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하의 사유정원] ⓷코비드19를 만나며 드는 생각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는 바이러스가 우리 삶에 ‘상수’인 시대에 살게 되었다. 이 현상은 우리 문명 자체에 대한 성찰과 포월(抱越)적 전환을 요구한다. 인류는 더 이상 근대문명이 창출한 자연에 대한 수탈과 화석에너지에 기댄 도시기반의 풍요 문명을 누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보다 성숙한 새로운 문명으로 전환을 꾀해야 할 것이다.

1. 진화적 공생

21세기는 인류에게 야만적인 시험을 부과할 것이다. 감염성 질병은 세계의 주요 사망 원인이다. 앞으로도 그것들은 오랫동안 접근을 기다리며 남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아마 더욱 많은 인수공통 감염병, 더 많은 돌연변이와 약물내성 세균, 새로운 미생물 동물 숙주, 더 많은 환경파괴와 인구폭발을 보게 될 것이다.

아노 카렌, 권복규 역, 『전염병의 문화사』, 사이언스북스, 2001

생명의 진화과정에서 바이러스와 우리는 서로 긴밀하게 관계 맺으며 적응해 왔다. 우리 몸 안에 살고 있는 다양한 바이러스와 세균, 박테리아 등은 우리가 서로 만나 상호 적응해 온 진화의 역사를 대변한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 역시 그 흔적이다. 우리는 늘 새롭게 만날 것이다. 바이러스는 바이러스대로 진화의 길(생존과 변이 번식의 길)을 걸을 것이고 우리 또한 끊임없는 진화의 길에 서 있을 것이다. 우리는 늘 만나서 처음에는 갈등하고 나중에는 상호적응 할 것이다. 그리고 또 새로이 만날 것이다.

우리 몸 안에는 무수히 많은 미생물들이 함께 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몸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잘살고 있다. 먼저 짚어보아야 할 것은 코로나19를 대하는 문명의 본질이다. 전염병의 창궐은 근대문명의 환경파괴와 도시 문명화에 기인한다. 전염병으로 인한 중환자와 사망자의 발생은 오랫동안 진화해온 면역체계와 코로나19라는 신종 바이러스 간의 ‘진화적 불일치’로 인한 것이다. 인간은 이 불일치를 극복하기 위해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겠지만 우리 몸 안에서 면역체계가 가동되어 자연스럽게 항체가 형성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미생물)1에 의한 전염병이 다시 오지 않는 것도 아니고 인간의 감염위험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더욱더 자주 새로운 바이러스와 변종 바이러스들을 만날 것이다. 바이러스는 인간과 동물을 숙주로 하여 생존하고 번식한다. 그들의 생존과 번식본능에 따라 다양한 미생물(바이러스)들과 만날 것이며 때로는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온 우리의 면역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당혹감을 맞이할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의 대응방식은 ‘방역’과 ‘면역’체계이다. 방역체계가 인간의 사회적 대응체계라면 면역체계는 생명의 자율적인 자기방어와 진화적 대응체계이다. 방역체계가 외재적이고 물리적이며 문화적인 활동이라면 면역체계는 내재적인 생명현상이다. 면역체계의 진화를 이용한 ‘진화적 불일치’ 극복의 사회적 대응이 백신(Vaccine) 주사를 통한 인위적 항체 형성 전략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다. 이것은 코로나19에 인류가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앞으로도 신종바이러스의 등장 시 즉각적인 대응수단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러스도 생명이라고 할 때 변이(진화)가 있고 새로운 숙주에서의 적응과정이 필요하다. 바이러스는 숙주에 기생해 복제·번식하지만, 숙주 자체의 완전한 절멸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종 자체도 존립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즉, 생명 간의 관계에서 보면 바이러스와 인간 숙주의 상호작용과 적응의 문제이다. 적응의 과정에서 일정 정도의 희생과 치사율은 불가피하며 적응(항체 형성으로 인한 집단면역체계의 형성)이 이루어지면 상호 공생체계가 성립하는 것이다. 이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멀지 않은 시기에 자연(집단) 면역체계가 형성되든지, 인간의 노력으로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든지 해야만 코로나19의 판데믹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수렵채집 생활 시대에는 인구밀도도 낮고 소규모 공동체 단위의 생활이었기에 전염병 발병도 적었고 전파력도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정착농업이 시작되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그리고 농경지 개간이 늘고 가축들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바이러스를 비롯한 세균에 의한 감염과 전파는 특정 공간의 인간생존과 문명을 위협하였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밀집 집단생활이 전염병의 발병과 확산에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았기에 소규모 가족공동체를 중심으로 숲으로 들어가거나 지역공동체 내에서 거리 두기를 했다. 이를테면 농업 문명에서 전염병의 잦은 발병과 방역2이 시작된 것이다. 그것은 국가의 지침이나 개입이 아니라 개인이나 가족공동체, 마을 및 지역공동체의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대응이었다. 인류는 아주 오랫동안 전염병에 대해 공동체적 방역으로 대응해 왔던 것이다.

