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어디에 있는가? – 〈황우양씨 막막부인〉 독후기

무가(巫歌)인 성주풀이는 수렵이동 문화에서 농경정주 문화로 바뀌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는 지금 여기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농경정주 문화와 지금 여기의 문화 사이의 불연속성 또한 드러내고 있다.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와 그것의 요약본인 〈황우양씨 막막부인〉 읽기는 텍스트로부터 문화 변동 자체를 재구성해내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불연속성을 소화해내는 것을 체험하고 훈련하는 계기가 되어준다.

성주풀이

성주풀이는 대청의 대들보 위에 모셔지는 가택신이면서 남성을 보호하는 신이기도 한 성주신과 그 부인인 터주신의 내력을 노래하는 것이다. 사진 출처 : Soyoung Han

한국 무당이 부르던 노래 가운데 ‘성주풀이’가 있다. 이는 대청의 대들보 위에 모셔지는 가택신(家宅神)이며 남성을 보호하는 신이기도 한 성주신(城主神)과 그 부인인 터주신의 내력을 노래하는 것이다. 새로 집을 지었거나 이사를 했을 때, 굿을 하거나 독경(讀經)을 했을 때, 무당이 이 노래를 불렀다. 성주풀이에는 경기도 남부 지역에서 전승되는 황우양씨 유형과 부산 동래 지역에서 전승되는 안심국 유형 등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 이들 가운데 황우양씨 유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천하궁 천대목신과 지하궁 지탈부인 사이에서 황우양씨가 태어난다. 아이가 성장하고 결혼한 뒤 어느 날 난데없이 동풍이 불어와 천하궁이 기울어진다. 궁이 기울자 궁을 수호할 성주신도 사라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명된 존재가 지하궁 황산 아래에 사는 황우양씨이다. 이때 연장이 없어 고민하는 황우양씨에게 부인이 천하궁에서 받은 쇠로 대목 연장 일습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부인은 천하궁으로 떠나는 황우양씨에게 가는 길에 누구에게도 말대꾸를 하지 말라는 금기를 준다. 그러나 황우양씨는 소진뜰에 사는 소진랑의 꾀에 휘말려 말대꾸하다가 옷까지 바꿔 입게 된다. 황우양씨는 천하궁으로 떠나고 소진랑은 황우양씨의 옷을 입고 돌아와 남편이라고 속이면서 부인을 차지하려 한다. 그때마다 부인이 꾀를 내어 소진랑을 피하는 사이에 황우양씨는 꿈을 꾼 뒤 점을 쳐 변고를 알게 되어 급히 일을 마치고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와 숨겨둔 부인의 혈서를 읽고 사정을 알게 된 황우양씨는 새[鳥]로 변신해 부인의 치마폭에 숨어든 뒤 소진랑을 잡아 돌함에 가둔 다음 그에게 서낭신의 신직을 준다. 그리고 부인으로부터 누에를 길러 베를 짜는 재주를 배웠다는 말을 들은 황우양씨는 부인에게 지신(地神)의 신직을 주고 자신은 성주신이 된다.1

가정[home] / 집[house]

동풍이 불어와 천하궁이 기울자, 천하국 사람들은 천하궁을 다시 세울 인재로 지하궁의 황우양씨를 호출한다. 부인과의 일상에 너무 좋아서인지 황우양씨는 갑옷까지 차려입고 호출을 거부하는데, 조왕할아버지가 천하궁에서 온 사람에게 황우양씨의 거부를 무너뜨릴 약점을 알려준다. 그 과정의 대화를 신동흔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그가 황산뜰에 이르러서 동정을 엿보니 황우양씨가 갑옷과 투구를 입고서 눈을 부라리고 앉아 있는데 어찌나 몸집이 크고 눈이 부리부리한지 호락호락 끌려갈 위인이 아니었다. 차사가 감히 집 안에 들어갈 생각을 못하고서 담장 밖을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는데 그를 부르는 이가 있었다. 황우양씨 집의 부엌신 조왕할아버지였다. “저기 저 차사, 왜 그리 허둥대는가?” “옥황상제 명으로 황우양씨를 데리러 왔는데 그 기세가 엄한지라 감히 잡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내일 동틀 무렵에 황우양씨가 갑옷 투구를 벗어놓고 부모님께 문안을 올리러 당황산에 오를 터이니 그 틈을 타서 잡도록 하게.” “고맙습니다. 그런데 황우양씨 잡아갈 도리를 알려주시니 무슨 까닭입니까?” “황우양씨 부부의 죄를 이를테니 들어 보게. 서방은 냄새나는 버선을 벗어 부엌에 팽개치니 그 아니 괘씸하며 아내는 식칼을 쓱쓱 갈아서 부뚜막에 얹어놓으니 이 아니 괘씸한가 말이야.”2

