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기후송_작곡일지 시즌2] ⑨ 톱니바퀴 속 피어난-AI 작곡편

이번 곡은 ‘톱니바퀴 속 피어난’이란 곡입니다, 고(故) 김용균 노동자와 같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 다시 발생한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故) 김충현 노동자를 위한 추모의 노래입니다.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를 위한 레퀴엠

지난 2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50) 씨가 홀로 작업하다 사망했습니다. 2018년 고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한 곳과 같은 작업장이라 더 충격이 컸습니다. 따라서 이번 월간 기후송은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최소한 추모의 마음이라도 한 자락 보태고 싶었습니다.

주제에 대하여

지난 고(故) 김용균 사망 사건의 여파로 원청(도급인)의 하청노동자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소위 ‘김용균법’(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제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여전히 산안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고(故) 김충현씨의 원청 한전케이피에스(KPS)와 하청업체 사이의 계약을 보면, 원청업체는 ‘쪼개기 계약’을 통해 하청업체에 안전보건 책임을 떠넘겨왔던 것으로 보입니다.1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하청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 조치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원청에 묻게 되어 있습니다. 한국서부발전으로부터 하청을 받은 한전케이피에스(KPS)도 같은 의무를 지게 되지만, KPS는 한국파워오엔엠에 안전보건 관련 의무를 상당 부분 떠넘긴 정황이 드러납니다. 또한 KPS는 사고 개요 문건에서 사고에 따른 전기 생산 업무 ‘피해’는 없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애도는 없이 그 와중에도 회사의 손익만 따진다고 비판받고 있습니다.2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사망 사고 직전,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정책 협약을 하기로 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협약식을 하루 앞두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과제를 약속할 수 없다며 협약을 거부하는 일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발전소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고(故) 김용균 씨 사망 이후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방안으로 대두됐고, 문재인 정부 및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약속한 과제였습니다. 이번 대선 협약에서, 민주당은 ‘한국전력 자회사 재공영화’와 ‘공공 주도의 재생에너지 사업’ 내용을 두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전했는데, 이 두 과제는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핵심 과제였습니다. 이 안은 김용균 씨 사망 후 노동계, 발전사, 전문가, 정부·여당 등이 2여 년간의 논의 끝에 도출했는데, 1차 하청노동자는 발전 5개 사가 직접고용하고, 2차 하청노동자는 한전KPS(한전 지분 51%)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김용균 사망 8년째인 현재까지도, 이는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거대 발전소가 불러온 노동자의 죽음. 사진출처: distelAPPArath

지난달, 발전비정규직 노조들은 위 두 과제와 중대재해처벌법 강화를 포함한 7가지 정책 협약을 민주당에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노동본부가 보낸 첫 수정안은 거의 칼질이 되다시피하여 돌아왔다”고 합니다. 발전비정규직연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한전산업개발 재공영화는 특정 업체와 특정 업무에 대해 재공영화를 한다는 내용이라 부담스럽다’ 또한 ‘공공주도라는 문구 역시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답니다. 거기에 “중대재해처벌법 강화는 아예 삭제된 채 돌아왔다”고도 했습니다.3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많은 이들이 희망을 품고 있지만, 이번 일련의 사건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당장 2인1조로 작업만 할 수 있었어도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이에 태안화력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발표했습니다.4

▲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유족과 노조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관련 기업(서부발전, 한전KPS, 한국파워오엔엠)의 공식 사과 및 배상, 동료 노동자에 대한 심리치료 및 생계대책 마련

▲ 정규직화 및 구조 개선: 한전KPS 하청 노동자의 직접고용 정규직화, 연료·환경설비 운전 및 정비 분야의 직접고용 이행

▲ 안전 인력 충원: 위험업무의 2인 1조 원칙 법제화, 발전소 폐쇄 전까지 현장 인력 보강

▲ 발전소 폐쇄 대응: 특별근로감독 실시, 총고용 보장, 공공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석탄화력발전소는 올해 12월 1호기를 시작으로 2032년까지 총 6호기가 순차적으로 폐쇄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발전소 폐쇄를 앞두고 인력 충원을 중단하라는 원청의 지시가 있었다”고 전해져 더 안타깝습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성명을 통해5, 고(故) 김충현씨의 사망은 기후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전환, 발전소 폐쇄의 여파가 한 노동자의 죽음과 무관하지 않음을 다시한번 보여주었고, 전환이 왜 정의로워야 하며 왜 이윤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놓고 섬세하게 그 대책이 이뤄져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관위에 제출한 10대 공약 7번째 약속에서 다음과 같이 약속했습니다.

○ ‘일하다 다치거나 죽지 않게’ 노동안전보건체계 구축

– 하청노동자 보호를 위한 원·하청 통합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또한 대통령 취임사에서 다음의 약속을 했습니다.

“다섯째,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안전과 평화는 국민 행복의 대전제입니다.

안전이 밥이고, 평화가 경제입니다. 세월호, 이태원 참사, 오송지하차도 참사 등 사회적 참사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지 않는 안전 사회를 건설하겠습니다.”

반드시 지켜주기를 기대하면서,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겠습니다.

● 〈톱니바퀴 속에 피어난가사

[1절]

아무 말도 묻지 않는 벽

그 틈에 몸을 기댄 채

쇠 바람 스며든 어둠 속

찬 먼지를 삼키며 피어난

그 꽃은 혼자였고

불린 적 없는 이름이었지

[후렴]

스치듯, 스며든 그 꽃의 향

우리는 몰랐지

한 생이 얼마나 조용히

세상을 지탱하는지

지금도 말없이 이름 없이

그 자리에 아직 피어 있네

[2절]

새벽보다 먼저 눈을 뜬

한 송이 꽃, 벽 틈에 피었네

아무도 찾지 않던 그 자리

바람조차 조용히 피하던 곳

그 꽃은 혼자였고

불린 적 없는 이름이었지

노래 듣기

이번에도 역시 한 곡을 고르기 너무 어려워 결국 두 곡을 모두 올립니다. 첫 번째 곡은 호소력 짙은 여성 보컬의 노래이고, 두 번째 곡은 팝페라 가수처럼 부드러운 음색의 남성보컬 노래입니다. 반주로 섞이는 스트링의 연주도 잘 어울립니다.

○ 첫 번째 버전: 호소력 짙은 여성 보컬의 노래

○ 두 번째 버전: 부드러운 음색의 남성 보컬의 노래


김영준

기후위기를 극복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싶은 두 아이의 아빠이자, 예술의 힘을 믿으며 '월간 기후송'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싱어송라이터. 교육의 중요성을 고민하는 기후환경강사이면서, 종교(신앙)의 힘을 아직 믿는 기후위기기독인연대 활동가, 그리고 정치에 희망을 버리지 않은 녹색당 당원. 생태전환Lab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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