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기후송_작곡일지 시즌2] ⑫ 팔레스타인을 위한 노래 – AI작곡/협업편

이번엔 두 곡입니다. ‘라샤의 유언’이란 곡은, ‘라샤’라는 10살 소녀가 가자에서 죽기 전에 쓴 유언장의 내용을 토대로 만든 곡으로, 2만 명 가까이 죽은 아동들을 추모하는 노래. 또 한 곡은 ‘복수의 신’이란 곡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집단학살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저주해 줄 것을 신에게 간청하는 노래.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처음 공격한 후로 벌써 2년이 다 되었습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학살이 도를 넘고 있고, 이제 가자를 떠나라 협박하며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월간 기후송은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오래된, 뿌리 깊고, 복잡한 팔레스타인 역사를 다룰 수도, 다룰 능력도 없기에 그저 사태의 심각성을 기억하고, 노래로 추모하며, 분노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주제에 대하여

가자지구 인구 약 210만 명. 사망자 6만 3557명, 부상자 16만 660명. 사망자 중 남성 2만 7605명, 여성 9735명, 아동 1만 8430명(17세 이하), 노인 4429명(60세 이상), 신원 미상 3358명(2023년 10월7일~2025년 9월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요 피해 상황입니다.

기근을 겪고 있는 사람은 50만 명 이상이고, 5세 미만 아동 중 급성 영양실조 위험에 처해 있는 아동 수는 32만 명입니다. 구호 물품을 수령하다가 사망한 사람이 2294명, 부상자가 1만 6839명입니다. 심지어 구호품을 전달하는 척 하다가 총을 쏘기도 한다니…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단 한 명도 없겠지만, 대체 2만 명 가까운 아이들은 왜 죽어야 했을까요. 왜 인구의 4분의 1이 기근을 겪어야 하는지, 최소한의 영양이 필요한 유아들이 왜 영양실조로 죽어가야 하는지. 전쟁이 벌어져도 민간인은 건드리지 않는 법인데, 병원과 학교를 정밀 타격하며 죽이는 이런 악랄한 짓을 벌이는 걸까요.

사람을 좁은 곳에 가두고, 총과 폭탄으로 죽이고, 굶겨서 죽이고… 말 그대로 생지옥입니다.

이스라엘의 범죄행위는 명백합니다. 팔레스타인 학살의 주모자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미 작년 말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받았습니다. 전쟁 수행 수단으로서 민간인 기아 유발, 살인, 민간인들에 대한 고의적 공격 지시, 학살 등의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미 이스라엘에서는 뇌물 수수와 부패 혐의로 이스라엘에서 형사 재판을 받고 있으며, 해당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제집단학살학자협회(IAGS·International Association of Genocide Scholars)’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자행하고 있는 행위가 유엔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에서 명시한 제노사이드(집단학살)의 정의에 부합한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지난 8월 22일에는, 유엔 기근감시 시스템인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가 가자지구에 처음으로 ‘기근’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최근 유엔(UN) 조사위원회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집단학살(genocide)’을 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정부와 군이 국제법이 규정한 5가지 집단살해 행위 중 4가지를 저질렀다고 보았는데, 여기에는 집단 구성원 살해, 구성원들에게 심각한 육체적·정신적 위해를 가하는 행위, 육체적 파멸을 의도한 생활 조건을 강제하는 행위, 집단 내 출생을 막는 행위 등이 포함됩니다.

지난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최후통첩을 보냈는데,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구상을 내놓고 하마스에 사흘 안에 이를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전멸을 각오하라고 밝혔습니다. 하마스에 인질석방·무장해제를 요구했고, 거부시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하겠다고 합니다. 하마스의 전면적 해체를 위한 단기 계획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과도통치 속에 이뤄질 가자지구 재건 등 장기비전도 함께 제시했는데, 하마스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입니다.

더 이상의 희생이 나오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최소한 오슬로 협정대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공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라샤의 유언

가사

[1]

ai 생성이미지. by suno

놀이터 대신 폐허 속

여행 대신 피난길

음식 대신 절망과 분노를

폭죽 대신 폭탄을

무덤에 가서야 알았지

열살 아이가 쓴 유언장

유언장 쓸 나이는 아닌데

나도 함께 묻었지

[후렴]

제가 세상을 떠나면

저를 위해 울지 마세요

당신의 눈물이 제게는

제게는 고통이니까요

[2절]

제 옷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머리핀은 친구들에게

이야기책과 공책은 라하프에게

장난감은 바툴에게 주세요

● 노래에 대하여

알자지라에 오피니언으로 실린 ‘아셈 알나비흐’의 기고 기사 내용 중, 가자에 거주하는 ‘라샤’ 라는 여자 아이의 유언장을 기초로 해서 만든 노래입니다.

아르페지오 리프를 만들고 거기에 어울리는 곡을 붙였습니다. 최근 자주 하는 방식대로, 데모로 녹음한 음원을 suno ai의 커버 기능을 통해 편곡 및 믹싱 마스터링 된 완전한 음원으로 만들어 가장 잘 된 곡을 골랐습니다. 제가 일종의 프로듀서가 되어 연주자들과 보컬을 고르고 그들로 하여금 연주를 시켜 잘 된 것을 고르는 방식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아래는 유언장 전문입니다.