이 이야기에는 할아버지로 되어있지만, 조왕신(竈王神)은 무속에서 주로 부엌을 맡은 여신이자, 불의 여신이다.3 부엌의 신이다 보니 물의 신이기도 하다.4 여기에서 여신이라는 면보다 불의 신이자 물의 신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보면, 부엌과 불과 물의 신인 조왕이 가택신이 되는 황우양씨를 어려운 과업으로 밀어 넣었다는 식의 이야기 풀이가 가능하다. 그리고 그 과업을 어렵게나마 해내었기 때문에 황우양씨는 가택신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스쳐가듯 잠깐 등장하지만 조왕할아버지는 이 이야기에 꼭 필요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냄새나는 버선을 벗어 부엌에 팽개치는 행위와 식칼을 쓱쓱 갈아서 부뚜막에 얹어놓는 행위는 어떠한 행위인가? 아직 집의 소중함을 모르는 자들의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하다. 짐승을 잡거나 키우며 떠돌 때에는 집에 살지 않았을 것이다. 농사를 지으며 정착하게 되면서 집이 생겼을 것이다. 그렇게 집이 생기고 거기에 살아야함에도, 집 없이 살던 살림의 태가 쉽게 지워지지는 않았을 듯싶다. 냄새나는 버선을 벗어 부엌에 팽개치는 행위와 식칼을 쓱쓱 갈아서 부뚜막에 얹어놓는 행위는 아직 집에 익숙하지 않았던 세대의 행위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싶다.

어떤 남자가 부인 곁을 떠나야 할런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갑옷을 갖춰 입고 ‘하늘’의 부름에 저항하였다고 해보자. 희귀해 보일 것이다. 이렇듯 희귀해 보이는 일을, 황우양씨는 했다. 냄새나는 버선과 쓱쓱 갈아서 날이 선 식칼로 어지러운 ‘집 비슷한 어떤 구조물’에 함께 살면서도 그 둘은 아주 사이가 좋았던 것이다. 그들은 사이좋은 부부였지만, 집에 붙박여 사는 문화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부부였을 수가 있다, 조왕할아버지는 그들의 그러한 생활방식을 바꿔주려고 한 셈이다. 조현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성주신이 좌정해 있는 집이란 무엇인가? 황우양씨가 짓는 집은 접었다 폈다 하는 겔이 아니라 대목이 도끼와 톱과 자귀와 먹통으로 짓는 붙박이 집이다. 정착과 농경의 상징이다.5

오랫동안 사람들은 집 없이 천막이나 동굴에서도 가족을 이루고 살았다. 그런데 황우양씨 유혐 성조풀이에 따르면 황우양씨 이후에는 집이 가족을 꾸리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조현설은 정착과 농경을 그러한 변화와 관련시키면서 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 것이다. 조현설의 주장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읽으면 이야기는 조왕할아버지라는 어른이 강력히 권고하고 일이 되게 도모한 덕에 황우양씨가 집을 필수로 하는 가정을 꾸린 첫 세대가 된 이야기로 읽힌다.

