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옥천에서의 맛난 만남’은 기후위기, 농업의 위기, 공동체의 위기를 더 가까이 실감하고 있는 지역의 지역민들이 중심이 되어 먹거리를 통한 건강과 환경을 배려한 밥상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시작되었다. 기후위기에 따른 먹거리 탄력성의 감소와 함께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인한 식생활 탄력성마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떤 먹거리 체계를 만들어가야 할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한 ‘맛남 만남’은 토종을 지키는 사람들의 밥상을 시작으로 슬로푸드, 맛의 방주의 밥상, 가까운 먹을거리, 제철밥상, 느슨한 연대의 청년밥상, 건강·환경·배려의 밥상, 퍼머컬쳐의 밥상의 6가지의 주제로 이어졌다.

충북 옥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보건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그녀는 여섯 번의 만남에서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동참하면서 연말에는 후속으로 이어진 ‘태초의 먹거리’ 주제로 한 강연에서 사회자로도 참여하였다. 채식을 지향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코로나 감염병의 확산이었고, 이러한 감염병의 확산의 주요 원인은 다름 아닌 기후변화에 있음을 자각하게 되면서였다고 회고한다. 아울러 중년 이후 건강을 위해 삶의 가치 있는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돌이켜보면 개인적으로 시작한 채식지향식단이 기후위기 대응 활동에도 관심가지고 적극 참여하게 되었고, 잘못된 식습관으로 신체적, 정서적으로 피폐해진 자신을 포함 주위 사람들, 특히 아이들의 건강위기 심각성에 대해 알리고 돕고 싶다는 강한 움직임으로 확산되었다. 개인 생활방식의 변화를 넘어, 자연과 사람은 지구의 주인이며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주변인들과 공유하면서 공동체를 모색해 보고자 함께 할 사람 5명 모으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사이 그녀는 틈틈이 텃밭에서 땀을 흘리면서 제철 먹거리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또한 함께 하는 주말 텃밭 활동을 통해 더불어 함께 하는 지역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다. “내 몸에 좋은 음식이 지구를 지키고 구한다”는 생각으로 2년째 채식으로 하루 세 번의 식사를 하고 있다.

올해에는 옥천에 채식지향(ok 그린비건)모임을 만들고, 오픈채팅방을 운영, 하루 한 끼 채식을 인증하면서 서로 격려도 하며,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채팅방을 통해서는 텃밭에서 직접 키운 재료를 활용한 요리와 자신만의 간단한 레시피를 공유하기고 하고, 미래의 건강을 위한 오늘의 식탁에 대한 책이나 지구 건강 지키기 위한 활동 등도 소개하며, 함께 생활에서 실천하고 행동하기를 이끈다. 월 2회 채식테이블 만남에서는 각자 음식 한 가지씩을 가져와서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영화도 보면서 먹거리와 식생활 탄력성을 위한 공동텃밭도 구상 중이다. 슬로푸드협회의 조직 원리인 컨비비움(convivium)이 이 모임에서도 보인다. ‘함께(con) + 기쁨(vivid) + 조직체(um)’의 공생 공락의 자리로 딱딱하고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먹거리를 앞에 두고 이야기 나누며, 편안하게 생각도 풍부해지고, 상상력, 창의력이 술술 나오는 자리인 것이다.
지역 교사모임 구성원들과 함께 〈기후반성문〉 북콘서트도 참여하고, 비전력 공동체놀이와 함께하는 그린비건 힐링 캠프도 개최하였다. 초등학교 보건교사인 그녀는 채식교사모임도 함께 하면서 지역민들과 교사들과의 연결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건강과 정서를 위한 탄소중립 채식지향 프로그램 운영과 채식지침서를 만들 것을 계획하면서 지속가능한 건강한 지역만들기로 에너지가 충만하다. 최근에는 23년 맛난 만남을 통해 만들어진 토종텃밭 동아리 구성원들과 함께 밥상활동을 위해 준비 중이다. 그녀의 활동은 24년 ‘생태미식학교’에서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