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詩] 고사리무침

이 땅을 지킨 모든 여성들을 기리며 쓴 글이다.

우리 엄니 밥상에

고사리무침

곱디곱던 손들이

문드러질 때까지

따고 따고 또 따서

삶고 삶고 또 삶아서

말리고 말리고 또 말려서

담고 담고 또 담아서

어느 고된 화물기사 트럭에 실려온

말린 고사리

다듬고 다듬고 또 다듬어서

불리고 불리고 또 불려서

볶고 볶고 또 볶아서

내어주신

왼쪽은 홍지네고사리, 오른쪽은 탐라별고사리

맛있는

고사리무침

달개비

필명 달개비, 아파트 풀밭 위에 한 평 땅만 있어도 하루 종일 꽃과 나비와 나와 숲과 우리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지구를 지키는 숲해설가, 산림치유사이며 글과 그림으로 자연관찰을 하는 기록가이기도 하다.
공저 『어쩌다환경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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