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詩] 어느 나무에 대해

생명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건강한 삶을 격려하는 시 한 편.

수만 그루 만발한 꽃들아

한 나무에 대해 말하련다

그날 새벽 나는 산자락에서

소복 입은 여자처럼 홀로

만발했던 나무를 기억한다

그 낯섦 때문에 섬뜩했던

젊은 날 새벽 강가 울던 여자처럼

안개 자욱한 아침이었다

꽃나무 한 채

지샌 달같이

안개는 그녀의 울음이었다

이른 아침

홀로 만발한 이유가 무엇일까

알 수 없었다

보름 지나 눈부신 벚꽃터널

나는 여전히 생각한다

나를 베고

초록으로 사라진

슬프고 아름답던 나무

※ 사진 제공 : 심규한

심규한

강진에 살며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나누는 삶을 꿈꿉니다. 출판물로 시집 『돌멩이도 따스하다』, 『지금 여기』, 『네가 시다』,『못과 숲』, 교육에세이 『학교는 안녕하신가』, 사회에세이『세습사회』 그리고 대관령마을 미시사 『대관령사람들이 전한 이야기』(비매품)가 있습니다.

댓글

댓글 (댓글 정책 읽어보기)

*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


맨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