산업 문명은 근대국가의 성립과 과학의 발달에 기반한다. 근대국가는 배타적 폭력을 바탕으로 자본주의 문명을 옹호할 뿐만 아니라 건강한 국민을 유지함으로써 권력 유지에 필요한 재원과 인력을 조달한다. 더불어 근대국가의 유지를 위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을 자기책무(?)로 설정하고 발전해 왔다. 전염병 역시 근대국가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것으로 국가 차원의 대응이 이루어지는 영역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염병 방역의 경우 주인이 공동체이고 피해당사자도 시민인 점을 고려하면 방역과정에서 국가와 시민사회의 소통과 시민사회의 자율적인 공동체적방역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국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한 것은 근대국가의 방역시스템이고, 그것은 극도의 통제 시스템인 주민등록체계와 곳곳에 설치한 CCTV 체계,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정보통신망에 근거하고 있다. 증상자 혹은 의심환자가 선별진료소에 도착하면 검체를 채취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는 물론, 그들의 전화번호를 파악하여 기존의 주민등록관리체계에서 신원과 가족관계를 확인한다. 또한, 해당자의 수일 동안의 동선(動線)을 진술받아 신용카드 사용 내역과 함께 곳곳에 설치된 CCTV로 진술 내용의 일치 여부 및 확산 가능 범위를 확인한다. 이를 통해 증상자 혹은 감염의심자를 격리함과 동시에 동선을 SNS를 통해 공개하여 접근을 제한하고, 증상자가 거쳐 간 장소를 소독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개인을 상대로 미시적인 차원의 방역통제를 단행함으로써 다른 나라처럼 도시봉쇄나 경제활동의 정지 없이 코로나 사태에 대응할 수 있었다. 반면에 대부분의 유럽 나라들은 미시적인 차원의 개인 신상정보와 통제장치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을 중심으로 한 미시적 추적이 어렵고, 특정 공간을 중심으로 한 지역통제(봉쇄)전략이나 이동금지령과 같은 거시적인 통제전략을 추구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의 국가권력은 세월호 사태나, 메르스(Meres) 사태와 같이 반복되는 다양한 사회위기 경험 속에서 국가 중심의 수직적이고 신속한 위기대응체계를 갖춘 것이 주효했다.

반면에 유럽은 최근 들어 테러의 위협에 시달리고는 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커다란 사회위기 없이 안정적인 국가운영이 이루어졌고 EU와 같은 지역통합체계에도 전염병과 같은 재난에 대한 통합적 대응방안을 가지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EU의 단위 국가들은 통합체계 중심으로 정치·경제·사회 생활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독일과 같은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단위 국가의 위기대응능력이 상당 부분 정체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사회체계와 한국정부의 성과는 다른 여타 국가권력의 부러움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의 성과와 부러움에 대응해 탈근대적 성찰지성과 세계시민사회의 평가도 동일한 것은 아니다. 즉,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대응에 대해, 국가 방역적 관점에서의 평가 및 애국주의적 환호(?)와 외형적 성과에 집착하는 조급함을 넘어서, 시민사회와 공동체의 대응과 문명성찰적 시선 및 지구시민의 관점에서의 평가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한 가지 주목해서 보아야 할 것은 스웨덴의 집단면역(Herd Immunity) 전략이다. 전염병을 원천봉쇄 할 수 없는 한계를 인정하고, 지금까지의 과학으로 밝혀진 과학과 인간의 면역체계를 신뢰하면서 시민·공동체의 자발성과 자율성에 기초하는 방역 및 면역전략이다. 이론적으로 기초감염재생산지수3가 낮을수록 집단면역에 필요한 항체 형성률이 낮아도 되고, 높을수록 집단면역에 필요한 높은 항체 형성률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초감염재생산지수는 상황과 여건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기에 스웨덴의 실험은 스웨덴의 국가특성 및 정부 능력과 시민사회의 자율성과 협력, 스웨덴 환경이 총체적으로 값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학교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운영제한을 빼놓으면 카페, 식당, 술집운영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스웨덴은 본질적으로 방역의 주인과 면역의 주인이 시민이고 시민의 책임의식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우리와 다르다. 스웨덴은 우리보다 인구밀도가 낮고(대략 한국이 509명/㎢인 데 비해, 스웨덴은 20명/㎢에 불과), 국가의료체계 중심의 복지국가로 전염병에 대처 가능한 병상 수와 의료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양한 측면을 통합적으로는 볼 때는 미래적이고 진화적인 방역대책으로 유력하고 합리적이다. 그러나 각 나라가 처한 상황과 조건이 다르고 코로나19 사태가 정리되지 않은 만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4 만일 백신이 개발되는 속도가 늦어진다면 일정한 희생을 치른 후이겠지만 각국은 자연스럽게 공동체적 면역(Community Immunity)상태로 들어설 가능성도 있다. ‘Community Immunity’는 집단면역의 또 다른 말이다. 각국이 국민을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 문명의 전환과 마음

