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막내동생은 백화점엘 갔다
막내가 아는 명품 중의 명품, 샤넬!
배짱좋게 들어서긴 했지만
이내 가격표에 주눅들었다
쫄지 말자 고개를 빳빳이 든 채
매장에서 가장 작은 카드지갑을 고르고
당당하게 백만원을 결제했다
마치 이렇게 쉽게 살 수 있다는 듯
그렇게 명품지갑은 내게로 왔다
엄마의 장례식 후
구질구질하게 살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와
이런 거 왜 샀냐며 야단맞을 두려움이 섞인
눈물콧물 범벅된 얼굴과 달리
샤넬쇼핑백은 품위있고 화사했다
콧날이 시큰해지는 것을 견디며
우린 배시시 웃었다
그래 우린 울엄마아빠와 달라
돈, 없어서 못쓰지 다 쓰고 살 거야
샤넬 카드지갑이 반짝 빛난다
마지막 엄마 눈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