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안젤루(Maya Angelou)는 1928년생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작가이자 시인이며 활동가 입니다. 그녀는 3권의 에세이와 7권의 시집을 남겼고, 그 중에 『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는 전 세계적으로 번역 및 출간된 작품입니다. 특히 이 자서전은 자신의 유년기를 다루었으며,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해 말을 잃게 된 경험을 풀어냈습니다. 흑인 여성으로서 인종차별, 성폭력, 가난 등 마주한 현실들을 직접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책 중에서는 할머니가 백인 소녀들에게 조롱당하면서도 콧노래를 부르며 존엄을 지킨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압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표현하고 희망을 잃지 않음을 보여줬습니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마야 안젤루를 자신의 멘토라 말했습니다. 안젤루의 글과 시뿐만이 아니라, 그녀가 살아온 방식 자체가 흔들리지 않는 차분함, 자신감, 그리고 강인한 우아함이 윈프리 자신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안젤루가 쓴 문장 하나를 소개합니다. “Nothing can dim the light which shines from within(그 어떤 것도 내부에서 비추는 빛을 어둡게 할 수는 없다)”
드레드 스콧(Dred Scott)은 1799년생 노예 신분이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으로, 노예로부터 자유를 주장하여 최초로 미 연방대법원까지 간 원고인 입니다. 그 유명한 1857년 Dred Scott v. Sandford 판례의 주인공입니다. 스콧 부부는 소유주를 따라 미주리 주(세인트루이스)에서 벗어나, 일리노이 주와 위스콘신 주에서 4년간 거주했다가 돌아왔습니다. 당시 일리노이와 위스콘신은 노예 제도가 불법이었으며, 마침 소유주가 사망하자 이전 두 주에서의 장기간 거주 이력을 내세워 자신과 아내가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하여 미주리 주 순회법원에서 1차는 패소했으나, 2차는 승소했습니다. 그러나 미주리 주 대법원에서 패소했고, 연방순회법원에서도 잇따라 패소했으며, 최종 미 연방대법원에서 패소했습니다. 이 때 근거로는 흑인은 미국 시민이 아니므로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판결이었고, 이는 미국의 남북전쟁 ‘Civil War’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스콧은 최종 패소 후 1년 만에 질병으로 사망했지만, 11년간 5번의 법정 소송을 거치며 자유를 위해 싸웠고 그 영향은 링컨에게도 강력한 자극을 주어 노예제 폐지를 불러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세인트루이스에는 스콧부부를 기리는 동상이 있으며, Old Courthouse라 하여 과거 미주리 주 대법원 및 연방순회법원 역할을 했던 건물은 관광지로 남아있습니다.

버지니아 마이너(Virginia Minor)는 1824년생 미국 여성 참정권 운동가입니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1875년 Minor v. Happersett 판례로 역사적인 인물입니다. 마이너는 1869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참정권 대회에서 여성들이 더 이상 열등한 지위에 복종해서는 안 된다는 열정적인 연설을 했고, 1872년 투표 등록을 시도하다가 거부당하여 법적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결국 소송에서는 패소했지만 이후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이 되었고, 마침내 1920년 미국 헌법 수정 조항이 통과되며 미국 전체에 여성의 투표권이 보장되었습니다. 그녀에 대한 기록은 Old Courthouse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드레드 스콧, 버지니아 마이너, 마야 안젤루는 서로 다른 시대와 조건 속에 살았지만, 모두 자신이 속한 시대의 침묵을 깨뜨린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깊이 연결됩니다. 이들은 법과 제도가 이미 굳어져 있던 순간에, 그 틀 바깥에서 “나는 인간인가, 시민인가, 부당함을 말할 권리가 있는가”를 질문했습니다. 스콧은 노예제 사회에서 인간의 자유를 주장했고, 마이너는 여성에게 투표권이 없는 시대에 참정권을 요구했으며, 안젤루는 인종과 성차별의 상처를 시와 언어로 환기시켰습니다. 세 사람은 모두 패배로 보이는 순간들을 경험했지만, 그 패배는 이후 사회 변화를 이끄는 촉매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싸움은 승리를 위한 전략이라기보다는, 존엄을 포기하지 않는 존재의 선언에 가까웠습니다.
그들이 남긴 흔적은 사회가 정의해 온 힘이 언제나 정의롭지 않다는 사실을 역설합니다. 이들의 용기는 침묵을 강요받는 사람들에게 말할 권리를,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입니다. 이들의 삶은 오늘 우리에게도, 불평등을 마주할 때 침묵하지 말라는 지속적인 요청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당신은 당신을 정의하려는 힘보다 더 큰 존재다.”
〈참고자료〉
『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1969. Maya Angelou『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2024. 문예출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