 격랑을 헤쳐가고 있는 정동자본주의 시대에, 농사를 문제 해결의 근본으로 설정하고, 살림의 근원을 공유(共有)하기를 제안한다는 것은, 분명 흔하지 않은 시도이다. 신승철의 글 「탈성장 전환에서의 토지개혁과 토지공유제」를 통하여 그러한 시도를 만나본다. 이와 더불어 신승철이 공유(共有)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무의식에 깊이 가라앉아있는 전통적 사고관습들을 어떻게 점검하였는지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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