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극3특 지역통합은 정말 국가균형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까? – 전환과 대안의 눈으로 읽어보기

‘5극3특 지역통합’으로 정치권의 기대와 같이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가균형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까? 전환과 대안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개발과 성장 중심의 낡은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고, 주민의 당사자성, 민주적 과정, 지역고유성은 배제된 채 속도와 효율에 치우쳐 추친되고 있다.

5극3특은 국가균형발전을 가져올 것인가? 사진출처: WOKANDAPIX

‘통합과 규모’야말로 지방 소외와 저성장 문제해결의 실마리라고 믿으며, 지역정치권은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은 여야 구분 없이 기대에 차 있다. 한편 생명, 생태, 전환, 탈성장, 지역 정치 등 전환과 대안 쪽에서는 의외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5극3특 지역통합〉에 대해서 아쉽게도 별다른 이야기가 없다. 산업문명으로 훼손된 지역의 회복과 국가균형발전은 충분히 환영받을 만한 일인데 말이다. 겉은 봄이고 속은 겨울이라는 걸 느껴서였을지 모른다. 과정과 결과는 달랐지만 그나마 도시재생에서 강조하는 사업 방향인 관계와 자조, 주민자치, 고유성조차 6.3지방선거를 앞둔 초고속 광역 통합과정에서는 부동산 가격과 정치공학, 기득권 유지, 성장경쟁력, 효율에 밀려 뒷전이다.

‘5극3특’은 정말 수도권 집중이라는 기형적인 구조를 해체하고 국가균형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까?’ 다른 의견들을 이번 기회가 아니면 안 된다면서 우선 지역을 통합하고 문제는 해결해가자는 이야기가 좀체 믿음직스럽지 않다. 지역통합이 파국적인 재난 상황의 해결방안과 어긋나 있고, 달라진 사회 경향과도 들어맞지 않고, 여태까지 행정이 주도한 지역 사업에 비추어봤을 때 과정과 결과는 비극에 가까이 있다. 우려가 앞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환과 대안의 관점으로 다음과 같이 다시 읽어볼 수밖에 없다.

(1) 개발과 성장 패러다임의 다른 버전일 뿐이다. (다른 말로 무분별한 성장을 위한 개발)

수도권과 수도권 외 지역의 균형성장을 규모로 해결하려 하고 앞서 성장을 주도했던 수직적 하향방식(중앙/정치인/전문가/속도/효율/결과)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균형은 듣기 좋은 수사일 뿐이다. 한계자원과 한계시장으로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산업화시대 성장기 모델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 풀뿌리, 당사자성 등이 배제된 결정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이재명 정부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더구나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니 주민들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여론조사의 편향성도 이해관계 그룹들의 욕망의 드러남이다. 지역 균형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5극3특 지역통합〉의 의미를 주민들이 받아들이고 지역에 맞게 다시 계획할 수 있는 공청회, 타협 등 재구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까지 하던 결과가 있는 공청회(물론 이 방식은 속도전에 도구일 뿐)가 되어선 안 된다. 지역회복은 지역주민의 내재성(immanence)에 있고 스스로의 강도로만 구성될 수 있다.

(3) 균형은 획일화와는 다르다.

균형은 차이에서 생성되는 조화다. 광역화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일반화와 획일화다. 문화를 공유하는 최소한의 기초지역이 가진 고유한 문화를 살릴 방안이 고려되지 않는다면 지역통합은 기초지역에서 광역으로, 광역에서 국가로 반복되는 탈출하기 어려운 획일화의 물질적(산업적) 중층구조가 된다. 기초지역부터의 다핵화는 지역의 문화 및 산업발전을 자연 및 사회자원으로 구성된 고유성에서 찾는 내발적 방식이다.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크게”가 빛나던 시대는 지났다. 이와 같은 속도전의 선형적 시간은 경쟁과 고립, 효율과 배제, 문제와 무시 등 되돌릴 수 없는 사회문제를 일으키고(지역을 살리겠다는 도시재생의 사례를 보더라도) 피해는 고스란히 다음으로 떠넘겨져 회복의 시간을 몇 배로 더디게 한다. 지역활성화 시간이 최소 3~5년인데 6개월이 안 되는 시간에 할 수 있는 건 윗사람의 의지로 시작된 현실성 없는 기획과 행정 절차 뿐이다.

(4) 균형 발전은 개성이 연결되어서 직조된 상호보합적인 관계에서 일어난다.

따로 중심이 없고 개성 있는 관계로 어떻게 지역에서 국가로 사방팔방 연결될지에 대한 준비 없는 산업 분산은 지역에 작은 서울을 만드는 메가시티 집중과 소외의 수직화를 만들 뿐이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비인간의 생태적 관계는 지역 균형 발전의 정신적, 물질적 기반이 되고 미래자본이 된다.

많은 예산을 쓰고도 문제만 더 깊어지는 도시재생, 마을사업의 결과에 비춰 보면 알 수 있다.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반복되어서는 곤란하다. ’지역균형발전‘을 의욕 있게 해보자는 말로만은 되지 않는다. 기초지역과 광역은 다르다는 말은 민주주의에서는 부분의 합이 전체를 구성한다는 말을 되새겨야 한다. 말에 가려진 의미를 전환과 대안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지역균형발전‘의 논의를 다시 시작하자. 아주 작게 확장되어서 전체를 구성하는 프랙탈 구조의 방식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이렇게 연결, 확충되는 〈5극 3특〉을 기대한다.

여류 이병철 선생님이 보내주신 2026년 새해 서시(序詩) 耕(경)이 필요하다.

씨앗을 심기 전에 묵정밭을 먼저 갈아야 하리.‘

이무열

지역브랜딩 디자이너. (사)밝은마을_전환스튜디오 와월당·臥月堂 대표로 달에 누워 구름을 보는 삶을 꿈꾼다. 『지역의 발명』, 『예술로 지역활력』 책을 내고는 근대산업문명이 일으킨 기후변화와 불평등시대에 ‘지역이 답이다’라는 생각으로 지역발명을 위한 연구와 실천을 하며 곧 지역브랜딩학교 ‘윤슬’을 시작할 계획이다.

댓글 1

  1. 전환과 대안의 관점에서 본 ‘5극 3특’ 비판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는 전북 완주에 살며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관습이 중앙화된 행정에 의해 희석되는 것을 그냥 걱정만 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언급된 ‘기초지역부터의 다핵화’야말로 진정한 내발적 발전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덩치를 키우는 메가시티가 아니라, 완주와 같은 기초 지자체가 가진 고유성이 광역 단위와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진정한 균형 발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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