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만남] ③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급식

풀무학교에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고기없는 월요일” 강의와 『사랑할까? 먹을까?』 작가와의 만남 후, 건강한 먹거리와 공장식 축산에 대해 관심있는 학생들이 모여 〈사먹을까〉라는 소모임을 만들어서 공부모임을 시작하였다. 2022년부터는 동물권 영화제를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동물권 문제로 확장되면서 소모임이 〈소동〉이라는 동아리 모임으로 바뀌었으며 현재에는 먹거리자치위원회로 이어지고 있다.

풀무농업기술고등학교(이하 풀무학교)는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사는 평민”을 기르고자 1958년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세워진 학교이다. 2020년 봄, 학교급식에서 육류와 생선류를 제외한 식단을 거의 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채식을 지향하는 학생들에게 채식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채식 선택권을 보장해 달라는 헌법소원이 있었다.

2020년 봄, 학교급식에서 육류와 생선류를 제외한 식단을 거의 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채식을 지향하는 학생들에게 채식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채식 선택권을 보장해 달라는 헌법소원이 있었다.
사진출처 : izhar-ahamed

그즈음 풀무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부터 교내에 채식 소모임이 있고, 급식에서 “월요일은 고기없는 아침식사”가 제공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를 하고자 풀무학교를 방문했다. 풀무학교에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고기없는 월요일” 강의와 『사랑할까? 먹을까?』 저자와의 만남 이후, 건강한 먹거리와 공장식 축산에 대해 관심있는 학생들이 모여 〈사먹을까〉라는 채식 소모임을 만들어서 공부모임을 시작하였다.

이 모임에서는 학교급식에 고기를 포함한 메뉴가 대부분이어서 식사를 포기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영양사 선생님에게 전달하고, 또한 영양사 선생님의 채식식단 구성에 있어서의 어려움도 듣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이러한 의견을 토대로 하여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채식 식단을 짜서 영양사 선생님께 제안하는 ‘참여형 급식’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모임의 한 학생은 “채식은 먹고 싶은 것을 참으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식 축산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알고 접하다 보면, 채식을 지향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또한 채식하면서부터 피부도 좋아지고 배알이도 사라지고, 특히 미각 감각이 살아나 음식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체험담을 이야기했다. 자신이 선택한 한 끼의 식사일 뿐이지만, 그 선택이 환경과 동물에 대한 보호, 지구에서 함께 하는 생명체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자각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한다. 이를 통하여 본인들의 행동이 “고기를 못 먹는 것이 아닌, 안 먹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며 함께 동참해 주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채식을 지향하는 것의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채식 소모임에 참여한 학생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채식지향을 실행할 것이라고 단단한 각오를 하는 성숙한 학생들을 만나면서 우리 사회의 미래의 희망을 엿보았다.

풀무학교에서는 22년부터 동물권 영화제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사먹을까?〉 소모임에서의 공장식 축산에 대한 문제의 접근에서 동물권 문제로 확장되면서 〈소동〉이라는 동아리 모임으로 바뀌었다. 〈소동〉이란, ‘소리없는 동물들의 아우성’의 줄임말임과 동시에 학교에 소동을 일으켜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동〉 동아리 모임에서는 채한다-채식 한달만 한다-라는 프로젝트를 시행하였고, 이 프로젝트 통해 채식을 접한 학생들이 동아리에 들어와서 꾸준히 함께 하고 있다. 풀무학교에서는 2020년부터 ‘월요일은 고기없는 식단’을 시작하였고, 2024년인 현재에는 ‘매일 아침을 채식식단’으로 전환하여 전교생이 함께 하고 있다. 현재에는 한 달에 한 번 학교 주변의 나물이나 자신들이 직접 재배한 채소들을 활용하여 직접 음식도 만들어 채소가 가진 맛을 즐기는 학생들의 채식요리모임도 운영하고 있다. 2023년에는 선생님의 제안으로 채식위원회가 만들어졌고, 2024년에는 학우회장단의 공약으로 먹거리자치위원회(먹자)가 만들어졌다. 이 위원회에서는 선생님도 함께 하며, 채식 이외에 먹거리 자급, 먹거리 인식에 대한 의견도 나누고 있다.

2024년 풀무고등학교 소동 동아리모임과 먹거리자치위원회 구성원인 선생님, 학생들과 함께

지금 우리가 일상으로 접하는 한 끼의 식사는 당연히 식탁 위에 올라온 것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 동물 모두의 공동 협력 작품이다. 자치적으로 제안, 운영하는 먹거리자치위원회의 활동은 채식을 넘어 이제는 학교 구성원인 학생, 교사들의 서로간의 생각과 행동을 듣고 이해하는 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기후위기와 함께 먹거리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오늘날의 급식은 한 끼를 해결하는 단순한 식사 시간의 의미만을 가지지 않는다.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급식시간은 인간 이외의 동물과 함께 살아갈 지구환경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실습장이다. 풀무학교에서 실천하고 있는 활동들은 한 사람의 완전한 채식보다 여러 사람의 채식지향의 식사가 더 큰 힘을 내고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먹거리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고 학교 급식에서 행동으로 보여 준 풀무학교 학생들의 멋진 걸음에 박수를 보낸다.

나무늘보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먹는방법, 먹는다는 것에 대한 것으로 확장되었고, 먹을거리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이제는 발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행동이 느려 주위로부터 나무늘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현재 한살림생활협동조합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모心으로」(母心, 侍心, 初心, 合心)의 마음으로, 지식(지속가능한 식생활)을 키우자!라는 텃밭모임과 소모소모(반찬돌봄)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댓글 2

  1. 어머 제 후배들이 이런 활동을!! 기쁩니다.응원합니다.
    (저는 아주 오래전에 풀무 학교에서 혼자 채식을 실천했습니다:) )

  2.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멋진 청소년들입니다. 풀무학교가 채식이 가능하여 선택하였다는 친구도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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