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기후송_작곡일지 시즌2] ⑦ 함께 흐르는 강 -AI작곡편

이번 곡은 ‘함께 흐르는 강’이라는 곡으로, 생명의 강인 금강은 지금처럼 계속 흘러야 하고, 우리가 그 길에 함께 서서 외치겠다는 염원과 의지를 담은 노래. 금강 세종보 재가동에 반대하여 천막농성장이 세워졌고, 이후 300일 투쟁문화제 초대글의 내용으로 만들어진 노래.

주제에 대하여

이번 주제는 ‘강’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금강’입니다. 4대강 사업, 정말 좀비 같습니다. 끈질깁니다. 그 얘기를 시작하면 너무 길어지기에 이번에는 제가 금강 ‘세종보’에 다녀온 이야기를 간단한 기행기처럼 써보려 합니다. 이에 앞서 이 투쟁 과정 전반을 짧게 살펴보겠습니다.

*관련 영상: doyofilm youtube 〈세종보 수문이 닫히면 생기는 일〉

세종보 재가동 반대 투쟁을 하게 된 사연

우선, 영상을 통해 보철거시민행동 임도훈 상황실장이 설명해 주는 세종보 재가동 반대 투쟁 이야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시작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영상강과 금강 등 네 개의 강에서 하천 바닥의 모래를 긁어내고 16개의 보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로, 사업명과는 달리 녹조, 악취, 수질 하락 등의 여러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금강 세종보는 2012년에 준공되었고, 5년간 가동되었는데, 이후 강 자연성 회복 정책에 따라 세종보와 공주보를 개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18년부터 세종보가 전면 개방되었고, 2021년까지 약 4년간 운영되었는데, 이로 인해 자연성이 회복되었고, 수질이 개선되며 녹조가 사라졌습니다. 결국 세종보의 철거가 결정되었는데, 경제성 평가에서 철거가 유지보다 2.5배 더 경제적이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 철거계획이 취소되었고, 자연성 회복정책도 무산되었습니다. 현재는 댐 추가 건설과 하천 준설이 물 정책의 기조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결국 보를 재가동 한다고 결정이 되었고, 이를 막기 위해 천막농성장을 치고 투쟁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세종보 하류에 위치한 이 지역은 수문을 닫으면 수위가 올라가 위험해집니다. 수위가 차오르면 수많은 생명체들이 죽고, 시민들이 안전하게 강변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집니다. 세종보가 설치되기 전 이 지역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살았으나, 보가 생긴 후 서식지가 사라졌습니다. 현재 흰목 물떼새가 알을 낳고 있는데, 수문을 닫으면 이들의 서식지도 수몰될 것입니다. 이곳의 다양한 생명들을 해치고 내쫓으면서까지 우리가 더 발전하고 편리해질 필요가 있을지, 함께 공존할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생명연대 집회. 사진 : 좌_이경호, 우_김영준

세종보 천막농성 ‘300일 투쟁문화제기행기

“지난 2월 23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300일 투쟁문화제’에 다녀왔다.

꼭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서울에서부터 거리가 있다 보니 미루고 있다가, 2월 15일에 열린 광화문 집회가 계기가 되었다. 이날 개발과 파괴로 생태학살이 진행되는 전국의 활동가들이 모두 모였는데, 난 공연자로 참여하여 작게나마 연대할 수 있었다. 가덕도, 수라갯벌, 제주, 설악산, 지리산, 4대강, 전국신규댐반대주민대책위원회, 홍천풍천리양수발전소건설반대위원회.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각각의 현장에서 도움의 손길도 별로 없이 고립감을 느끼며 외롭게 싸워온 활동가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그 연대의 마음을 발언과 호응을 통해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그날 집회를 마치고 거의 일주일 후 300일 투쟁문화제가 열린 것인데, 꼭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고, 시키지도 않은 공연도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관련 기사: 「생명 생태를 학살하는 윤석열을 파면하라」 이경호, 『oh my news

