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를 혼자 미완성으로 만들고 온 사람의 보고서- 故 신승철 소장 1주기 추모축제 참여 후기

꽤 오랜 세월 동안 한국인에게 장례가 축제로 치러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빈소에서 술을 마시며 화투를 쳤고, 고인의 넋을 달래서 잘 떠나가게 하기 위하여 행하여지는 굿은 다양한 연희의 조합이었다. 그렇다면 제사는 어떠하였을까? 가까워야 하나 서로 멀리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모처럼 모여서 가까움을 확인하고 즐기는 날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집안의 제사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안녕을 비는 동제도 떠들썩한 축제였다. 그러니, 신승철 1주기가 축제로 치러진 것은, 제사의 그런 전통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이상할 것 없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신승철 1주기 추모(축)제 특집] ① 떠나지 않고도 여행하는 자

故신승철 1주기 추모제를 기념하여, 이번 행사의 주제인 〈지금 여기 가까이〉에 대해 다루고 있는 고인의 대표적인 글로 『묘한 철학』(흐름출판, 2021) 중 노마드(nomade) 장을 빌려와 제목을 바꾸어 싣는다. 신승철에 의하면, 노마드는 제자리에서 여행하는 자이며 국지적 절대성을 체현한 존재이면서 범위한정기술자이고 잠재성을 보는 눈이며 ‘지금 여기 가까이’를 응시하는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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