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마음으로’ 전시 보고
추어탕 먹다가 구멍 이야기를 했어
빨대 구멍이 몇 개냐는 아이의 질문에
어른들이 심각해졌어
움푹하면 구멍일까 뚫려야 구멍일까
작아야 구멍일까 크면 구멍 아닐까
콧구멍 속 코딱지 후비듯 점점 꼬여갔어
미꾸라지처럼 마구마구 꼬였어
가슴에 구멍이 나야 사랑이라고 쓴 적 있어
클라인씨의 병처럼 안이 밖이고 밖이 안인 구멍은 뭐야
정말 구멍 안은 안일까
내 땀구멍은 백만 개
땀구멍의 구멍은 피부 안일까 밖일까 숭숭
나도 구멍투성이야
입을 벌리면 순식간에 관통해 허공이
허무해
우주도 구멍이야 허무해
아침엔 양말을 고르며 구멍을 걱정했고
오전엔 땀이 바다같이 넘쳤어
해변을 걷다가 구멍 난 돌과 소라와 고둥에 반했어
손가락을 다치고도
에스페로 리는 핸드팬을 열심히 두드렸어
널널이 구멍 났어
파도와 바람이 통과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