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 책은 일종의 실천 매뉴얼인가요, 철학적 선언문인가요?
A. 양자 모두입니다. 우리는 기후 위기 시대를 벗어나기 위해서 사회-문명-인식-생산-소비-삶 등등의 대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결정을 내려왔던 형식, 비인간 존재를 바라보는 태도, 사물과의 관계맺기 방식, 생산하고 소비하는 습관 등을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다시 형성하기 위한 과정을 밟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책은 어떤 점에서는 관점과 인식의 전환을 위한 철학적 선언을 한 것이며, 또한 삶의 실천을 새롭게 형성하자는 실천적 선언을 한 것이기도 합니다.
Q. 일반 독자들에게 협치라는 개념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A.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생활방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만큼, 모두가 참여하면서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협치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합니다. 우리는 정치인들이나 전문가, 관료가 주도하는 협치를 위로부터의 협치로 이해하고, 기후 위기의 당사자들인 모든 사람들을 포함해, 지구에 거주하는 다양한 형태의 존재자들이 참여하는 협치를 아래로부터의 협치로 이해합니다.
Q. 협치가 실패하지 않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A. 협치는 성공과 실패의 언어로 이해하기보다는, 얼마나 많은 그리고 다양한 사람과 존재자들이 참여하느냐로 가늠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더(혹은 덜) 좋은 협치, 더 많은(적은) 아래로부터의 협치, 더 적극적(소극적) 협치와 같은 언어 말이죠.
Q. 탈성장을 정치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일까요?

사진출처 : Tường Chopper
A. 가장 첫걸음은 나와 내가 참여하는 공동체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현실로서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삶의 실천을 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따라서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제도와 관계망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사실 그 역시도 모두의 변화를 위한 노력인만큼 그 출발은 개인의 삶의 변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비전은 무엇인가요?
A.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라는 책 제목이 말해주듯, 기후 위기 속에서 함께 협치를 통해 삶의 전환을 위한 제도와 관계망을 수립하고, 그 내용은 지구 내에 거주하는 모든 존재자들이 공생하고 연대할 수 있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을 비전으로 갖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이 책이 포함된 기획인 ‘그린풋 시리즈’의 지향점과 일치하며, 그 내용은 인간과 비인간이 공생하는 생태 민주주의의 실현입니다.
Q. 생태적지혜연구소에서 진행하는 다른 활동들도 궁금합니다.
A. 생태적지혜연구소는 마음생태, 사회생태, 자연생태를 연결하는 연구 및 교육, 실천 프로젝트들을 운영하면서 구성원들이 함께 웹진(https://ecosophialab.com/)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문제, 성장주의적 정책, 지역개발 등과 관련된 생태적 이슈를 포함해, 여러 형태의 생태실천, 풀, 나무, 숲, 동물, 바람, 늪, 바다의 이야기들, 사회적 소수자들의 활동 등을 소개하거나 그에 대한 여러 입장들을 발표합니다.
Q. 신승철 소장이 이 책을 보았다면 뭐라고 했을까요?
A. 신소장님이 살아생전 자주 했던 말, ‘오 좋네’ 혹은 ‘어휴 잘했다’ 혹은 ‘이제 다른 거 해야지’라고 하겠죠?
Q. 이 책이 특히 청년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사진출처 : Mídia NINJA
A. 많은 기후 정책들이 미래 세대인 아이들의 관점을 그들이 아직 어리고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배제하거나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곤 합니다. 저는 청년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IPCC 보고서들을 포함한 여러 기후보고서들은 2030년을 (지구평균기온이 산업화시대에 비해 1.5℃ 상승을 훨씬 초과할 가능성에 따라) 기후재앙이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2050년을 2.0℃ 상승에 따른 인구 대이동, 식량 및 담수량의 부족과 함께 생태가 생존 불가능 상황에 도달할 시점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미래의 시간을 살아갈 청년들이 대안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일상적 삶 자체가 위협받는 즉 하루하루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을 막아내는 당사자들의 생존투쟁의 함성일 테니까요.
Q. 시민들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기후 협치’는 무엇이 있을까요?
A. 주민자치회 참여, 지역 농산물 소비, 생태교육, 동네 커먼즈 만들기 등부터 시작할 수 있으며, 그것은 국가와 자본,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결정의 주도권을 가져와 시민들 자신이 직접 실천할 여러 대안적 제도를 수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대안적 제도는 한번 수립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구에 거주하는 다양한 존재들의 관점이 추가되고 더해질수록 탄력성을 가지고 다시 재구성되는 역동적 과정 속에 놓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역동적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협치의 형태를 ‘구성적 협치’라는 이름으로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Q. 현재의 정치권은 협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A. 지금까지의 협치는 대부분 말만 협치라는 이름이 붙여졌을 뿐, 실질적인 협치였던 적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루어진 여러 민-관 협치를 ‘관치’로 이해하면서 그와는 다른 아래로부터의 협치에 ‘구성적 협치’, ‘민주적 협치’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그러한 협치를 이루어낼 존재자의 수와 다양성이 풍부해질수록 협치가 ‘실질적이고’ ‘강력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책을 마무리하며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이 책은 기후위기라는 고통스러운 상황(그리고 그와 더불어 공동저자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의 상황)에서 출발했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 더 안전한 사회, 더 다양한 관계망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우리는 기쁨과 사랑을 만들어내는 아래로부터의 다양한 힘들을 믿고 그 힘들과 함께 공생공락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과 욕망 속에서 이 책의 내용을 작성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는 배제되거나 소외되어왔던 다양한 인간들 및 다양한 존재들과 함께 기쁨의 춤을 추고 행복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작은 힘을 보태고자 했습니다. 차별과 배제에 맞서면서 지구거주자 모두에게 닥쳐온 위기를 함께 풀어나가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기후 협치’입니다.
-마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