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관점에서 보는 자연 -『나는 자연에 투자한다』를 읽고

저자는 만약 우리가 자연이 제공하는 것은 무료가 아니라 하나의 자본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유리하며, 또한 자연에 투자하면 다양한 이득이 있다고 믿게 되어 지금까지와는 달리 자연 생태계 보존을 위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 예측하며, 지금까지의 환경운동가들이 외치는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방법에 커다란 전환으로 자연 자본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기업과 연대하는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로 미국의 골드만 삭스에서 20여 년간 기업의 재무 부서에서 일한 경력의 소유자와 환경운동가이며 생물학자로 지속가능한 발전 분야의 전문가, 이 책은 두 사람의 공동 저작이다. 저자들은 지금까지의 환경운동가들이 외치는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방법에 커다란 전환으로써 자연 자본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기업과 연대하는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마크 터섹・조너선 애덤스 저, 『나는 자연에 투자한다』 (사이언스북스, 2015)

예를 들어, 우리는 자연의 혜택 중의 하나인 ‘물’에 대해 고마워하거나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우리 대부분이 물값을 아예 한 푼도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우리가 지불하는 수도 요금은 물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물을 집까지 가져오는 수도관과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인력에 대한 것으로, 물값은 물의 중요성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수십 년간 물 부족의 위험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만약 우리가 자연이 제공하는 것은 무료가 아니라 하나의 자본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유리하며, 또한 자연에 투자하면 다양한 이득이 있다고 믿게 되어 자연 생태계 보존을 위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 예측한다.

또한 저자는 다국적 기업들의 경제 활동을 부정하는 환경운동가들의 운동만으로는 지구 생태계는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수가 없다고도 말한다. 왜냐하면 지구상의 많은 인구가 문명의 혜택 속에서 살아가기를 열망하며, 세계 곳곳의 다국적 기업들은 이들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개발국가의 시민들이 문명의 혜택을 누린다면 지금보다도 더 많은 식량, 에너지, 그리고 물의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기에 지구는 더 큰 위험에 빠질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저개발 국가의 사람들에게 선진국 시민들이 누리는 문명의 혜택을 포기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저자는 자연 자본의 도입을 주장한다.

“자연에 새로운 가치를 매긴다는 것은 자연 보호의 가치와 인간의 발전, 과학과 경제학을 통합하는 작업으로 상황을 전체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우리가 번창하는 사업, 살 만한 도시, 푸르고 다양하며 생동하는 행성을 원한다면, 우리는 자연을 계산에 포함시켜야 하고, 자연이 제공하는 서비스들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아야 한다.”

저자는 스스로를 “과학에 기반을 둔 현실주의자”라고 말하며, 특히 농업 분야에서는 과학의 역할이 크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더 적은 땅에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해야 하고, 더 적은 물과 더 적은 화학 물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자는 지구상의 인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 자연 보호 운동가, 그리고 정부가 긴밀하게 협력해야만 한다고도 지적한다.

“기업들은 손익 계산에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하고, 장기 결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자연 보호 운동가들은 농업과 손을 잡고 식량 생산을 안전하게 집중화시켜, 더 이상의 토지 변용을 최소화하고 집약적 농업에 근처 야생 동식물과 자연 서식지에 미치는 영향을 줄어야 한다. 정부는 70억 세계 인구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정책을 만들고 이에 투자해야 한다.”

자연이 곧 다른 자본이라는 인식의 전환. 사진 출처: TheDigitalWay

또한 저자는 삼림과 초지, 습지와 강 등이 연결망을 이루는 녹색 인프라가 생태계의 기능을 유지해 주고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를 제공하고 물을 여과하고 홍수를 통제하며 공기를 정화하며 여가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인간의 복지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수익성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자연에 올바른 투자를 하기만 하면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인류는 자연 생태계 파괴로 인한 기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연 보호는 환경운동가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으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앞으로는 기업과 소비자들이 연대하여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이제는 고정관념을 고수하기보다는 여러 방면에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환성

공학계 앤지니어로 10여년간 인간중심주의가 지배하는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인문학에 목말라했다. 지금은 현장을 떠나 자유로이 독서와 함께 인문학에 빠져 있으며 철학과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삶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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