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구슬나무 찌르레기들 화르르 날자
저녁이 왔어
강진만 새들의 정류장
청둥오리들 쇠오리들 도착하고 떠나고
큰고니가족들 아직 쉬고 있는데
큰기러기가족들 띄엄띄엄 떠나고 있었어
검게 녹 낀 하늘
석양이 네온처럼 켜졌어
그리고 드디어 가창오리떼
다가왔어 거대한 시위대처럼 휩쓸며 지나갔어
그 밑 뺑소니 당한 듯
서 있었어
정류장 데크에서
아무르와 시베리아의 천국을 생각했어
그곳으로 뻗은 쿠로시오 하늘길
큰기러기들
쩌렁쩌렁 날았을 거야
부러웠어 깃털이
구만리 하늘길 쓸던 바람의
곡선들
날카로운 부리 갖고 싶었어
바람이 바뀌면
사라지는 새들의 도로
어둠 속
나는 새들이 남긴 심장 소리로
계속 두근거렸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