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詩] 모자 쓴 외계인

생명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건강한 삶을 격려하는 시 한 편.

바람에 날리는 모자처럼

UFO가 나타났어

술에 취한 듯 비틀비틀 걸어왔어

안녕

볼러 모자를 벗자 대머리가 보였어

냄비로 변한 모자에서 달콤한 냄새가 났어

우주 물고기를 끓이고 있는데 너도 먹을래

무지갯빛 우주 물고기가

국물에 일곱 빛깔로 풀어지고 있었어

밍밍한 스프를 겨우 먹었어

우주 물고기를 잡으려 별들을 떠돌아

혜성처럼 달아나거든

지구는 외로워

싫거나 좋거나 아니면 지루하거나

우주에도 물고기가 사는 줄 몰랐어

우주에는 물고기가 안살아

우주 물고기가 살아

지구 공기는 너무 매워 오래 못 있어

대머리 외계인이 일어났어

다시 모자를 썼어

비틀비틀

바람에 날리는 모자처럼 떠났어

사진 출처: AJO JOSE

심규한

강진에 살며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나누는 삶을 꿈꿉니다. 출판물로 시집 『돌멩이도 따스하다』, 『지금 여기』, 『네가 시다』,『못과 숲』, 교육에세이 『학교는 안녕하신가』, 사회에세이『세습사회』 그리고 대관령마을 미시사 『대관령사람들이 전한 이야기』(비매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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