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지자체의 기후위기 대응 그린 뉴딜 정책 분석 ②

탄소중립은 가능한가? 그린뉴딜은 녹색전환을 이루고 있을까? 탄소중립은 불확실한 기후위기 앞에서 사회가 이뤄내야 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이고, 그린뉴딜은 기후위기 대응, 불평등 해소,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탈탄소 경제사회 대전환이나, 이대로라면 모두 요원하다. 본 글에서는 아래로부터의 전환을 화두삼아 기초지자체의 그린뉴딜 정책 현황을 살펴보고, 경향성을 분석한 후, 녹색전환 이행을 위해 제언한다. 총 3회 시리즈 중 이번이 두 번째 글이다.

2. 기초지자체 그린뉴딜 수립 현황

기초지자체 그린뉴딜은 원활하게 이행되고 있는가?

2020년 10월 말에 2050 탄소중립이 발표되며 지역 기반 그린뉴딜에는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되었다. 각각의 지방정부는 그린뉴딜을 실행하고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는 주체로서 재생에너지, 농업, 수송 및 공공교통, 건물, 자원 순환 등 다양한 부문에서 기후위기와 지역 에너지전환, 그린뉴딜을 연결짓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오고 있다. 기초지자체는 두드러지게 기후위기 대응에 앞서왔고, 기후위기 대응·에너지전환 지방정부협의회(이하 협의회) 소속 지자체들은 이러한 흐름을 주도해온 면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지자체에서 세운 계획과 정책은 원활히 이행되고 있을까? 실제로 지자체의 전환을 이끌어낼 계획과 이행방안은 얼마나 수립되어 있고 현황은 어떨까.

이에 대해서는 희소식보다는 비보가 먼저다. 지방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수립과 실행은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지방재정 악화로 그린뉴딜에 규모 있는 예산을 투입하지 못하는 등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의 중앙정부, 17개 광역지자체, 226개 기초지자체로 이어지는 행정체계 속에서 지방자치의 역사와 함께, 기초지자체가 가진 한계는 분명하다. 기초지자체의 권한과 자원 부족, 정부사업 매칭 부담, 예산 장벽, 공무원 사회의 제도적 장벽, 거버넌스 역량 부족,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 부족 등 기초지자체가 현재 겪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는 다양하고 총체적이다.

아래에서는 협의회 소속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그린뉴딜 정책을 수립한, 혹은 수립하려는 지자체의 정책 현황을 파악하고, 이행의 장벽, 장벽을 해결하기 위한 제언 등을 도출한다. 협의회 소속 32곳 지자체(당진시, 화성시, 대덕구, 도봉구, 강동구, 종로구, 서대문구, 수원시, 전주시, 춘천시, 광명시, 안산시, 아산시, 오산시, 부여군, 광주시, 청주시, 구리시, 유성구, 여주시, 거창군, 봉화군, 시흥시, 고양시, 부안군, 성북구, 부산 동구, 포천시, 논산시, 은평구, 성북구, 노원구)와 소속 외 4곳(성남시, 양평시, 남해군, 창원시)의 그린뉴딜 계획 자료를 분석했다. 계획의 수립 유무와 정도에 따라 (가), (나), (다)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1

②그룹 별 그린뉴딜 계획 현황과 사례들

〈표 1〉 기초지자체 그린뉴딜 정책 수립 현황(가 그룹)

가 그룹은 그린뉴딜 계획을 수립했고 실행과 이행체계가 구체적인 지자체다. 모든 분석항목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고, 각 지자체 별로 두드러지는 특색이 존재한다. 가 그룹에는 당진시, 화성시, 대덕구, 도봉구가 포함된다.

〈표 2〉 기초지자체 그린뉴딜 정책 수립 현황(나-1 그룹)2

나 그룹은 그린뉴딜 계획을 수립했으나 온실가스 감축목표 및 이행방안, 예산 및 확보방안, 일자리, 에너지전환, 시민참여 등이 빠졌거나 미흡한 지자체다. 나 그룹의 경우는 세 개로 나눠지게 되는데, 나-1 그룹은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가지고 있으나 온실가스 감축 세부 이행계획, 예산확보방안 등을 개선해야 하는 그룹이다. 수원시, 종로구, 강동구, 서대문구, 전주시가 여기에 해당한다.