점차 미미해진 막막부인과 주변화되는 소진랑

황우양씨의 부인은 위의 짧은 요약 속에서도 황우양씨를 살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여러 차례 해내건만 이름을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에 신동흔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서로 다른 무당들이 노래한 여러 성주풀이를 뒤져서 ‘막막부인’이라는 이름을 찾아냈다고 한다.6 한편 신동흔은 다양한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들을 나름대로 풍부한 화소를 남긴 채 정리 요약하였는데, 이것은 〈황우양씨 막막부인〉7이라는 제목으로 네이버 지식백과에 올라가 있다. 여기에는 약간의 윤색도 가해진 듯하지만, 이 텍스트로 읽으면 막막부인의 삶과 역할이 보다 이해하기 쉽게 다가온다. 이러한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 속에서 막막부인의 역할은 다양하다. 집고치는 데 필요한 연장이 없어 천하궁에 가기를 두려워하며 전전긍긍하는 황우양씨를 보고 천하궁에서 쇠붙이를 내려 받아 연장을 만들어준 사람이 막막부인이다. 막막부인이 옷감을 짜는 장면도 나온다. 그밖에도 막막부인은 이야기 속에서 여러 능력을 보여준다.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에서 여자 주인공은, 그 이름은 희미하지만 역할은 감추려야 감출 수 없는, 중요한 존재라 할 수 있다.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면, 이야기를 구성하고 전승한 사람들은 전승의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그 정도로 중요한 주인공의 존재를 조금씩 흐릿하게 만들어 왔을런지도 모른다. 막막부인은 아마도 처음부터 미미한 존재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 속에서처럼 뭔가 변화가 진행되면서 막막부인이 세상에서 차지하는 자리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이고, 그에 따라 막막부인이 등장하는 이야기 속에서 막막부인도 변모하였을 것인데, 그 방향이 미미해지는 쪽이었던 것 같다.

한편 신동흔의 요약 속에는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

“사람이 말을 물어도 아는 척을 안 하니 후레자식이로군!” 황우양씨가 생각하니 아내 말을 따르다가 조상 욕을 먹이게 된 터였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서 소진항8에게 말했다. “가만히 있는 사람을 모욕하니 그대야말로 후레자식이로군!” 그러자 소진항이 웃으며 다가와 말했다. “허허, 이제 서로 비겼구려. 우리 인사나 합시다. 나는 소진뜰 사는 소진항이라 하오. 어디 가는 누구시오?” “나는 황산뜰 황우양씨로 천하궁 성주를 이룩하러 가는 중이오.”9

이 대화에서 황우양씨는 부인의 간곡한 권고보다는 조상이 욕먹는 것을 더 의식하고 중요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준다. 이 부분 이전에서 황우양씨는 부인의 말을 토 달지 않고 따랐고 부부 만의 생활을 다른 어떤 것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남자 같았다. 갑옷을 차려입은 것도 그 생활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자기 때문에 조상이 욕먹는 것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조현설에 의하면 성주풀이의 메시지는 시련을 이긴 부부가 각각 성주신과 터주신이 되었으니 가신(家神)을 잘 모시면 가정의 평안도 이루어지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조현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조현설은 성주풀이의 두 유형 가운데 황우양씨 유형에 주목하면서, 이 이야기 속에서 부인의 위상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날 뿐 아니라 신격으로 좌정하는 과정에서 이질적 문화의 대립과 공존이 선명하게 보인다고 주장하였다. 조현설에 따르면 이야기 앞부분에서는 부인이 우월하다. 쇠를 다루는 대장장이의 모습까지 보여준다. 그러나 뒷부분에서는 황우양씨가 부인의 재주를 확인하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부인이 황우양씨에게 양잠(養蠶)과 베 짜기 능력을 가졌다고 고하는 모습이 보인다. 조현설은 이것이 부부의 위계가 역전되어 황우양씨가 확고한 가부장의 지위를 획득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 조현설의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막막부인의 처지가 점점 미미해지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여행자들의 신이 되는 소진랑