문화제 당일, 오랜만에 홀로 서울역에서 KTX 기차를 타고 오송역으로, 오송역에서 버스를 타고 세종보 천막농성장으로 이동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탁 트이는 시야가 좋았다. 도시화 된 모습과 강의 자연생태 모습이 뭔지 모를 이질감을 느끼게 했는데, 특히 천막 위로 거대한 대교가 주는 위압감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날은 일요일이었고, 개인적으로 개신교인이라 별일 없으면 교회에 가는 날인데, 그날은 일종의 현장예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가는 길도 순례의 길 같았고, 현장은 신이 함께하는 곳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인지 천막 앞에 아주 작은 연못 같은 곳에 고무보트가 하나 있었는데, 마치 예수께서 몰려드는 사람들을 피해 호수에 작은 배를 띄우고 거기서 말씀을 전파하던 모습이 떠올라 묘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세종보 천막농성장 위로 뻗은 대교(좌)와 천막 앞 물웅덩이와 고무보트(우). 사진: 김영준

무거운 이슈와는 달리 당일 현장 분위기는 꽤 화기애애했다. 노래와 창, 시와 기도문이 어우러져 여느 투쟁현장의 분위기와는 달랐다. 세찬 강바람이 가끔 방해를 놓았지만, 따스한 햇볕이 훈훈히 덥혀주었다. 특히 갈대숲 위로 내리쬐는 겨울 햇살이 주는 평화로움이 참 좋았다.

주변에 보이는 이쁜 돌들을 주워 갖가지 색상의 사인펜으로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를 적는 시간 역시 여느 집회현장에서는 해볼 수 없는 경험이었다. 색색의 아름다운 돌들에 멋지고 의미심장한 시구 같은 메시지들이 모이니 작지만 큰 돌탑이 되었다. 이 단단한 돌처럼 저기 적힌 문장들은 단단하게 살아남아 이 강과 생명들을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를 적은 돌탑. 사진: 좌_김병기, 우_김영준

*관련 기사: 「죽음에서 부활한 강, 금강을 그냥 냅둬유」 김병기, 『oh my news

가사

[1절]

세 계절이 지나고 다시 봄이 오네

흐르는 강물 따라 바람이 속삭이네

고라니의 눈빛 속에, 수달의 노래 속에

우리는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네

[후렴]

함께 흐르는 강, 함께 부르는 꿈

봄이 오면 우리 다시 만나리

닫힌 물길을 열고, 생명이 춤추도록

금강에 서서 우리는 외치리

[2절]

머나먼 제주에서 설악산 그 끝까지

손과 손을 잡으며 이어진 길 위에

너구리의 한걸음, 오소리의 긴 숨결

이 땅을 지키는 우리의 노래

[후렴]

[브릿지]

투쟁 없이 희망 없고

투쟁 없이 사랑 없네

흐르는 강물처럼 끝없이 나아가리

[엔딩]

맑은 물결 따라 햇살이 부서지고

다시 피어날 생명을 기다리네

함께 흐르는 강, 함께 부르는 꿈

금강에서 우리 다시 만나리

종보 천막농성 300일 투쟁문화제. 사진: 김병기

가사와 작곡에 대하여

텔레그램방에 올라온 보철거시민행동 문성호 공동대표님의 300일 투쟁문화제 초대의 글이 너무 좋았습니다. 노래로 만들어야겠다 싶었는데, 이게 언제 노래가 나올지 기약이 없는지라 망설이다가, 월간 기후송 컨셉이 생각나 AI의 도움을 조금 받아 글을 요약하고, 가사로 정리해 준 것을 몇 번 수정하여 다듬고, 평소처럼 suno를 돌려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한두 번 만에 나쁘지 않은 곡이 나와서 농성장 가는 길에 따뜻한 볕을 맞으며 계속 그 노래를 들었습니다. 원하는 곡이 안 나올 때는 정말 10번 이상 돌려도 안 될 때가 있는데, 이번엔 빨리 나와 다행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가사는 세 주체가 공동 작사한 걸로 봐야겠네요.

곡은 들으시면 아시겠지만 아주 전형적인 어쿠스틱한 발라드입니다. 아무래도 민중가요 같은 현장 투쟁곡 느낌보다는 일반 가요처럼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슈를 모르시는 분들도 가볍게 듣다가 자연스레 이 문제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하는 생각으로요. 그렇게 편하게 들으시면 좋겠습니다.

노래 듣기(링크)

함께 흐르는 강 -AI작곡편

김영준

기후위기를 극복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싶은 두 아이의 아빠이자, 예술의 힘을 믿으며 '월간 기후송'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싱어송라이터. 교육의 중요성을 고민하는 기후환경강사이면서, 종교(신앙)의 힘을 아직 믿는 기후위기기독인연대 활동가, 그리고 정치에 희망을 버리지 않은 녹색당 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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