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흑석초등학교 6학년 한제아입니다. 저는 아기기후소송에 참여한 61 명의 동생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제가 헌법소원에 참여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2년 전, 제가 열 살 때 엄마가 이 소송에 관해서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엄마는 기후위기가 더 심각해지면 미래에 살아갈 우리가 권리를 침해받을 거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당시 저는 멸종위기로 사라져가는 동물들을 알고 있었고, 기후변화로 봄과 가을이 사라져 가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태풍으로 학교에 못 가고, 자꾸 변하는 날씨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체육수업을 못한 적도 있었습니다. 한동안 우리 가족은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많이 이야기했고, 저는 지구환경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당연히 저의 미래도 위험한 거니까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뒤로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이 소송에 참여한 저보다 더 어린 친구들도 함께 노력했습니다. 저는 플라스틱이 많이 들어간 물건을 사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더 어렸을 때는 제가 좋아하는 인형을 많이 샀었는데 그 모든 인형의 주재료가 플라스틱이라는 것을 알고 안 사게 되었습니다. 사촌동생인 아윤이가 태어났을 때 제가 어릴 때부터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을 전부 선물했습니다. 갖고 있는 물건들을 줄이고 더욱 소중히 여기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지금도 귀여운 인형을 보면 갖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이미 갖고 있는 것도 많고, 내가 만들 수도 있어’라는 마음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미 세상에는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저는 지금의 어른들이 저와 같은 나이였을 때 저처럼 기후위기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을 거로 생각합니다. 음식을 먹을 때, 물건을 살 때, 비행기를 타고 여행 갈 때 저처럼 불편한 마음을 느꼈을까요?
2년 전 제가 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처음 기자회견을 했을 때, 기자회견 영상 댓글에는 ‘어린애가 뭘 알고 했겠어? 부모가 시켰겠지’와 같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억울했습니다.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제가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무시당한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기후 문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지만, 우리가 다 같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위험하다는 것은 알았습니다. 그리고 더 공부한 지금은 현재의 법을 바꿔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6학년이 되어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헌법과 기본권에 대해서도 배웠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은 어린이들이 세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지 모릅니다. 오히려 저와 친구들, 어린 동생들은 어른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얼마나 침해하는지 많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미 학교에서 영어와 수학과 같은 기본 과목을 배우는 데에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와중에도 친환경 농업이나, 유기농 식품을 구별하는 법, 사용한 병뚜껑을 모아서 업사이클링 하는 것,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를 배웁니다. 기후위기 속에서도 살아가야 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아이를 낳으면 돈을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후위기로 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아이를 낳으면 행복할까요? 우리가 어른이 된 뒤에는 더 심각하지 않을까요?
정부는 우리의 소송에 대해 이렇게 답한 적이 있습니다. “기후재난 가능성이 생명권 침해로 보긴 어렵다”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데 미래에 생명이 있을까요? 몇 년 전에는 비가 엄청 많이 와서 제가 살던 동네에서는 사람이 죽었습니다.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다른 데에서도 날씨가 너무 더워서 죽는 사람, 기후위기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도 많습니다. 기후재난은 이미 현실이고 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있고, 새로 태어나는 생명도 줄어들 것입니다. 지구는 행성이니까 계속 존재하겠지만 사람을 비롯한 많은 것들은 멸종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저출생 문제도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세상에 이렇게 여러 문제가 있지만 어른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고 합니다. 저는 그런 해결책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을 통해서 법을 바꾸고 함께 노력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른의 도움이 없이는 이런 생각에 대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힘들고, 매번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어른이 시킨 거라고 오해받습니다. 어른들은 투표를 통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도 뽑을 수 있지만 어린이들은 그럴 기회가 없습니다. 엄청난 결심을 하고 이 소송에도 참여하고 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세대의 문제보다는 현재 세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지금의 어린이들은 현재에 살고 있습니다. 미래에 태어날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지난번 1차 공개 변론에 참여해서 5시간 동안 방청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2031년 이후 미래세대에게 더 많은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정부는 ‘감축 목표를 높이고 실패하는 것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2031년 4월이면 저는 만 19세가 되어 성인이 됩니다. 그때부터 저는 지금보다 더 엄청나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2050년, 제가 38세가 되었을 때는 지구의 온도가 4도가 넘게 올라갈지도 모릅니다.

