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기후송_작곡일지 시즌2] ⑬ 제주가 부르는 노래 – 인간작곡/AI협업

이번에도 두 곡입니다. ‘나무가 된 사람들’이라는 곡은, 제주 제2공항 진입로 공사를 핑계로 베어진 비자림로 수천 그루의 삼나무를 애도하는 노래이고, 또 한 곡은 ‘성난 오름과 숨골의 노래’로, 제주제2공항 건설 예정지로 파괴될지 모르는 성산의 오름과 숨골에 대한 노래입니다.

이번 월간 기후송은 제주에 대해, 특히 제주 제2공항 문제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입니다.

이 문제가 시작된 지 벌써 35년이나 되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제주도정은 경제적 필요성을 근거로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지역 사회의 깊은 찬반 갈등과 환경 문제라는 숙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침 제주MBC에서 “제주 제2공항 논란과 갈등의 34년”이란 제목으로 이 사안을 정리한 방송이 있어 참고했습니다.

주제에 대하여

제주 제2공항, 34년간의 밀당역사

제주에 새로운 공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무려 1990년에 처음 공식적으로 나왔습니다 .

당시 정부(교통부)는 기존 제주 공항을 확장하는 대신, 소음 문제와 막대한 재원을 이유로 신공항 건설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이후 잠잠하다가 2006년 도지사 선거에서 신공항 건설이 다시 공약으로 등장하며 추진에 불이 붙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2015년, 정부가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일대를 새로운 공항 부지로 공식 발표했을 때입니다.

○ 초기 추진의 명분: ‘최소화’가 핵심이었다?

2015년 정부가 성산읍을 부지로 결정했을 때 내세운 명분은 기존 공항과의 간섭이 적고 환경 훼손이 최소화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부는 “과도 중첩되는 부분이 없었다.”며, “경관, 생태, 지하수 보전 지역에 대해서도 훼손이 최소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발표 직후부터 제주도민들의 반발은 극심했고 주민 설명회는 파행을 겪었습니다.

잠시 멈췄던 시계: 환경 문제와 여론조사

공항 추진은 중요한 환경 문제 앞에서 잠시 멈춰 섰는데, 특히 ‘전략 환경 영향 평가’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이 평가는 공항 건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살펴보는 중요한 절차입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환경부는 이 평가에 대해 보안, 재보완, 추가 보안을 계속 요구했고, 결국 2021년 반려 결정을 내리면서 사업이 좌초되는 듯 보였습니다.

갈등이 너무 심해지자 제주도와 도의회는 2020년에 도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지만, 이 조사 결과도 갈등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정부는 책임 있는 결정을 회피하고 도민들의 다양한 여론 탓으로 돌렸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런 지역개발 사업에서 너무도 중요한 도민들의 뜻을 무시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를 파괴한 심각한 문제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재추진과 조건부 승인

무산될 뻔했던 제2공항 계획은 정권이 바뀌면서 극적으로 다시 추진되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2023년 국토교통부는 보완된 환경 영향 평가서를 다시 환경부에 제출했습니다. 환경부는 단 두 달 만에 조건부 협의 결정을 내리면서 공항 건설 절차에 다시 힘이 실렸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당시 환경부 장관은, 산업부 장관인지 환경부 장관인지 헷갈릴 정도로 개발과 성장을 강조한 역대 최악의 장관이었습니다.

아무튼 이 결정은 ‘일단 진행해도 좋지만,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특정 조건들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해결되지 않은 숙제: 도민 투표와 조류 충돌 위험

정부가 기본 계획을 확정하고 절차를 이어가고 있지만, 제주도민들의 의견은 여전히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정부에 조류 충돌 위험 같은 다섯 가지 핵심 사안에 대한 후속 검증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주민 의견 2천여 건 중 54%를 차지했던 주민 투표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도지사는 주민 투표가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도민들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찬반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임의로 도민의 뜻을 무시하는 처사라 할 수 있습니다.

○ 제2공항은 명분도 실익도 없다.

도는 항공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추진 근거로 삼았으나, 올해 약 4천만 명에 이를 것이라던 제주공항 이용객은 실제로 3천만 명 이하에 그쳐 과장된 예측으로 밝혀졌습니다. 정말 수요증가로 인해 필요하다면 현 공항을 확충하면 됩니다.

조류와 서식지 보호 방안은 여전히 제시되지 않았고,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와 지하수자원보전기구 1등급으로 분류된 숨골에 대한 영향을 줄일 방안도 없습니다. 무안공항 참사로 드러난 ‘조류충돌’ 위험도는 제주국제공항의 20배에 달할 정도로 위험합니다.