우리는 아직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진화의 가장 강력한 형태는 찰스 다윈(Charls Darwin)이 설명한 생물학적 진화가 아니라 문화적 진화다. 문화적 진화란 우리가 새로운 생각과 행동을 창안해서 그것을 자녀, 친구,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러한 새로운 행동들 중 일부가 우리를 병들게 만든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먹는 음식과 하는 활동이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니얼 리버만, 『우리몸연대기』, 웅진지식하우스, 2018, p.14

메르스도 있었고 사스도 있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이 문명의 붕괴 혹은 전환을 가져왔다 운운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물론 기후위기와 4차 산업혁명론의 등장, 그리고 근대문명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한 광범위한 성찰적 비판과 대안의 모색 과정이 바탕의식이 되고 있다. 이러한 바탕에 이어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한 세계경제의 멈춤에 가까운 현상, 그리고 동시에 맑아지는 대기와 환경 복원작용의 등장, 요원할 것 같았던 기본소득논의의 급진전, 근대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각종 문화활동, 종교활동, 예술활동, 교육활동 등이 전면 중지되는 사태를 맞이하는 당혹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와 대책(이를테면 바이러스의 특징과 치료방안, 백신 등)을 인류가 가지고 있지 못함으로 해서 근시일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의 급속하고 다양한 변종이 등장하고 있다는 세계과학계의 보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문제해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혀 새로운 바이러스의 등장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점들은 근대국가의 방역당국자나 과학자들 스스로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고백하는 데서도 드러난다.5

요컨대 바이러스에 대한 완전정복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근대문명의 골간 체계인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지금까지 형성된 도시문명과 일상생활이 최소한 코로나 이전과 같이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바이러스 혹은 신종바이러스의 출현을 상수(常數)로 하는 무언가의 획기적인 변화가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바이러스가 상수라는 것은 인류 진화사에서 태곳적부터 같이 살아왔고 앞으로도 같이 살아야 할 생명이라는 점의 고백이다. 또한, 바이러스가 변수가 아니고 상수라는 것은 변화할 것이 ‘우리’라는 이야기다. ‘우리’는 자본도 그렇고, 국가도 그러하고 지역사회와 공동체, 시민사회와 개인 등을 포괄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그리고 통합적인 전망 아래 생존 지향적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예측된다. 누가 주도권을 쥔다기보다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과 집단 및 공동체들의 다양한 생각과 실천들이 우주적 그물망으로 얽히며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다. 결국, 현재의 삶과 체제(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우리(인간을 비롯한 생명)와 문명이 새로운 진화의 계기(繼起) 앞에 서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수많은 변화요인과 동인이 있고 창조 지향의 주인공(主人共)들이 있다. 방향은 지금까지의 근대문명에 대한 성찰과 새로운 지향(대안)의 탐색을 기초로 하고, 코로나19 사태가 보여준 성찰적 요소들을 단서로, 당분간은 정교한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적 이론보다는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변화의 방향을 가늠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진화와 전환은 길들여진 몸과 의식의 습(習) 및 제도, 문화의 새로운 것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이미 길들여진 습과 제도, 문화와 새로운 그것들이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결정적인 환경과의 조우를 통해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를 지나는 과정이다.  by zoe schaeffer 출처: https://unsplash.com/photos/H0iAXFekiWo
진화와 전환은 길들여진 몸과 의식의 습(習) 및 제도, 문화의 새로운 것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이미 길들여진 습과 제도, 문화와 새로운 그것들이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결정적인 환경과의 조우를 통해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를 지나는 과정이다.
사진출처 : zoe schaeffer