“제가 순교하거나 세상을 떠난다면, 저를 위해 울지 말아 주세요. 당신의 눈물이 제게는 고통이니까요. 제 옷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셨으면 합니다. 제 액세서리는 라하프, 사라, 주디, 라나, 바툴이 나눠 가집니다. 제 구슬 키트는 아흐메드와 라하프에게 드리겠습니다. 제 월 용돈은 50셰켈인데, 라하프에게 25셰켈, 아흐메드에게 25셰켈을 드립니다. 제 이야기책과 공책은 라하프에게, 장난감은 바툴에게 드립니다. 그리고 제 동생 아흐메드에게 소리 지르지 마시고, 이 소원을 들어주세요.”1

● 노래 듣기(링크) : 라샤의 유언

. 복수의 신

가사

[1]

ai 생성이미지. by suno

신이여, 당신은 복수하시는 분,

복수의 신이여, 빛으로 나타나소서.

사악한 자들이 거만하게 말하며,

그들이 모두 다 거드름을 피우네.

신이여, 그들이 당신의 땅을 짓밟고,

당신의 사랑스런 아이들을 괴롭히니.

[후렴]

그들의 죄를 묻고, 그 악함을 벌하소서.

그들을 결단코 없애 버려 주소서.

그들 앞에 차려진 잔칫상이 덫이 되길,

그들이 누리는 평화가 도리어 함정이 되길.

[2절]

배가 고파 먹을 걸 달라하니 독을 주고,

목이 말라 마실 걸 달라하니 염산을 주네.

과부와 나그네, 고아들을 살해하며,

“신은 보지 못 한다.” 라고 말을 하네.

그들이 모여서 의인의 생명을 노리며,

무죄한 사람에게 죄를 씌워 처형한다.

[후렴]

그들의 눈이 어두워져 못 보게 되며,

그들의 등이 영원히 굽게 해주소서.

아픈 상처를 덧쑤시고 다니는 그들에게,

당신의 불붙는 진노를 쏟아부어 주소서.

[브릿지]

세상을 심판하시는 분, 일어나소서.

오만한 자들이 받아야 마땅할 벌을 내리시길.

신이여, 악한 자들이 대체 언제까지,

언제까지 승전가를 부르게 할 겁니까?

[후렴]

그들의 거처를 폐허가 되게 하시며,

그들의 집에 아무도 살지 못하게 해주소서.

그들이 저지른 죄악마다 빠짐없이 벌하시고,

당신의 사면을 받지 못하게 해주소서.

● 노래에 대하여

성서의 시편 69편과 시편 94편의 내용을 토대로 만든 노래입니다.

두 시편의 주요 내용으로 가사를 만들고 suno ai를 통해 작곡을 하였는데, 그 중 네 곡이 분위기를 잘 표현해서 하나를 고르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거의 두 주 동안 노래를 듣고 다니다 결국 한 곡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구약성서에서 ‘저주시(Curse Psalms)’는 주로 시편에 나타나는 독특한 장르로, 시편 기자가 자신의 원수나 박해자에게 신의 심판과 재앙이 임하기를 간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주시의 특징들이 있는데요, 우선 ‘공의의 요청’입니다. 시편 기자는 자신이 무고하게 고통받고 억압당하고 있다고 느끼며, 자신을 괴롭히는 ‘악인(원수)’에 대한 신의 공의로운 심판을 간절히 요청합니다. 이는 개인적인 복수심의 표출을 넘어, 신의 주권과 정의가 이 땅에 실현되기를 바라는 신앙적 탄식입니다.

둘째, ‘신학적 맥락-언약과 보응’입니다. 저주시는 신과 이스라엘 백성 간의 언약 관계 속에서 이해됩니다. 언약의 축복과 저주 조항에 근거하여, 신의 편에 서서 의롭게 사는 자에게는 구원과 복이, 신을 대적하고 의인을 억압하는 자에게는 심판과 저주가 임하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셋째, ‘기도의 전이(신에게 맡김)’입니다. 시편 기자는 자신이 직접 복수하지 않고, 그 심판을 신께 의탁합니다. 이는 “복수는 나의 것”이라는 성경적 원칙(신명기 32:35, 로마서 12:19)을 반영하며, 개인적 원한 해결을 넘어 궁극적인 정의의 실현을 바라는 표현입니다.

따라서 저주시의 중심 동기는 단순한 개인적 증오심 또는 복수심의 표출이 아니라, 신의 명예와 공의의 회복입니다. 시편 기자가 원하는 것은 그들 개인의 안녕과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세력에 대한 신의 개입입니다. 즉 여기서 ‘원수’는 단순히 개인의 적이 아니라, 신을 대적하고 신의 백성을 괴롭히는 자로 간주됩니다.

● 노래 듣기(링크) : 복수의 신

2025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2주기입니다. 다 같이 기억하고, 추모하며, 행동하면 좋겠습니다. “Free Free Palestin, Free Free GAZA”

*참고 기사

• 시사인, 권은혜 기자, 2025.09.16. 가둬진 채 굶어 죽는 가자지구 주민들, 한국은 무엇을 할 수 있나

• BBC뉴스 코리아, 라피 버그, 2024. 11. 22. ‘전쟁범죄 혐의’ 체포 영장 받은 네타냐후…이스라엘 논란의 지도자

• BBC뉴스 코리아, 데이비드 그리튼, 2025. 9. 17. 유엔 조사위원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서 집단학살 저질러’

• 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2025. 09. 30. 트럼프, 가자 ‘평화안’ 제시…사흘 내 종전 또는 궤멸전 최후통첩


김영준

기후위기를 극복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싶은 두 아이의 아빠이자, 예술의 힘을 믿으며 '월간 기후송'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싱어송라이터. 교육의 중요성을 고민하는 기후환경강사이면서, 종교(신앙)의 힘을 아직 믿는 기후위기기독인연대 활동가, 그리고 정치에 희망을 버리지 않은 녹색당 당원. 생태전환Lab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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