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다리고기다리던(이 문구를 아는 당신은 훗), 연재를 석달만에 잇게 되었네요.
제가 갔던 두아르네즈 라는 곳은 정말 작은 동네였는데요, 얼마나 작은 동네냐면 제가 살고 있는 하동보다 더 작은 마을이었어요. 저희는 경비를 아끼기 위해 3주 동안 있는 동안 대부분 직접 요리를 해서 먹었어요. 그래서 자주 시장과 마트를 이용 했었는데요
우리나라로 치면 ‘한살림’마트라고나 할까요? ‘바이오마트’라는 생협 같은 곳이었어요. 그 마트에는 에어컨을 작동 안하는 상점도 있었고요 야채를 보관하고 있는 모습이 우리랑 달라서 놀랐더랬어요.

몸에 탈이 날 수 있는 유제품 등은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었지만 대부분의 채소들이 그냥 상온에 보관되어 있었어요. 시들지 말라고 물병에 꽂아 두었다든지, 너무 작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시든 야채들도 그대로 진열하고, 게다가 그걸 사는 사람이 있는 게 참 신기한 거예요.

대부분의 채소들이 포장지가 없는 채로 진열되어 있었고, 포장지가 필요하다면 종이봉투에 담아 가게끔 되어 있더라구요. 그 종이봉투도 집에서 가지고 온 걸 재활용해서 담아가구요. (그 모습을 찍고 싶었지만 미처 사진을 찍지는 못했어요)
두아르네즈에서의 우리들의 일상이라곤 낮엔 낚시를 하거나 동네를 산책하거나 까페에서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일상이었데요 그런 일상에서 아주 큰 오락거리 중 하나는 매주 수,일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엘 가는 거였어요. 뿌리채소들의 생장점을 살려서 파는 농부들, 키우는 닭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그 닭들이 낳은 알들을 자랑스러워하는 달걀아저씨를 만나는 게 한주의 기쁨이었거든요.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맛있는 음식과 비싸지 않는 와인을 즐길 수 있어서, 우린 시장엔 안가는 날엔 시장가서 무엇을 살 건지 어떤 걸 먹을 건지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물론 돈을 아끼느라 매번 먹을 순 없었지만.

역시 낭만은 ‘굳이 이렇게까지’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다 먹은 접시들은 이렇게 처음 가지고 온 부스로 돌아가서 돌려주면 되는데요.

내가 이제껏 겪은 시장의 모습은 일회용이 없으면 안 되는 시장이었는데, 일회용이 없어도 되는 시장은 어디서부터 무엇으로 나눠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어요. 분명 번거로웠을 그 음식엔 ‘대접’이라는 정성이 담겨 있었구요, 그 음식을 대접받은 저는 그 가게 아저씨 아줌마가 사장님으로만 보이지 않았어요. 꼼꼼한 성격의 와인아저씨, 쾌활했던 굴아줌마를 만날 수 있는 그 시장에서 내가 마신 공기와 즐긴 낭만은 향후 10년간은 우려먹을 거예요. 하하.
아, 그리고 1편에서 자랑했던, 프랑스 한인민박에서 얻어온 배추씨앗 작년 가을에 뿌렸다고 했잖아요. 경과가 어떻게 되었냐면요…

짜잔!!!
네네. 묵묵히 겨울을 견디고 이렇게 꽃을 피우더니, 씨앗을 품었답니다!
작년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다고도 했었고, 안 오던 눈도 겁나 내렸더랬고, 비닐을 안 씌우면 얼어 죽는다고들 했지만, 저의 배추는 살아남았어요.
프랑스에서 배추 종주국인 동포에게서 배추씨앗을 얻어왔는데, 이렇게 살아남아 천배로 불어나서 내 곁에 남았다는 게 참 신기하고 대견해요.
이 자랑스런 배추씨앗을 제대로 자랑하고 싶은데, 올 가을 연구소에서 배추전 파티 콜? 찡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