〈표 3〉 기초지자체 그린뉴딜 정책 수립 현황(나-2 그룹)

나-2 그룹은 2050 탄소중립 목표는 있으나, 2030 온실가스 목표가 부재한 상태로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부재한 단계이다. 광명시, 춘천시, 안산시, 아산시가 여기에 해당한다.

〈표 4〉 기초지자체 그린뉴딜 정책 수립 현황(나-3 그룹)

나-3 그룹은 지자체의 뉴딜 계획에 통합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이다. 부여군, 청주시, 오산시, 구리시, 광주시, 유성구, 여주시가 여기에 해당한다.

협의회 소속 외 지자체에서는 성남시, 양평군, 남해군, 창원시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해당 지자체들은 모두 나 그룹에 포함되며 각각의 특색을 지닌다.

〈표 5〉 기초지자체 그린뉴딜 정책 수립 현황(협의회 소속 외)

〈표 6〉 기초지자체 그린뉴딜 정책 수립 현황(다 그룹)

다 그룹은 그린뉴딜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지만 수립 예정이거나 의지가 있는 지자체다. 거창군, 봉화군, 논산시, 양천구, 부안군, 고양시, 시흥시, 은평구, 부산 동구, 포천시, 성북구, 노원구가 해당된다. 가, 나 그룹의 표에서 각 지자제 별 ‘계획수립 현황’을 볼 수 있었다면, 다 그룹의 응답에는 그린뉴딜 계획의 이행이 어려운 까닭을 살필 수 있다. 거창시, 봉화군, 논산시, 양천구, 부안군, 고양시는 계획 수립 예정에 있고, 시흥시, 은평구, 부산 동구, 포천시, 성북구는 미정이다.

3. 기초지자체 그린뉴딜 정책의 좋은 사례들

기초지자체 그린뉴딜 정책을 살펴보며 모범이 될만한 정책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가 그룹의 당진시, 화성시, 대덕구, 도봉구는 특색과 체계성을 모두 갖춘 면이 있다.

당진시는 2016년부터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세운 지자체로, 오랜 준비를 통해 탈석탄 정책을 제1의제로 ‘정의로운 전환’을 앞세운 그린뉴딜 안을 추진 중이다. 지역에 미칠 기후변화 리스크를 적응과 저감 양 측면에서 상세히 진단했고, 재생에너지 잠재력 평가를 수행하는 등 전환의 이행가능성에 대한 검토도 되어 있다. 뉴딜 사업별로 세부목표를 분명히 설정해 상세한 추진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지속가능발전이행목표(SDGs) 연계성 분석 등 사업의 지속가능성 평가체제를 구축해 두었다. 세부 정책으로는 RE100 산업단지를 만들고 그린뉴딜 특구를 지정했으며 사회적경제조직 육성 정책이 있다. 2020년 7월 당진 에코파워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태양광 발전단지 전환이 완료되는 등 당진시의 정의로운 전환은 진행 중에 있다. 화성시의 그린뉴딜은 세부 사업별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연계성을 분석하고, 지속가능성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는 면에서 구체적인 평가체계가 잘 자리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세부사업의 예산, CO2감소, 일자리, 재생에너지 발전량 등 계획과 효과가 잘 분류되어 있다. 화성시도 그린뉴딜 특화지구를 만들었고, 1000억 원의 시민펀드를 조성하려 한다. 친환경 무상교통 지원으로 시민의 기본권인 이동권을 보장하는 정책이 인상적이다.

