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의 더위를 경험해 본 우리는 다가올 여름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으며, 더 이상은 에어컨 없이 여름을 보낼 수가 없게 되었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우리가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모두 계속해서 에어컨을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에어컨 사용에 따른 전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화력 발전소를 가동해야 할 것이고, 에어컨의 실외기에서 내뿜는 열기로 인하여 도심의 기온은 더욱 올라갈 것이다. 악순환은 자명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연재해 중에서 ‘폭염’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거나 경각심을 갖지 않는데, 이 책의 저자 제프 구델은 ‘폭염’을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고 정의하며, 이제라도 폭염의 위험성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살인 폭염이 더 길게 이어지고, 더 뜨거워지고, 더 빈번해지는 경향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람, 동물, 식물, 일자리, 부, 질병의 대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또한 더위는 사회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예를 들면 아동의 시험 성적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임산부의 유산 위험도를 높이며, 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심장 및 신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높아진다. 사람들은 더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욱 충동적으로 행동해서 쉽사리 분쟁을 일으키며, 소셜미디어에서는 인종차별적인 비방과 혐오 발언이 급작스레 늘어나며, 자살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폭력 범죄도 늘어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더위는 단순히 환경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의 깊은 균열을 만들기에 절대로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더위라는 ‘열’의 위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화의 차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즉 인류에게 있어서 체온을 관리하는 일은 하나의 생존 기술이기에, 인류를 포함한 포유류는 더욱 빨리 반응하고 활발한 포식 활동을 하기 위하여 온혈성을 갖는 쪽으로 진화했다. 특히 인류는 몸 안에 불이 담긴 나름의 생물학적 발전기를 갖고 지구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가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인간은 활동으로 인하여 높아진 체내의 열을 바깥으로 배출하기 위해 땀샘을 발달시켰는데, 극단적인 더위에 노출되어 체온이 40°C를 넘어서면 우리 몸은 발작을 일으키고 세포가 망가지기 시작한다. 또한 혈액 안에서 응고 연쇄 반응이 일어나 온몸 구석구석에서 출혈이 생긴다. 하지만 우리는 평소 익숙해져 있던 온도가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오르면 죽는다는 사실을 종종 망각한다. 따라서 저자는 더위는 단순히 온도계 눈금이 점점 올라간다거나 봄이 서서히 여름으로 바뀌는 식의 더위가 아니라, 적극적인 힘, 철로를 휘게 한다거나 우리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알아챌 새도 없이 우리를 죽일 수도 있는 그런 힘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2019년에만 극단적인 더위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48만 9,000명에 달했다. 이들은 혼자라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또는 도움을 청하지 않아서, 아니면 에어컨이 없거나 무더위 쉼터를 찾지 못해서, 혹은 일을 나가지 않으면 해고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일하다가 사망하였으며 이 숫자는 모든 자연재해로 발생한 사망자보다 많다.

만약에 우리가 폭염을 진심으로 사회적인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할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는 단순히 깨끗한 물, 양호한 먹거리, 의료 서비스가 있다고 생존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 경고한다. 이제는 시원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가, 무더운 날에 바깥에서 일할 필요가 없는 일자리를 가졌는가, 필요한 경우 폭염이라는 기상 이변에서 도망칠 방책이 있는가가 생존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외에도 저자는 폭염으로 인한 식량 생산량 급감, 각종 바이러스의 창궐 등 사회적 고통을 유발하는 것을 내용을 전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뿐만 아니라 대수롭지 않게 치부해 온 ‘더위’의 위험성에 경각심을 가지고, 인권의 측면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사회적 대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