정부는 “시간을 초월하여 현재 상황과 미래 상황을 동일하게 보긴 어렵다”라고도 답했습니다. 근데 그렇다면 왜 파리 협정을 맺었을까요? 왜 미래를 대비할까요? 1도가 오르면 가뭄이 지속되고, 2도가 오르면 바다 생물이 죽어가게 되고, 3도가 오르면 굶어 죽는 사람이 많아지고, 바닷가 도시는 물에 잠깁니다. 4도가 오르면 지구 전체에 빙하가 없어집니다. 이미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1.5도까지라는 기준을 세우고 그때까지는 탄소를 어떻게든 배출해도 된다는 식으로 살고 있습니다. 1.5도는 절대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탄소배출을 더 많이 줄여야 합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어린이답게 행동하라고 요구하면서, 기후위기 해결과 같은 중요한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같은 엄청난 문제를 우리에게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저만을 위한 게 아닙니다. 미래를 살아갈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입니다. 목표를 이루는 게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미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가족, 친구, 사람들, 그리고 동물들이 아무 문제없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제가 바라는 진정한 행복입니다.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발언문 영문 번역본
Hello, my name is Han Jeah, a sixth grader at Seoul Heukseok Elementary School. I am standing here on behalf of the sixty-one children who have joined the Baby Climate Lawsuit, my beloved 2-year-old cousin, Ah-yun and on my own behalf.
Many adults believe that children have a limited understanding of the world, emphasizing our childlike nature and telling us to listen well. Yet they seem reluctant to provide answers pertaining to crucial issues like solving the climate crisis. We feel that they are passing these responsibilities onto us, the adults of the future. That’s why I am standing here today. We know more than you think; we are constantly learning, growing and thinking about issues that will affect our lives and the lives of future generations.
When I was ten, I already knew about endangered animals and noticed that spring and fall were getting shorter due to climate change. My family often discussed why these things were happening, and I realized that the Earth’s environment was in danger. The more I learned, the more precarious my future felt, which is why I had to join this lawsuit. It has already been two years since then.

Since then, I have taken action whenever possible. After learning that my favorite dolls end up as non-recyclable waste, I stopped buying them and avoided products with a lot of plastic. Along with my friends, I planted oak trees on a mountain of trash and visited a resource processing facility. Even the younger children involved in this lawsuit have been taking action.
I would like to ask the adults: When you were my age, did you ever feel uncomfortable about wasting food, buying things, or traveling by plane? Did your schools teach you how to live through a climate crisis? Our schools are already teaching us about the consequences of global warming. We must live through the climate crisis and understand how to reduce carbon emissions.
Two years ago, when I first held a press conference in front of the Constitutional Court, there were comments like, ‘What would a child know? Her parents must have made her do it.’ These comments were unfair. I felt that my serious ideas were dismissed just because I am young. Ideas should be considered based on their own merit, not the age of their source. Adults have the opportunity to elect members of parliament or the president through voting, but children do not have that chance. Participating in this lawsuit was the only action I could take—and I had to take—for the future.
I attended the entire, 5-hour long first public hearing as a member of the audience. During the session, there was a question about whether we were placing too much burden on future generations beyond 2031. The government responded by stating that it is better to set realistic goals than to aim high and fail. It felt as if they were saying the current generation is more important than solving future generations’ problems. By 2031, I will be 19 years old, an adult. How much will the Earth’s temperature have risen by then? I believe this lawsuit is a crucial turning point that will shape our future up to 2030 and beyond. It is not fair to place the entire burden of solving such a tremendous problem on future generations. If the future gets worse, we might have to give up everything we dream of.
To me, climate disaster is already a reality. In August 2022, there was a day when it rained incredibly heavily. Suddenly, there was so much rain that even though our house is on a hill, the first floor was flooded. When my mom went outside to check the surroundings, I was scared she might get hurt or not return. I couldn’t sleep all night for fear of a landslide. Eventually, this torrential rain submerged our country in a day, and many people died. Climate change is already causing death and suffering around the world, and the number of new lives being born will decrease. Although the planet Earth itself will continue to exist, many lives, including humans, may become extinct. If we delay what we can do now, our future will disappear like a flood.
I am not standing here just for myself but to protect the things we love. Even at this moment, our future, our Earth, and all the lives we love are in danger. I hope families, friends, people, and animals can live without danger.
If we don’t act now, the things we love will disappear. I hope that doesn’t happen. Thank you for listening to my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