대덕구의 그린뉴딜은 사회적경제 기반 그린뉴딜의 모범격으로 단연코 주민참여가 돋보인다. 산업 전환에 치중되는 다른 지자체의 그린뉴딜과 다르게 지역 구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여타 문화, 교육, 복지 정책과 함께 그린뉴딜을 구성했다. 지역화폐 연계 녹색경제 비전, 채식으로 기후위기 낮추기 캠페인, 에너지자립마을, 에너지카페 추진, 주민대상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교육 등 기대되는 정책이 많다. 대덕구의 그린뉴딜에는 사회적경제 비전이 분명히 들어가 있고, 한걸음 앞서 지역화폐를 연계한 녹색경제의 비전을 뉴딜의 구상 가운데에서 보인다. 이 방안은 주민참여 활성화를 더불어 가져오는 효과가 있다.

도봉구는 서울의 기후변화 데이터와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에 기반한 정책을 펴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T/F팀, 기후변화 대책위원회 등 탄탄한 추진체계와 거버넌스 구성이 돋보인다. 핵심사업 별로 장단중기 로드맵이 체계화되어 있고, 사업이 완화와 적응으로 분류되어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300MW 보급, 1인당 도시숲 4.5㎡ 조성 등 짜임새 있는 정책목표가 인상적이다.

4. 기초지자체 그린뉴딜 전체 경향성 분석 9가지 경향성

이상의 그룹 별 그린뉴딜 현황을 바탕으로 전체 경향성을 살펴보았다. 협의회 소속 40여개의 지자체 중 32개 지자체를 살폈을 때, 4개 정도의 지자체만이 목표와 실행조직과 이행기반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고, 나머지 지자체들은 대부분 계획만 수립된 상태로 여러 고민과 과제와 어려움을 복합적으로 안고 있다. 이상의 분석에서 전반적으로 공통되는 아홉 가지의 경향성을 짚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30·2050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이행계획의 부재이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많은 지자체들이 2050 탄소중립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추상적인 목표에 가깝다. 그러다보니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한 경우도 드물고, 현 지자체장 재임 기간인 2021년과 2022년에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일 것인지에 대한 목표를 수립한 지자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가 그룹을 제외하면 온실가스를 어떻게 줄일지에 대한 구체적인 감축 이행 계획을 수립한 지자체도 드물다. 즉,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어떻게 줄일지는 미지수인 상태이다.

둘째, 기초지자체들은 2020년 그린뉴딜 초기 계획을 수립한 이후 2021년 실행계획을 연동해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이 발표되고 지자체의 뉴딜 ‘추진계획(혹은 종합계획)’안은 나왔지만, 이 계획을 실현할 ‘이행계획(혹은 세부계획)’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지자체들은 이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악화와 예산축소, 지자체 실정에 맞는 그린뉴딜 세부계획 수립 역량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셋째, 그린뉴딜이 우산정책으로 자리잡지 못해 에너지전환 계획, 탄소중립 계획, 그린뉴딜 계획이 분절적으로 나뉘어 있다. 이렇게 될 때 그린뉴딜은 지자체의 전환 정책 전체를 포괄하지 못해 통합정책으로서의 의미를 잃는다. 특히, 탄소중립(목표)을 달성하기 위한 전환정책으로서의 그린뉴딜(수단, 방법)이라는 목적과 수단의 관계설정이 아닌, 어느 곳에서는 그린뉴딜을 말하고 어느 곳에서는 탄소중립을 말하는 등 용어가 혼재 되어 있다.

넷째, 중앙정부, 광역지자체와 소통이 긴밀하지 못해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예산에서 중앙정부 공모사업 의존도가 높은데, 이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자체가 우산정책으로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를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수립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초지자체의 계획 중 광역지자체의 그린뉴딜 정책이 언급되는 경우가 잦았지만 구체적으로 협력이나 지원이 연결된 경우는 드물었다.

다섯째, ‘정의로운 전환’의 부재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불평등 해소가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그린뉴딜이 온실가스 감축 계획으로만 이해되는 측면이 강하고, 그린뉴딜의 양대 목표 중 한 축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사회적 안전망을 형성해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접근이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환의 과정에서 있을 산업전환과 일자리 문제에 대한 고려는 당진시와 대덕구를 제외하면, 찾아보기 어려웠다.

