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는사람들 · 2024년 08월 31일 발간
-기획: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모시는사람들돌봄연구소
-저자(글): 강효선,김영준,김우창,김은제,김이중,김정모,김차랑,문윤형,박이윤정,배선우,배희정,백솔빈,송지용,유다님,이도연,이연우,이준용,이희연,장윤석,전형민,조명아,팔리태(이지은, 한인정),한승욱,황선영,
책소개
지구적 공멸 위기에 처한 현대인이 지향해야 할 대안적 문명의 트렌드로서 탈성장을 꼽고, 성장 지향의 주류적인 삶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과의 공존의 방향을 모색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하며 살아가는 청년들의 다양한 삶의 기록이다. 일반 트렌드 분석서가 성장주의를 기반으로 시대적 욕망의 흐름을 읽음으로써 성공에 도달하는 길을 모색한다면, 이 책은 일상의 삶의 질과 공생의 태도를 중시하며 생명 중심의 가치를 앞세워 기후위기와 같은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적 삶의 다양한 장면을 소개함으로써 새로운 삶의 방식과 사회적 구조를 상상한다. 특히 탈성장을 이론적인 과제로 접근하여 개념이나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데 매몰되지 않고, 실제의 삶에서 다양하게 구현되는 모습을 통해 가능성을 제안한다. 그러므로 탈성장‘들’이라는 복수성, ‘하며 살고 있다’는 현재 진행형으로 말한다. 탈성장이 점점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조건이 되어가는 시대에, 파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담긴 책이다.
출판사 서평
-자포자기하는 인류, 자멸하는 사회를 넘어
-지속가능한 세계, 청년들이 먼저 살아가다
지금 ‘탈성장들 하기’를 생각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실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지난 1만 년, 혹은 20만 년 동안 인류가 끊임없이 진화해 오던 것과는 다른 지구적 시간이 지금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결정적인 시간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인류세, 또는 자본세라고 부른다.
인류가 수십만 년 동안 익혀온 삶의 방식은 끊임없이 환경을 인간 삶의 조건에 부합하도록 전환하는 것이었고, 그 결과는 성장과 발전이었다. 최근 2천 년 동안의 모색을 거쳐, 지난 2백 년 사이에 인류는 전례 없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하였다. 성장과 발전이라는 키워드는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명사로, 인간의 본성이자 인간 삶의 본질적인 목표가 그것이라고 깊이 각인되었다. 특히 지난 세기에 실험되었던 공평한 분배를 위주로 하는 사회주의가 결국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굴복하는 것으로 만 천하의 진리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기후 비상 상황과 자원 고갈, 경제적 불평등 등의 지표는, 성장주의가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는 패러다임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탈성장은 기후위기와 같은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적 접근으로 제시되며, 새로운 관계망과 생명 중심의 가치를 통해 사회적, 생태적 전환을 추구한다. 성장주의가 인류의 뼈와 살과 영혼을 구성하는 요소로 자리매김한 이상, ‘탈성장’은 출발부터 실패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많은 대안 운동 세력과 이념이, ‘탈성장 담론’의 한계를 지적하며, 그 이상을 모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탈성장하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침몰하는 배 위에서 올리는 마지막 기도와도 같은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기에 적합한 지구를 되찾을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탈성장들: 하며 살고 있습니다”는 이러한 절망적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탐구하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경제 성장을 멈추자는 주장이 아니다. 기후위기와 자본주의의 폐해 속에서 더 이상 성장이라는 목표에만 매몰되지 않고, 그러나 단순히 경제 성장을 멈추자는 주장을 넘어선, 우리가 직면한 절망적 현실 속에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할 수 있을지를 탐구한다.
지리한 사변적 논의를 길게 이어가기에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직접적이고 현재적이며 긴급실제 상황이다. 따라서 이 책의 저자들인 ‘청년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며, 이를 극복하며 고투하는 자기들의 삶이 곧 ‘탈성장’이기를 바라고, 분투하는 날 것 그대로를 소개한다. 함께하기나 뜻을 모으기, 이론의 정교화 이전에, 탈성장으로 살아가는 실제 삶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경제적 불평등, 돌봄 청년의 삶, 환경 파괴를 뚫고 치유하며 살아가기, 반려종과 함께 살아가기, 공장식 축산을 넘어서기와 같은 1차적인 부문뿐이 아니라 문화, 예술, 정치 등 2차적인 부문까지, 청년의 삶의 경험 속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실천한 것들을 소개함으로써 현장감을 드높였다. 그 속에서 공통분모를 찾거나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지향하는 것은 그다음의 일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일견 잡다하고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의 청년들 – 저자들은 경제적 성장 대신 공존과 연대, 생태적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의 삶의 민낯을 공개함으로써, 탈성장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필수적인 방향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이 책은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결국 개인이 살아가는 사회의 변화와 실천으로 나아가며, 사회와 세계 전체의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기후위기와 같은 글로벌 문제들은 거대하고 복잡하지만, 저자들은 우리의 일상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을 통해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는 탈성장이 이론적으로 좋은 것이기 이전에, 우리가 반드시 채택해야 하며, 실제로 우리의 삶에 적용될 수 있는 방법론임을 보여주는 방식이 된다.
결국 『탈성장들: 하며 살고 있습니다』는 우리가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침서이다. 이 책은 탈성장이 여러 대안 중의 하나가 아닌, 이 지구 공멸 시대에 인류와 생태계의 필수적인 생존 전략임을 강조하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지금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탈성장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으며, 이 책은 그 여정에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