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노동’

국제사회에서 5월 1일은 Labor Day 또는 May Day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1963년 군사정부가 ‘노동절’을 ‘근로자의 날’로 바꾸면서 언어에서마저 권리와 주체성을 상실하였다. ‘노동자’라는 노동권의 주체적 의미를 담은 용어 대신 ‘근로자’를 사용하면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희생하는 산업화 동원 인력으로 규정된 것이다. 2026년 다시 찾은 ‘노동절’을, 앞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노동계와 함께 ‘축제 같은 노동절’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현재의 한국 사회는 해방 이후 노동권을 박탈당한 채 희생되어 온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 땀, 눈물 위에 구축되었다. 특히 헌법과 노동관계법 대부분에서 ‘노동’용어를 사용하고 국제사회에서 5월 1일은 Labor Day 또는 May Day를 사용하고 있지만 1963년 군사정부에서는 ‘노동절’을 ‘근로자의 날’로 바꾸면서 언어에서마저 권리와 주체성을 상실하였다. ‘노동자’라는 노동권리의 주체 의미가 담겨진 용어 대신 ‘근로자’를 사용하면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희생하는 산업화 동원 인력으로 규정되었고, 한국의 근현대 속에서 국가와 자본에 의하여 노동·노동자·노동운동은 끊임없이 억압되어 왔다. 흔히 노동조합을 공격하기 위한 표적으로 활용되는 일부 대기업 노동자를 제외한다면 13%에 불과한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과 끊임없이 단식과 고공농성이 반복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을 건 투쟁들이 이를 증명한다.

성, 세대, 직업, 지역 등을 아우르며 교육과 지자체 축제, 국가정책이 종합적으로 결합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의 가치와 역사, 권리를 배울 때 ‘노동억압사회’에서 실질적인 ‘노동존중사회’로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사진 출처 : arttursilvaa

다시 찾은 ‘노동절’을, 앞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노동계와 함께 ‘축제 같은 노동절’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그동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에서는 집회를 개최하여 주요현안을 알리고 교육과 행사를 병행해왔지만 공무원, 교사,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불참하면서 주체인 노동자들조차 참여가 제한되어 왔다.

이제 변화의 출발점은 먼저 교육이다.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비정규직 돌봄노동자로 일하면서 어린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왜 돌봄선생님만 쉬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늘 눈치 보이고 어려웠다. 학교에서 노동절 주간에 의미와 역사, 민주주의와 노동조합의 역할을 배우는 노동교육이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까지 수준별로 다양하게 기획되고 진행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노동 관련 공연 및 전시회, 노동역사 박람회, 체험행사, 캠페인 등을 통하여 지역의 노동 축제를 개최하면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면서 노동권을 향유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각 정당들에서는 공식적으로 노동절을 기념하고 형식적인 노고 치하의 수준을 벗어나 AI 산업전환에 대한 고용안정 정책과 노동계와의 사회적 대화, 공론장 마련 등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정책과 입장을 노동계와 함께 추진하고 발표해야 한다. 이러한 제안들은 뜬구름 잡는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독일을 포함한 유럽이나 중국 등에서 진작부터 시행되고 있는 사례들이다.

이처럼 성, 세대, 직업, 지역 등을 아우르며 교육과 지자체 축제, 국가정책이 종합적으로 결합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의 가치와 역사, 권리를 배울 때 ‘노동억압사회’에서 실질적인 ‘노동존중사회’로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내 이름은 ‘근로’ 가 아닌 ‘노동’이다.

다시 찾은 노동절이 ‘쉬는 날’ 외에 아무것도 아닌 학교 현장에서, 며칠 밤을 새워 돌봄교실 노동절수업 활동자료를 만들었다. 드디어 4월 40일, 아이들과 수업 후 학교 내의 노동자 선생님들에게 종이장미꽃을 전달했고, 아이들을 통해 부모님께도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 사회 어디에서나 축제 같은 노동절을 꿈꾸면서. 제공 : 김현미

김현미

노동이 존중되고 해방될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오랜 시간 동안 바람 속에 노동현장을 헤매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혁명은 오지 않았고, 정작 나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은 자본과 국가가 아닌 내 안의 또 다른 나이며 우리라는 현실에 절망했지만 책을 많이 읽고 사람을 조금 만나면서 아주 약간의 희망만은 버리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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