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변수 사이를 서성이다

생태적 문명으로의 전환은 100명의 사람이, 비슷하지만 각각 다른 100개의 계기를 통해 이야기를 시작하고 과정을 함께함으로써 이야기를 완성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할 일은 끊임없이 함께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계기가 되어주기도 하면서.

첫 번째 이야기, 생태적 문명으로 전환 이야기

문득 “생태문명으로 전환”을 보통의 일반 사람들은 어떻게 이해할까 궁금해졌다.

내가 아는 보통의 일반 사람들은 기후위기를 알고는 있으나 탄소중립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채식을 하면 단백질 섭취를 어떻게 하느냐 묻고 분리배출을 해야 한다고 알고는 있으나 구체적으로 방법을 알지 못하는 나의 가족, 친구, 이웃이다. 나의 가족, 친구, 이웃은 생태적 문명으로의 전환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환경교육에 몸담은 나조차도 이 글을 쓰기 전에 문명과 문화의 차이를 찾아보고 전환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해 보았다.

전환은 바뀐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완결의 의미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전환의 과정에 있다. 이 전환의 과정에 들어서게 된 계기를 이야기해볼까 한다.

20년 넘게 살았던 집 화단의 꽃과 나무들, 언제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나지 않는 소의 큰 눈망울, 유모차에 타고 있던 아들의 긴 속눈썹을 바라본 날이 전환의 과정에 들어서게 된 계기이다. 그런 특별한 계기를 통해 생태적 지식은 부족하나 생태적 소양은 가득하며 소고기를 보면 소의 눈망울이 떠올라 채식을 하고 공기가 오염될수록 아이들의 속눈썹이 길어진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말이 떠올라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지구환경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의 생태적 문명으로 전환의 이야기는 막상 이렇게 시작되었으나, 일상의 편리함을 잊지 못하고 자꾸 타협하고 싶어지는 평범한 현실 존재라서 이야기의 완결까지는 멀기만 하다. 아마도 평생 전환의 과정에 놓여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생태적 문명으로 전환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써나가기 위해서는 끝없는 계기가 필요하다. 언론과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기후위기의 심각성보다 조금 더 사적이고 울림이 있는 일상 속 강렬한 계기들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공동체라고 생각했다. 나 스스로 공동체에 속해 있으면서 자극을 계기로 받아들이며 전환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다.

생태적 문명으로의 전환은 100명의 사람이, 비슷하지만 각각 다른 100개의 계기를 통해 이야기를 시작하고 과정을 함께함으로써 이야기를 완성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할 일은 끊임없이 함께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계기가 되어주기도 하면서.

두 번째 이야기, 생태문명 전환의 변수

“에너지 사용이 정서와 연관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사진출처 : ColiN00B
“에너지 사용이 정서와 연관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사진출처 : ColiN00B

교통편이 좋지 않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들을 종종 데려다주면 본의 아니게 일찍 출근하는 날이 있다. 마음속에 아침의 여유를 맘껏 누리고 싶은 욕망이 인다. 이미 나는 커피숍 앞에 멈춰서 있다. 음악이라도 들으며 제대로 아침의 여유를 누리기에는 시간이 어중간하고, 맛있는 커피를 take-out해서 가면 딱 좋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아침에 바쁘게 준비하느라 텀블러를 챙기는 것을 잊었다. 잠시 이 상황을 바라보았다. 에너지를 아끼고, 일회용품을 덜 사용하고, 생태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욕망을 조금 더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예전에 비전화 공방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강의 중 에너지 사용이 정서와 연관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우리가 환하게 조명을 켜는 것이 그런 분위기를 즐기는 정서와 연결되고, 이 정서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나의 여유 있는 아침의 정서는 커피 한 잔이고 take-out할 텀블러를 갖추지 않아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참이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출근하는 여유 있는 아침”은 “여유 있는 아침에 대한 욕망이 일회용품을 사용하게 한다.”가 되었다.

그날 아침의 알아차림은 점심 이후 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소비하는 일회용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준비되지 않은 채 소비하는 습관을 다시 돌아보고, 일상에서 소비하는 물건, 전기 등등에 대해서 진정 필요한 것인지 단순히 정서적인 만족을 위한 것인지 점검하게 되었다.

개인의 일상에서 생태적 문명으로 전환을 방해하는 변수는 정서적인 문제와 깊게 연관되어 있다. 아무튼 그렇다.

소박감자

소박하게 산다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오래 전부터 소박감자라고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원래 풀네임은 소박한 불량감자인데... 살면서 소박하게 산다는 것, 불량한 감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서 더 알아보려고 합니다.

댓글

댓글 (댓글 정책 읽어보기)

*

*

10 + 19 =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


맨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