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팝니다.
돈은 받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공짜도 아닙니다.
현금 대신, 그림이든 글 한 줄이든, 손에서 나온 무언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카페를 차리기도 전에
앞집 상인분께 커피를 대접받았고, 개업 선물로 점보 휴지를 받았습니다.
커피보다 먼저 흐른 것은 마음이었습니다.
시장은 거래의 공간이지만, 꼭 등가교환만 이루어지는 곳은 아닌가 봅니다.
이곳에서는 그런 것들이 커피 한 잔에 녹아들길 기대합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겠다는 욕심보다,
이곳에서 배우고,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법을 궁리할 생각입니다.
사실 저도 어디로 흘러갈지 모릅니다.
그저, 일을 벌릴 뿐입니다.
지금은 커피 내리는 것만으로도 벅차지만,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원두와 드립 커피 도구를 후원받았고,
품앗이로 노동을 나누고,
가구는 당근마켓에서 싸게 구했습니다.
무엇보다 시장 상인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잘 흘러가보겠습니다.
2월 18일, 시장커피. 본격적으로 문을 엽니다.
📍 매주 화·수·목 12:00-17:00
📍 수원역전시장 112호
레터프레스 제작 및 디자인 @e_sag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