한편, 지위의 고하가 있음에도 부부가 둘 다 가신이 되는 데 비하여 소진랑은 서낭[성황]신이 되어 행인들의 침을 받아먹게 된다. 조현설은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서낭신은 마을의 수호신으로 마을 입구에 서 있지만 〈성주본가〉의 진술대로 길을 가는 사람들의 신이다. 더구나 서낭신에게 뒷동산 닭이나 짐승들을 총으로 쏘아 먹게 했다는 대목에 이르면 무리 이동 사회의 수렵문화까지 감지할 수 있다. 성주 무가는 소진랑으로 상징되는 수렵문화를 통과하여 집을 짓고 정주한 정착민의 서사시이기도 한 셈이다.10

지난 시대의 상징인 소진랑은 여행자들의 신 성황신이 되어 행인들의 침을 받아먹게 된다. 사진은 티벳의 성황당. 사진 출처 : 泽帆 林

종합 요약본에는 빠져있지만 여러 성주풀이들 가운데 몇몇 속에는 서낭신이 된 소진랑에게 총으로 먹고 살게 했다는 이야기가 들어있다고 한 것에도 주목할 만하지만, 길을 가는 사람과 정착한 사람을 대비시킨 것도 중요하게 보인다. 조현설은 다음과 같이 이어갔다.

왜 집의 신 성주와 집터(터주)의 신 성주부인의 이야기가 만들어졌을까? 왜 성주부인은 대장장이에서 베 짜는 여인으로 변했을까? 또 소진랑은 왜 서낭신이 되었을까? ……. 거기에는 이동에서 정주로, 수렵에서 농경으로, 그리고 남성 줌심 문화로의 변모라는 문화사의 내력이 점철되어 있는 것이다.11

조현설은 소진랑의 신직(神職)이 서낭신으로 정하여지는 것을 통해 수렵이동 문화에서 농경정주 문화로의 변모하는 것 그리고 두 문화의 대립 및 공존을 읽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였다.12 수렵이동 문화와 농경정주 문화 사이의 관계는, 대립 및 공존이기도 하지만, 변모 내지는 이행(移行)[transition]의 양쪽 끝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한쪽 끝의 수렵이동 문화는 점차 주변화되고 다른 한쪽 끝의 농경정주 문화가 중심에 자리잡는 쪽으로 세계가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에 담겨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과정은 가부장의 고착화와도 궤를 같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정에 집이 반드시 필요해지고 난 후

달리 말하자면,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에는 가정에 집이 반드시 필요해지는 과정이 담겨 있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언젠가부터 대부분의 사람에게 집 없는 가정, 머물지 않는 혹은 머물 곳 없는 삶은 불안한 삶이 되었다. 삶에 대한 이런 경향의 생각이 자리를 잡게 된 조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가 그리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지금은 어떠한가? 지금도 남한에서는 가정을 이루려면 집이 있어야 한다. 이때 전셋집과 월세방도 집에 속한다. 떠도는 가족은 영화에나 가끔 나오는 특이한 경우 같다. 한편으로는 가정이나 가족 못지않게 집이라는 물질이 너무나도 중요해진 곳이 남한 사회이다. 이때는 전셋집과 월세방이 집 취급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집값 때문에, 평소에 내세우던 취향과 다른 정치적 선택을 하고는, 자기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평소에 내세우며 추구하던 취향과 판이하게 다른 취향에 억지로 익숙해지려하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전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기도 하는 듯하다. 자기가 소유한 집을 가지고 그러기도 하고, 소유하지 않은 집을 가지고 그러기도 하고, 아직 지어지지 않은 집을 가지고 그러기도 한다. 이렇듯 지금 여기에서 집이 문제가 되는 현상과 방식은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 속 황우양씨가 짓는 집이나, 냄새나는 버선과 쓱쓱 갈아서 날이 선 식칼로 어지러웠다던, 황우양씨 부부가 살던 집과 관계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굳이 관계를 연결시키려드는 것이 억지일 수도 있다. 양자 간의 사이가 상대적으로 너무 멀어져버렸을 수도 있다. 사실 세상이 많이 변하였다, 세상은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의 결말 장면에서 멈춰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는 세계가 변화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기미(幾微) 그리고 법칙성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더라도 세계 변화의 흐름이라고는 할 수 있을만한 모습을 관조할 수 있게 해준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족이나 가정의 개념 그리고 세계 속에서 차지하는 자리도 많이 변하였고, 특히 남한 사회의 경우, 집의 의미와 가치가 빠른 속도로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 또는 〈화우양씨 막막부인〉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옛 노래와 이야기들을 향유하고 연구하는 데 있어서, 그것 하나하나와 지금 여기 사이의 연속성뿐만 아니라 불연속성도 세심하게 살필 것을 독자와 연구자에게 권하고 있다.