일단 문명의 전환은 과거 역사를 돌아보건대 상당 기간을 진보와 퇴행을 거듭하며 창조되는 것이며 상당한 고통을 동반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호미닌에서 호모사피엔스로의 진화가 그렇고, 수렵채집 문명에서 정착농업 문명으로 전환, 농업 문명에서 산업 문명으로의 전환과정을 생각해 보라. 상당한 시간을 두고 진화적으로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전환이라는 것이 부드럽고 수순(隨順)한 것만이 아니었다. 아마도 근대 산업 문명에서 새로운 문명으로의 전환 역시 상당 기간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며 생각대로 수순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진화와 전환은 길들여진 몸과 의식의 습(習) 및 제도, 문화의 새로운 것으로의 전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개체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이미 길들여진 습과 제도, 문화와 새로운 그것들이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결정적인 환경과의 조우를 통해 티핑포인트(Tipping point)6를 지나는 과정이다. 이에 따르면 전환과정에서 부정적인 생명의 위기도 등장할 것이고 긍정적인 인간의 진화와 문명의 요소들도 등장하면서 역동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문명전환에 부정적인 요소들에 대응해서는 문화 완충적인 방안들-이를테면 다양한 공동체운동이나 기본소득7 같은-이 등장할 것이다. 긍정적인 순방향의 새로운 요소들은 의식의 진화-주체(subject)의 대상화(object)를 통한 의식의 전환을 비롯한 다양한 단계의 의식 성장과 깨달음8-와 함께 새로운 문명의 주인공(主人公)9이 등장하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문명의 전환을 설명하는 무수한 담론에도 불구하고 전환은 우리의 생애주기를 넘어 상당히 장기간 진행될 것이며 다양한 역진(逆進)과 충격을 동반한 급진(急進)과 함께 진행될 것이다. 이것은 문명전환 이전에 역성장과 기존의 풍요경제 붕괴로 인한 실업(일의 위기)과 돌봄체계의 붕괴, 석유농업의 붕괴와 식량위기 등을 맞이했을 때, 근대문명을 지양하는 완충적인 전환적 대안들이 다양하게 마련되고 실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기본소득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문명은 수많은 개개 대안들의 집합체가 아니라 대안들의 실천 속에서 집단지성의 티핑포인트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대안적 실천들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문명의 전환을 위해 보다 핵심적인 것은 의식의 진화와 전환을 위한 노력이다.

3. 문명 전환기 등장 가능한 위기와대응 및 대안운동

모든 마음의 대상(object)이 마음 그 자체이다

틱 낫한

우리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없는 세상에 살려는 것이 아니다. 그럴 수도, 그럴 가능성도 없다. 우리는 그들과 공생해야 한다. 다만 우리 몸 밖의 다른 세상에 살던 그들이 우리 몸 안에 들어와 살고자 할 때 우리는 상호작용과 적응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작용 및 적응과정은 시간적 길이를 가지고 있고, 적응시까지 낯설음에서 생기는 갈등과 부조화의 고통이 있을 수도 있다. 그들도 지구의 원시 생명으로서 생존과 번식을 위해 끊임없이 진화 생존해왔다. 그리고 그들도 변화된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삶의 조건을 찾는 것이다. 우리 몸은 오랜 진화과정 속에서 그들 여러 종과의 공생훈련을 거듭해 왔다. 그들이 우리 몸을 찾는 것도 우주적 필연이고 안으로 들어오게끔 기회를 만든 것 역시,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혹은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바이러스와 공생의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주는 교훈은 무한성장과 경쟁, 그리고 밀집된 도시문명과 일국적 근대문명으로는 지구생명공동체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인간의식의 진화와 문명의 주동적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새로운 문명은 인간의 생각에서 출발하기에 우리가 함께 꾸는 꿈이기도 하고 기도(祈禱)이기도 하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문명의 전환과정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인간의식의 진화과정이며 다양한 역진과 급진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한 꿈은 꿈 이전에 문명 전환기에 등장할 다양한 현실위기에 대한 대안과 대응들을 함께 모색하면서 공동의 의식지향이 생기고 도약(전환)의 가능성을 잉태한다. 여러 가지 위기가 등장하겠지만 필자가 보기에 다음 몇 가지는 분명할 것 같다.

