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4년 상반기에 ‘[2024 유엔환경총회] ① 플라스틱이 오늘날 지구에게 주는 3가지 고통’이라는 글에서 UNEA(유엔환경총회)에 대해 소개했다. UN에서는 이외에도 올 하반기에 여러 환경 관련 회담들이 열렸고 또 열릴 예정에 있다.
UN의 COP(당사국총회)는 3가지가 있다. UNFCCC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UNCBD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UNCCD 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다. INC(정부간협상위원회)도 1차(우루과이), 2차(프랑스), 3차(케냐), 4차(캐나다)를 거쳐 마지막 5차(한국) 부산에서 플라스틱협약 관련 협상을 가졌다.
UNCBD(생물다양성협약)의 당사국총회는 16차로, COP16라 일컫는다. 지난 2024년 10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콜롬비아의 칼리에서 개최된 COP16에서는 12개의 Decision 결과물이 나온 바 있다. 119개국이 국가적 생물다양성 목표인 GBF(생태적지혜, ‘생물다양성이 미래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고?’ 참고)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조치와 행동을 제출했다. 특히 전통지식과 혁신 및 관행을 다룬 Article 8(j)에 대해, COP16은 토착민과 지역사회가 생물다양성 보존과 GBF 이행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도록 하는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하는 새로운 작업 프로그램을 채택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토착민과 지역사회의 권리, 기여 및 전통 지식이 글로벌 의제에 더욱 깊이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Decision 16/5 참고).
COP16은 생태학적 또는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해양 지역(EBSAs)을 식별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세스에 합의했으며, 디지털 시퀀스 정보(DSI)의 혜택을 공유하기 위한 새로운 재정 메커니즘인 “Cali Fund”를 설립했다. Cali Fund는 일정 규모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생물다양성을 통해 이익을 얻는 기업들이 비용을 지불하는 체계로, 이 보전 기금 관련 법적 체계를 각국이 만든다면 연간 10억에서 90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GBFF(Global Biodiversity Framework Fund)에 추가 1억 6,300만 달러가 약속되어 총 기금이 약 4억 달러가 되었다. GBFF는 영향력이 큰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며 소규모 섬 국가 및 전환 경제와 같이 취약한 생태계를 가진 국가를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러나 COP16에서 미해결 문제도 남았다. 하나는 생물다양성 보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자금 조달 모델에 대한 정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각국이 자금 조달의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이를 실행할 명확한 모델 없이 자원하는 수준에서의 모금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즉 자연 보호 및 복원을 위한 자금에 대한 공약을 시키도록 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생물다양성 보호 로드맵을 준수하는 국가의 진행 상황을 측정하는 모니터링 메커니즘 결여다. 이에 대한 공통적 메커니즘이 성립되어야 체계적으로 국가별 자연 보호 및 복원 수준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논의가 중단될 만큼 합의 도달에 실패한 부분들에 대해, 앞으로의 보완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UNFCCC(기후변화협약)의 당사국총회는 29차로, COP29라 일컫는다. 총회에 앞서 COP29가 열리는 기간 동안 매일 “Fossil of the Day”라는 기후 악당 국가에 수여되는 상을, 우리나라가 불명예스럽게 수상했다. 이유는 석유 및 가스 보조금을 종식시키는 데 한국 정부가 비협조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유기성 폐기물 메탄 감축 서약’에 우리나라가 동참하기로 했다. 이 서약은 2030년 이전에 최소 100만 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NDC(국가별온실가스감축목표) 과정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번 COP29의 핵심은 기후재정 NCQG(25년 이후 신규재원 목표)와 공여국, 수혜국 범위였다. 개발도상국은 자신들에게도 재정적 책임을 지우려는 시도가 부당하다고 주장했고, 선진국은 신흥 경제국(중국과 인도 등)도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UNFCCC는 공식 성명에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공 재원을 2035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에서 연간 3,000억 달러로 3배 늘리기로 결정했고, NCQG final draft에서는 공공 및 민간 재원을 2035년까지 매년 최소 1조 3천억 달러(Decision 7 참고) 지원받을 것으로 명시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대출보다는 보조금을 통해 지원받고자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제공 형태에 대한 비판은 현재진행형이다(파리협정 Article 6 채택에 대한 부분은 추후 투고 예정). COP30은 25년 말 브라질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렇게 당사국총회를 마치고, 바로 우리나라 부산에서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INC-5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정부간협상위원회를 갖는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23일 녹색연합 플뿌리연대 주최 하에 그린피스, 환경연합 등 전국의 환경단체들이 부산 벡스코에서 플라스틱행진을 했다. 이는 앞서 타국가에서 열렸던 INC 플라스틱행진 중 가장 많은 규모였으며, 많은 외국인들과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층에서 참여했다.

필자가 이 행진에 직접 다녀오면서 느낀 것은 딱딱한 분위기의 시위가 아닌, 모두 함께 재활용 피켓을 만들고, 누구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알록달록 서명운동과 다채로운 환경 관련 공연들이 펼쳐졌다는 점이다. 자유분방하면서도 한 목소리를 낸 현장이었다. 이 행진을 통해 정부가 제대로 INC-5를 주도하여 아래 4가지 협약을 이끌어내길 바란다.
1.플라스틱 생산의 단계적 감축
2.원료 추출과 생산 감축을 포함한 플라스틱 수명 전 주기를 다루는 협약
3.대체재에 의존하기보다는 플라스틱 감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재사용 시스템 도입 확대
4.오염의 영향을 받는 지역사회와 노동자에게 과도한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정의로운 전환
*참고자료
UNFCCC. 2024.11.24. New collective quantified goal on climate finance(draft decision).
UNFCCC. 2024.11.24. COP29 UN Climate Conference Agrees to Triple Finance to Developing Countries, Protecting Lives and Livelihoods
UNCBD. 2024. cbd.int/conferences/2024/cop-16/documents
The Nature Conservancy. 2024. COP16: What happened at the 2024 UN Biodiversity Conference?
Cliate Action Network International. 2024. Fossil of the Day at COP29
녹색연합. 2024. greenkorea.org/activity/living-environment/zerowaste/109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