지금 여기의 ‘우리’에게 집은 골칫거리이지만 반드시 필요하거나 선망의 대상인 것이 되어있다. 가정과 가족은 어떠한가? 단언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가정과 가족의 위상은 격심한 변동을 겪고 있다. 이런 삶을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 또는 〈황우양씨 막막부인〉를 읽는 데 있어서, 100년 전 아니 10년 전 사람들하고는 다른 시각과 거리감각과 태도를 가져야만 할 것 같다. 달리 말하자면, 옛 이야기 읽기가 지금 여기에서 가정과 가족의 위상이 격심한 변동을 겪고 있음을 새삼 실감하게 만드는 것이어서, 보다 나은 공동체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가정과 가족의 위상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황우양씨 유형 성주풀이 또는 〈황우양씨 막막부인〉 같은 류의 옛 이야기들은 읽을 만한 텍스트가 될 듯하다.


  1. [네이버 지식백과] ‘성주풀이’ (한국민속신앙사전: 무속신앙 편, 2010. 11. 11.)[집필: 조현설]

  2. [네이버 지식백과] ‘황우양씨 막막부인’ (문화원형백과 새롭게 펼쳐지는 신화의 나라,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 신동흔, ‘신화의 주역은 여성이다, 〈황우양씨 막막부인〉, 《살아있는 우리신화》, 한겨레출판(주), 2004, 256쪽.

  3. 위키백과 ‘조왕신’

  4.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조왕신앙’

  5. 조현설, 〈황우양씨는 어떻게 성주신이 되었는가?〉, 《우리신화의 수수께끼》, 한겨레출판(주), 2006, 202쪽.

  6. 신동흔, ‘신화의 주역은 여성이다, 〈황우양씨 막막부인〉, 《살아있는 우리신화》, 한겨레출판(주), 2004, 254쪽 참조.

  7. [네이버 지식백과] ‘황우양씨 막막부인’ (문화원형백과 새롭게 펼쳐지는 신화의 나라,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 신동흔, ‘신화의 주역은 여성이다, 〈황우양씨 막막부인〉, 《살아있는 우리신화》, 한겨레출판(주), 2004, 254~268쪽.

  8. 소진랑과 같은 인물.

  9. [네이버 지식백과] ‘황우양씨 막막부인’ (문화원형백과 새롭게 펼쳐지는 신화의 나라,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 신동흔, ‘신화의 주역은 여성이다, 〈황우양씨 막막부인〉, 《살아있는 우리신화》, 한겨레출판(주), 2004, 259쪽.

  10. 조현설, 〈황우양씨는 어떻게 성주신이 되었는가?〉, 《우리신화의 수수께끼》, 한겨레출판(주), 2006, 202쪽.

  11. 조현설, 〈황우양씨는 어떻게 성주신이 되었는가?〉, 《우리신화의 수수께끼》, 한겨레출판(주), 2006, 203쪽.

  12. [네이버 지식백과] ‘성주풀이’ (한국민속신앙사전: 무속신앙 편, 2010. 11. 11.)[집필: 조현설] 참조.

이유진

1979년 이후 정약용의 역사철학과 정치철학을 연구하고 있다.
1988년 8월부터 2018년 7월까지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였다.
규범과 가치의 논의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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