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게시판

보고 싶은 신승철 선생님께

작성자
이나미
작성일
2023-07-08 15:57
조회
407
“보고 싶은 신승철 선생님께”라고 쓰는 순간 정말 선생님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 다른 세계에서 우리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고 미안해하고 있을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전 선생님을 알고 만나오면서 “세상에 이런 천사같은 사람이 있나”라고 감탄한 적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시고 나서 속속 밝혀지는 여러 미담은 그런 제 생각을 더 굳게 합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슬퍼하고 선생님을 그리워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슴 한 가운데가 뻥 뚫린 것 같이 허전하고 아픈 제게 적지 않은 위안이 됩니다. 전 하늘나라 천사가 잠시 지상에 와서 우리들과 함께 지내다가 너무 일을 많이 하니 그만 하고 쉬라고 다시 하느님이 불러 가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단톡방에도 쎴듯이, 제가 죽었을 때 환하게 웃으며 마중나오는 선생님을 상상합니다. 제가 죽었을 때 선생님, 제 외할머니, 그리고 제가 좋아했던 강아지 복실이와 검둥이가 마중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만난 것은 10년 전 쯤 생명학연구회라고 하는 단체가 만들어졌을 때였죠. MBTI로 치면 ‘극 I’의 수줍은 모습으로, 주저주저하며 말씀하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생긴 건 소도 때려잡을 상인데 어찌 말씀은 그리 새색시처럼 조근조근 곱게 하시던지요. 선생님은 제게 생태공부를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며 공부모임에 초대하셨고 그때부터 어렵디 어려운 들뢰즈 철학을 비롯하여 많은 공부를 했죠. 그때, 암울해보이는 이 인류사회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꼭 길을 안내받는 느낌이었습니다. 김은제 선생님이 선생님께 ‘북극성’이란 표현을 쓰셨는데 정말 공감합니다. 전, 선생님이 평소 캄캄한 바다를 비추는 ‘등대’ 같다고 여겼습니다. 정말 무릎을 치면서 “바로 이거야”라고 여러 가지 반짝이는 지혜를 터득하게 해주셨죠. 제가 때때로 ‘말같지 않은 말’을 해도 친절한 해석을 해주셔서 참 신이 났었죠. 제가 한번은 “거울을 보고 ‘캔디맨’ 5번 부르면 캔디맨 귀신이 실제로 나타난다고 하는 것”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겠냐고 했더니 “반복은 강도를 높인다”고 하는 멋진 해석을 하셨죠.

지적인 부분만이 아니고 정서적으로도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별일 없어도 전화를 주셨죠. 약간 하이톤으로 “이나미 선생님, 안녕하세요. 별일 없으시죠”라고 늘 말씀을 시작하셨는데, 바로 어제 통화했는데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죠. 운동하면서 전화하는 것을 미안해하시면서 ‘앞으로는 그렇게 안하겠다’고 하셔서 제가 한참 웃었죠. 이렇게 마음씨 고운 분을 조금 더 우리 곁에 두시지 왜 하느님은 이렇게 갑자기 데려가셨을까요. 또 순간 울컥하네요.

하늘나라에서 대심이랑 조금만 놀고 계세요. 젊디 젊은 선생님이 그리 가시니 저 같은 사람은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겠다 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 모두 선생님을 생각하며 선생님 말대로 서로 돌보며 격려하고 즐겁게 공부하다 가겠습니다.
맨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