여섯째, 포괄적인 시민참여·시민주체 연계가 부족하고, 중간지원조직 연계 및 거버넌스가 부재하다. 이는 행정 주도 방식의 경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계획에 ‘시민참여’가 표현된 지자체도 있지만 무엇을 결정하고,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경로를 설계한 곳은 적었다. 지역의 전환에 있어서 지역주민과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참여경로를 구체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지자체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총괄할 통합지표와 관리체계가 부재하다. 온실가스 감축을 총괄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줄일지의 수치, 산정방식, 항목이 제각각이고 보편적인 지표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일자리와 불평등 해결 방안 목표도 같은 맥락이다.

여덟째, 디지털 뉴딜이 그린뉴딜과 동일선상에 놓이는 경우가 다수였다. 디지털 뉴딜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혁신을 이뤄내고,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그린뉴딜에 연동될 필요가 있다.

아홉째, 지역 에너지 전환이 수소 산업에 치중되는 경우가 다수로, 시민 참여형 재생가능에너지 확산방안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디지털 뉴딜과 마찬가지로, 수소에너지 이전에 지역에서 생산해야 할 재생가능에너지가 정책 우선순위에 놓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수소에너지에 집중되는 경향이 발견된다.

* 다음편에 계속….


  1. 분석을 위한 항목 선정 기준 및 그룹별 분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원칙과 명확성으로 그린뉴딜에 핵심적인 지표와 목표(온실가스 감축, 에너지전환, 일자리)가 명확한지 살핀다. 둘째, 구체성으로 구체적인 추진체계 및 이행 체계, 예산확보 방안이 있는지 살핀다. 셋째, 민주성으로 그린뉴딜 계획 수립 및 시행에 있어 시민참여 및 거버넌스가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 살핀다. 이상의 분석기준과 항목에 따라 자료를 송부 받은 지자체 32+4 곳을 가, 나, 다 세 그룹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기초지자체의 ‘그린뉴딜 계획’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하지만 탄소중립 계획, 에너지전환 계획의 이름으로 나온 지자체의 많은 자료들은 송부 받지 못하였다. 각 지자체의 정책계획에서 용어의 혼재가 심각한 것을 유념해야 한다. 그린뉴딜 관련 자료를 요청함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 탄소중립이나 에너지전환 명목으로 수립된 계획이 분석대상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또한 계획에 담기지 못한 지자체의 녹색전환에 관한 실천이 있을 수 있다. 일례로 어느 지자체의 그린뉴딜 안에는 거버넌스에 관한 항목이 없지만, 실제로 해당 지자체는 활발한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정책을 시행하기로 유명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각 지자체의 모든 기후위기대응·에너지전환·녹색전환에 관한 노력과 계획을 분석하지는 못한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안을 유념해야 함을 강조해둔다.

  2. 이유진·장윤석. 기초지자체 그린뉴딜 정책 수립 현황과 이행장벽 분석.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전환 지방정부 협의회. 2021. 요약된 표가 아닌 원본은 녹색전환연구소의 보고서에서 볼 수 있다. 이하 표 동일.

이 글은 2021년 상반기 기후위기 대응·에너지전환 지방정부 협의회에서 발주하고 녹색전환연구소가 수행한 “기초지자체 그린뉴딜 정책 수립 현황과 이행 장벽 분석” 연구를 수정·요약한 것으로, 『새로운 미래, 담대한 여정』이라는 제목으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기획 공공의제연구소 오름에서 단행본으로 펴냈다.

노마

앎은 앓음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기후위기로 지구의 온도는 올라가는데 사람들의 온도는 낮아 괴롭습니다. 삶의 이상한 간극 사이에서 널뛰며 하루를 지나보냅니다. 흘릴 필요가 없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세상을 꿈꿉니다.

댓글

댓글 (댓글 정책 읽어보기)

*

*

15 − 5 =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


맨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