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게시판

신승철을 읽는 삶

작성자
아프리카
작성일
2023-11-21 21:58
조회
445


















<떡갈나무 혁명을 꿈꾸다> _ 신승철 읽기모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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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3.11.21. 06:43












제게 '신승철' 선생님은 삶의 '기호'가 되었습니다. 고백하자면 '죽음'이 늘 그렇듯, '죽음'의 차원이 된 존재는 모두 그렇게 제 삶의 '기호'와 '상징'이 되었지요.

그를 잘 모르는데도, 그를 잘 아는 사람처럼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와 만난 적이 없는데도, 그와 깊이 만나고 있는 것 처럼 그립습니다.

그런데 이상할 것은 없지요.

존레논과 존덴버, 그리고 이루 말 할 수 없는 존재들과도 이렇게 인연을 맺어가고 있으니까요.

어제 8시부터 어튠먼트 모임이 있었기에, 한 시간만 참여할 수 있다고 알리고 그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마주 본다'는 것은 참 많은 것을 읽게 합니다. '온라인'에선 모든 이가 서로 마주볼 수 있도록 자리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서클'의 자리 보다 더 중심을 향한 모습이라고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모두와 마주할 수는 없는 일이니, 그렇게 '마주'하는 것 같지만, 그 가운데 정말로 '마주 보는' 이가 있지요. 때론 나 자신이기도 하고, 어제 처럼 신승철 님의 곁지기였던 이윤경 선생님이기도 하지요.

이름이 맞는가 모르겠어요. '이윤경', 신승철 선생님 부고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다음 이메일을 통해서였어요. 그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이가 이 분이셨고, 한번은 뵈로 가기도 했습니다. 그 때는 옆에서 뵈어 눈을 마주하지는 못 했습니다.

두 분이 책을 '맹렬히' 내신다고 들어서, 아주 강한 분일 거라는 생각을 왜 했을까요? 강한 사람이 책을 '맹렬히' 낸다고 오해했던 것 같습니다. 윤경 쌤은 '배움'에 진심인 학생처럼 느껴졌습니다. 두 분은 공부하는 것을 정말 좋아해서, 공부의 기록, 여정을 책으로 담으셨겠구나. 이런 가벼운 직감들이 연결되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안부를 물어주셨어요.

마침내 거기 얼굴이 등장한 모두의 안부가 연결되고, 저는 가장 궁금한 윤경쌤의 안부를 여쭤보게 되었지요.

사실 우리는 벌써부터 울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일부는 그 눈물이 밖으로 흘러나와 우리를 떠나고 있었지요.

이 글을 쓰는 지금 한 몸이었던, 한 공동체였던 존재들이, 그 공동체를 떠나, 우주로 흘러간, 다른 차원으로 흘러간

'신승철'이란 눈물을 흘려보내고 있다는 생각에 듭니다. 어느 땐 그저 흐르는 대로, 어느 땐 손수건으로 닦기도 하고, 어어느 땐 참아내기도 할 것입니다. 저는 참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더 울고 싶었거든요. 이 울음은 어떤 목적을 향해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장례식에도 가지 않았고, 따로 애도하는 장을 열지도 못 했습니다. 그래서 제안에는 여전히 '신승철'에 대한 눈물이 있습니다. 한번도 만나지 않은 저조차도 이런데, 그 분과 함께 먹고 자고 살고,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했던 곁지기는 어떨까요.

사실 어제 만난 이들이 익숙한 이들이었다면, 저는 이렇게 말했을 거에요. "우리 오늘은 좀 울면 어때요..." 이미 지난 시간이라고, 이미 이런 거 했다고, 이미 보냈다고 .....괜챦다고 하지 말고...우리 눈물에게 시간을 좀 주면 어때요.....

* ( 쓰다보니 존댓말을 안하고 있다 )

그러나 우리는 눈물을 훔치며 '신승철'을 읽었다. 지금 생각하니, 신승철 선생님이 원하시는 바 대로 한 것 같다. 울면서 공부하기, 울음을 참으면서 공부하기, 우는 이를 바라보면서 공부하기, ......공부하기.

공부 함께 해요? 였던가? 공부 같이 해요 였던가?

아주 잠시였지만 나는 그에게서 '동료애'를 느꼈다. 같은 종류의 사람이라고 느꼈고, 그래서 사실 더 사실적으로 나의 상태를 공유했던 것 같다. 그는 '기다린다'고 표현했다. 나는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받았고, 내가 내 움에서 나가는 날 그를 찾아가리라 결심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약속을 지키는 중이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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