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곰팡이에 잠식된 웹툰 작가 기안84는 자신의 웹툰을 매개로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곰팡이 포자를 퍼뜨리며 혐오를 재생산한다. 그렇게 ‘공멸’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반면, 유독성 물질로 가득 찬 인간을 정화하고자 ‘죽음의 버섯 수트’를 고안하는 작가 이재림도 있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 자신의 몸을 버섯에 내어주자고 외치는 이재림은 버섯과, 나아가 전 지구적 생태계와 인간의 ‘공생’을 꿈꾼다. 이 글은 두 가지 상반된, 균류와 인간의 공진화에 대한 예술적 접근들을 살펴본다.
아무리 신뢰하는 관계망이 형성되어도, 아니 신뢰가 두터운 관계망일 때, 더 ‘제도’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제도’가 없으면 권력은 견제되기 어렵고,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은 문제 상황보다 관계를 더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관계는 희망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문제 발생의 가능성을 늘 품고 있는 무엇이기도 합니다.
합계출산율 0.81. 인구감소의 현실은 여러 ‘위원회’의 노력으로도 극복이 쉽지 않다. 마침 부산 영도도시문화센터는 인구를 늘리는 계획을 대신하여 ‘살고 있는 사람의 행복’을 정책의 중심으로 놓았다고 한다. 지역의 인구정책의 방향을 ‘국력강화’ 같은 양적인 인구의 유지와 증가가 아닌 지역을 구성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좋은 삶에 맞춰야 하지 않을까?
기후위기와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식량 자급자족의 필요성은 더 절실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 직불금이나 농민기본소득을 밑거름으로 농업이 확대되고, 농민이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농산물 가격이 높게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야 경제가 성장을 멈추고 생태적 사회로 전화되어 지속가능한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
기표적 기호는 의미를 생산하여 고정시키기 때문에 권력이다. 하지만 비기표적 기호는 내재성의 원리에 의거하여 의미들을 가로지르며 옮겨간다. 그리고 이러한 옮겨감은 우발적인 연결접속을 통해 이루어진다. 기표적 기호의 고정된 의미를 집어 던져버리기 위해 우리, 오늘은 바지 위에 속옷을 입어보면 어떨까.
‘모범을 따라 배우기’는 낡은 공부 방법으로 평가되곤 하는데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엄정한 논리도, 객관적 기준도 없어 보인다. 이 공부 방법은 값비싼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모범이 되는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었다가, 그에게 영육 양면으로 종속되거나, 엄청난 환멸 속에 모범과 결별하고는, 영웅에게 불필요한 모욕을 가하게 되는 등의 이유에서다. 그런데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어서, 이 방법이 세상의 변화의 어느 국면에서는 빛을 발할 수도 있으니, 한 번쯤은 일부러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이 글은 3월 15일 ~ 4월 30일 진행된 〈다른 세상을 만나는 봄바람〉에 참여하며, 보고 느낀 점을 기록한 글입니다. 중앙에서 하달되는 방식이 아닌 아래로부터의 풀뿌리 연대와 대안적 사회운동이 어떻게 가능할지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지난 4월 18일 대한불교조계종 금강산 화암사가 고성군과 더불어 설악산 성인대(신선대)를 연결하는 ‘고성 울산바위 케이블카’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만일 이곳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면 수 십 년간 막아내고 있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과 〈백담사 케이블카〉사업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현재 무등산과 지리산, 월출산 등 전국의 명산에 케이블카 건설의 물꼬를 트게 하여 결국 온 국토의 난개발을 촉발하게 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에 대한 불교환경연대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불교공동체가 지켜야 할 가치와 전통에 대해 짚어 보았다.
코로나 이후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일상을 리듬감 있게 변주하며 살아가는 영화 속 인물, 패터슨씨를 통해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적인 감각을 배워 볼 수 있지 않을까?
마음 상태는 내가 좌지우지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음의 배치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명상이 있다.
벌은 왜 사라지고 있는가? 양봉은 벌을 착취하는 것인가, 아니면 벌을 보호하는 것인가? 꿀을 먹는 것은 윤리적인가? 벌을 통해 생태계와 인간에 대해 던지는 질문.
이 글은 예일대출판부에서 정기 발행하는 저널 『Yale French Studies』 1997년(No. 91)에 실린 마이클 하트의 「감옥의 시간(Prison Time)」에 대한 번역이다. 총 5회로 나누어 연재되었으며, 이번이 마지막 회이다.
도나 해러웨이는 두 개의 선언문을 통해 차이를 기반으로 한 존재론을 제시한다. ‘사이보그’는 기계적인 동시에 유기적인 정체성을 제시하며 이를 사상적이고 정치적인 돌파구로 사용하기를 제안한다. 이러한 혼종적 존재들은 서로를 소중한 타자로 대하며 일종의 ‘반려종’ 관계를 이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