1) 일자리의 위기

근대경제문명의 현실은 각국이 산업분야별로 다양한 분업체계를 갖추고 있어 거대한 시스템으로 기능하고 있는 경제에 떠받쳐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은 오랫동안 가동된 경험과 자본과 국가 간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쉽게 붕괴되지는 않겠지만 일정 기간의 침체10로 경제적 약자들을 괴롭히며 재조직화되거나 새로운 경제체제로의 변화를 모색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으로 이름지어지는 산업질서의 재편과 맞물려 자동화·기계화에 더해 노동집약적인 산업의 지양과 밀집형 삶의 구조와 문화를 바꾸려는 지향이 등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이미 코로나19의 전파과정에서 실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더욱 많은 고용의 축소와 실업이 예견됨을 의미한다. 재난소득 같은 일회적 지원이나 단기적인 부양책이 답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새로운 문명에 필요한 최소생계노동과 기본소득을 기본권으로 하는 정책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고령화와 조기퇴직, 노동구조의 유연화 등에 대비하여 일상의 삶에서 고용으로서의 노동만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서의 이웃과 더불어 할 수 있는 일이 개척되고 늘어나야 한다. 공동체적 공익(共益)노동과 삶의 성취를 위한 다양한 일이 장려되어야 한다. 이것은 미래의 노동이 자율 및 자기실현 노동과 밀접히 연관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물론, 집약적 노동의 종말은 기계화와 자동화, 더 나아가 산업의 전환을 꾀하면서 더 많은 산업공간의 개발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자본에 고용되는 일자리가 늘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2) 교육과 돌봄의 위기

근대문명은 전통적인 가족공동체와 마을공동체의 돌봄체계를 붕괴시키고 돌봄의 산업화와 국가 복지화를 추구했다. 교육, 노약자, 장애인 돌봄체계가 그러하다. 국가나 자본의 집약적인 시설을 통한 집약적 노동의 돌봄서비스는 그 자체로 비인간적이라는 평가도 많았고, 돌봄서비스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우애와 자발성의 동인 아래 돌봄을 공유토록 하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코비드19의 유행에서 드러나듯이 전염병이 일상화된다고 하면 집약적인 돌봄체계와 공간 전체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교육에서는 근대적인 교육의 형식인 집단수용적이고 계몽(啓蒙)적인 ‘학교중심’의 교육체계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특히 첨단과학기술의 발달로 지식의 일정 부분이 IT 기술에 의해 수행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변화가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더 이상 사각형의 교실이나 강의실에서 획일화된 교육을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교육과 돌봄체계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노인이나 사회적 약자의 돌봄체계 역시 일상의 삶에서 공동체적 돌봄을 중심으로 한 공적보험의 체계 같은 것을 시험해 볼 필요가 있음을 포괄한다.

3) 식량과 농의 위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하자 세계의 식량 수출국들이 식량을 통제11하기 시작했다. 사료를 제외한 식량자급율 46%내외의 한국에서는 사재기나 식량문제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향후 식량 수출국들이 코비드19를 이유로 식량 수출을 장기적으로 통제할 경우와 국제적인 곡물 운송체계가 마비될 경우에 식량문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쌀 이외의 곡물을 자급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기존의 농업정책이나 농업구조로는 향후 식량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처가 불가능하다. 또, 지금과 같은 과도한 육류중심의 왜곡된 식량소비구조는 정책으로도 지속가능하지 않다.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 ‘농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적 관계망’의 재구축이라는 희망 아래에서 논의가 되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농지와 식량은 인류의 공유(共有)물임을 선언하고 이를 세계적으로 제도화하는 문제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4) 기타

코비드19의 세계적 유행은 전염병을 근대국가 단위로는 자립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수없이 등장할 바이러스의 변종과 신종바이러스의 등장은 근대문명이 이룩한 도시 중심의 밀집 생활과 세계적 연결성과 인간 이동으로 바이러스의 급속한 전파가 이루어지며 전염병에 대한 진단, 치료, 예방(백신), 방역 등 모든 것들이 특정한 기업이나 국가의 전유물이나 이익추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들을 드러낼 것이다. 국가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라 세계시민사회의 관점에서도 전염병에 대한 대응과 연대, 상호지원에 대한 고민들이 필요하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있지만, 이번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바이러스를 비롯한 세계적인 유행(Pandemic)에 대응하기에는 네트워크 중심이라 제한적이고 그나마 주어진 역할은 강대국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방역과 면역의 주인이 사람과 공동체임을 확인하고 국가통제와 주도가 아닌 사람과 공동체의 자발성에 기초해 스스로의 역할을 만들고 강화하고 연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4. 문명전환의 포월(抱越)적 시선