그럼에도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사업 추진을 위해 ‘제2공항 연계 도민 이익 및 상생발전’ 용역을 강행했습니다. 이에 도민들과 시민사회는 용역의 즉각 중단과 함께 후보시절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던 이재명 대통령의 약속대로 주민투표를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 노래듣기(링크) : 나무가 된 사람들

. 나무가 된 사람들

가사

[1절]

사람들이 숲으로 들어간다

사람들이 울면서 나온다

사람들이 숲으로 들어간다

사람들이 울면서 나온다

나무들이 하나씩 잘려간다

사람들이 하나씩 잘려간다

천개의 평화가 사라진다

천개의 우주가 소멸한다

[후렴]

사람들이 숲으로 들어간다

나무가 되어서 나온다

사람들이 숲으로 들어간다

나무가 되어서 나온다

[2절]

잘려나간 밑둥에 싹이 튼다

날카로운 전기톱에 싹이 튼다

나무들을 끌어안기 시작한다

서로를~ 끌어안기 시작한다

훼손된 비자림로. 사진 제공 : 제주녹색당 그린씨
잘려나간 비자림로를 찍은 항공사진. 사진 제공 : 제주녹색당 그린씨

노래에 대하여

이난영 글/그림,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소동, 2023년). 이곡은 이 책 4부 「나무가 된 사람들」의 내용을 토대로 만들었다.

제주도정은 제2공항 진입로를 만든다고 40m가 넘는 수백 년 된 삼나무 3,400 그루를 베어냈습니다. 그곳은 바로 ‘비자림로’라고 불리는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는 곳입니다. 게다가 그곳에는 천연기념물 팔색조·두견이, 멸종위기종인 애기뿔쇠똥구리 등 조류 46종, 양서파충류 12종 등 ‘하나도 없다’던 법정보호종이 확인되기도 한 중요한 곳입니다.

이 노래는 이난영 작가의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라는 책에서, 4부 「나무가 된 사람들」의 내용을 토대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이 바로 비자림에 잘려나간 나무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내용입니다. 그곳에 찾아간 작가가 그때의 경험을 생생하게 표현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터져 나오는 울음에 먹먹했던 기억이 납니다.

. 성난 오름과 숨골의 노래

○ 가사

[1]

평평하고 넓은 땅, 제주가 아냐

탄소 팡팡 공항도, 제주가 아냐

오름이 베어지면, 제주가 아냐

마을이 사라지면, 제주가 아냐

[후렴]

그런 건 제주가 아냐

그런 건 재주가 아냐

그런 건 제주가 아냐

그런 건 재주가 아냐

[2]

독자봉. 대수산봉. 대왕산. 유건에오름.

나시리오름. 모구리오름. 뒤굽은이오름.

은월봉. 통오름. 낭끼오름.

성산 오름들은 성난 오름으로

[후렴]

성산 오름들이 위험해

성난 오름들이 분노해

성산 오름들이 위험해

성난 오름들이 분노해

[3]

천연 씽크홀 숨골과 동굴

씽크홀 위에는 지을 수가 없지

숨골 위에는 지을 수가 없지

동굴 위에는 지을 수가 없지

[후렴]

숨골과 동굴들 위험해

숨골과 동굴들 분노해

숨골과 동굴들 위험해

숨골과 동굴들 분노해

[브릿지]

수산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난산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신산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온평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노래에 대하여

이 곡의 가사는 제주에서 활동하는 그린씨 님의 페이스북 내용을 토대로 만들었습니다.

화산섬 제주도에는 화산 폭발과 생성과정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지질학적 지형인 ‘천연 씽크홀’이 있어서, 공항 같은 대규모 시설을 짓게 되면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환경조사위원회와 시민들이 발견한 숨골이 200여 개나 된다니 매우 위험한 공사라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 노래듣기(링크) : 성난 오름과 숨골의 노래

지난 11월 10일, 시민들의 본격적인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투쟁이 10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듯 제2공항 문제는 단순한 건설 사업이 아니라, 국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지역 사회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하고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안입니다. 이번 기회에 이 문제를 진지하게 살펴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제주도는 제주도민뿐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의 소중한 여행지이자 안식처입니다. 모두의 제주를 함께 지키면 좋겠습니다.

참고 자료

제주 제2공항 논란과 갈등의 34년

삼나무 3400그루 떼죽음… 서늘하던 비자림로는 땡볕이 됐다

2공항 예정지 인근 수산동굴 가지굴 확인…“추가 조사 시급”

김영준

기후위기를 극복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싶은 두 아이의 아빠이자, 예술의 힘을 믿으며 '월간 기후송'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싱어송라이터. 교육의 중요성을 고민하는 기후환경강사이면서, 종교(신앙)의 힘을 아직 믿는 기후위기기독인연대 활동가, 그리고 정치에 희망을 버리지 않은 녹색당 당원. 생태전환Lab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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