우리는 더 이상 근대문명이 창출한 자연에 대한 수탈과 화석에너지에 기댄 도시기반의 풍요 문명을 누리기 어렵다. 코비드19에서 확인하듯이 우리의 문명이란 것은 잘못되어있기도 하지만 허약하기 그지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는 우리 시대가 근대문명에 대한 성찰과 새로운 문명의 변곡점에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근대문명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거나 근대문명이 붕괴한다는 종말론적 파국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으로는 마음변혁(메타노이어; Metanoia, 자기개벽이라고 해도 좋다)을 통해 통제할 수 없는 지배와 욕망의 문명 시대를 끝내고 보다 성숙한 새로운 문명으로 전환하자는 이야기이다. 문명전환이 새로운 국가를 세우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가능한 지배를 최소화하고 영성적인 자율과 자치를 늘리는, 새로운 사람과 공동체중심의 나라(Network)를 만들자는 이야기이다. 자연파괴와 인간착취의 자본주의를 넘어 새로운 사회주의나 다른 자본주의 경제를 하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자연파괴와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를 최소화하는 문명으로 가자는 것이다. 합리적인 시장 아래 극단적 소유가 지양되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하자는 것이다. 허울뿐인 이성을 담지한 개인 주체(개체)가 되자는 것이 아니다. 모든 생명이 한울(한님)을 모신 존재로서 영성적인 자각의 길 위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공생하는 공동체적 주인공(主人共)이 되자는 것이다. 혁명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각과 사유를 충일한 의지로 실천하겠지만 우주의 힘이 인류의 문화적 진화를 통해 지구를 평화로운 생명의 그물망으로 이끌어 가는 전환을 하자는 것이다.

그것은 원자가 분자가 되고 분자가 세포가 되고 세포가 유기체가 되는 진화과정이 전 단계를 넘어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는 초월이자 진화 전의 핵심을 포함(내재)하고 전환하는 것처럼 – 포월(抱越, transcend-and-include)·진화하듯이-근대문명의 긍정적인 점을 안고(抱) 초월(transcend)·진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초월에 집착하면 우리의 현재와 과거를 혐오하고 비난할 것이며 초월 없이 포함(include)에 머무르면 주관적 판단에 붙들려 제자리걸음 할 것이다.

인간의 문화적 창조성은 한번 터져 나온 뒤로는 진화를 가속하는 멈출 수 없는 엔진이 되었다. 유전자처럼 문화도 진화한다. 하지만 문화는 유전자와는 다른 과정을 통해 진화하고, 그 결과 문화 진화는 자연선택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빠른 힘이 되었다. ‘밈(meme)’이라고 하는 문화적 형질은 여러 측면에서 유전자와 다르기 때문이다.12 새로운 유전자는 무작위 돌연변이를 통해 우연히 생기는 반면, 문화적 변이는 대개 의도된 산물이다. 농업. 컴퓨터, 사회주의 같은 발명품들은 인간이 목적을 갖고 독창성을 발휘해 고안한 것들이다. 게다가 밈은 부모 외 여러 원천으로부터 후대로 전달된다. 문화적 진화는 임의로 일어날 수 있지만(넥타이 폭이나 치마의 길이 같은 패션의 유행), 대개는 행위자-예를 들어 설득을 잘하는 지도자, 텔레비전, 또는 기아, 질병, 러시아와의 달 탐사 경쟁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집단적 욕구-에 의해 일어난다.

대니얼 리버만, 김명주역, 『우리 몸 연대기』, 웅진지식하우스, 2018, p.217
  1. 바이러스가 생명체의 단위를 세포로 할 때 세포가지는 다양한 소기관과 스스로의 대사능력이 없는등의 이유로 생물이 아니라는 견해와 숙주에 의존하기는 하지만 대사하고 증식하며 돌연변이와 유전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생물이라는 견해가 갈리나 필자는 바이러스가 생명이라는데 동의한다. 또한 전염병의 발병원인균은 바이러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박테리아와 세균 등의 다양하기에 미생물이라는 용어를 중심으로 사용하되 코로나 19와 같이 특정 전염병을 지칭 할 때는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2. 대니얼 리버만, 『우리 몸 연대기』, 웅진지식하우스, 2018.

  3. 기초감염재생산지수(Basic reproduction rate)는 한 사람의 감염자가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의 수를 의미하며, 전염병의 전파되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Ro값으로 표기되며 이 지수는 다양한 변수들의 영향을 받는다.

  4. 5월 6일 현재 스웨덴의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책임지고 있는 국립보건원의 감염병 학자 안데르스 텡넬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망자가 3000명에 근접하기 시작했다”면서 “충격적으로 많은 숫자”라고 말했다. 이날 기준 스웨덴의 인구 100만 명당 코로나19 사망자는 291명이다. 이는 다른 북유럽 국가인 덴마크(87명), 핀란드(45명), 노르웨이(40명)의 3∼7배 수준이다. 그런데 스웨덴은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초등학교와 카페, 식당, 체육관, 술집 등의 영업을 허용하는 등 일상을 유지하는 방역전략을 취했다. 봉쇄는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없으며 반드시 닥칠 재확산에 대응하기도 어렵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를 두고 시민들의 책임의식에 기반한 방역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시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집단면역 전략이라는 비판, 장기적으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엇갈렸다. (정원식 기자. 경향신문. 2020.5.7.)

  5.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1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이전의 세상, 완전한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는 말씀을 방역당국도 드리고 많은 전문가들이 드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로 시작된 신종 감염병 위기가 백신이 개발되거나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는 등 효과적인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통제가 어렵고 굉장히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뉴시스, 2020.4.12.)

  6. 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저서 『티핑포인트』(임옥희역, 21세기북스, 2004)에서 ‘어떤 상황이 처음에는 미미하게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하는 극적인 순간’을 “Tipping point”라고 정의하였는데 필자는 문명전환에도 이러한 티핑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7. 코비드19 사태로 인해 사회적 인식의 확장과 실현 가능태로 등장한 기본소득은 주류경제학자들의 유효수요창출을 통한 자본주의의 유지확장의 시선과 모든 부의 원천이 노동과 자연에 있고 지속가능한 생명을 위한 기본권적 수당이라는 복지적 관점의 정치경제학적 견해가 드물게 일치를 보는 사안이다. 그러나 세금으로 주든, 화폐를 찍어내든 이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성장경제체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에 문명전환의 근본적 정책이라기보다는 완충기적 정책이라고 보여진다.

  8. 켄 윌버(Ken Wilber)는 “주체를 대상으로 전환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성장과 발달, 진화와 관련해서 아주 중요하게 배워야 할 점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성장의 핵심과 깨어남에 이르는 열쇠, 마음 챙김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비결이다”라고 말한다. (켄 윌버, 김명권외역, 『켄윌버의 통합명상』, 김영사, 2020)

  9. 필자는 근대적인 주체(subject)는 근대문명의 종언과 함께 생명이 다했다고 본다. 분석대상으로서 혹은 경향성으로서의 주체, 구성된 주체가 있겠지만, 주체라는 철학과 용어로 더 이상 새로운 문명을 설명하거나 이끌 수 없다고 생각한다. 켄윌버의 말대로 ‘주체의 대상(object)화를 통해 의식의 성장과 진화’를 통해 참주인(True Self;主人公)의 시선을 회복하고, 지구세계의 공동체성과 공유를 실천하는 주인(主人共)으로서 공동체 문명의 주인이 되고, 더 나아가 우주적 신령성을 의미하는 공(空;고정되고 독립된 자아없음)의 주인(主人空)으로 진화를 실천하는 의미로 ‘주인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10. 블룸버그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4월 27일 발표한 ‘글로벌 인사이트’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코로나19의 충격 수준별로 -4.0%에서 –7.2%까지 역성장 할 것으로 전망했다. BI가 그나마 적게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치 -4.0%조차도 코로나19가 올해 2분에는 통제되고 경기부양책이 상당한 효과를 내며 하반기 이후 봉쇄령이 해제돼 경제활동이 빠른 속도로 재개되는 낙관적인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 낙관적 전망하에서 나라별 성장률은 유로존(-8.1%), 미국(-6.4%), 러시아(-5.8%), 남아프리카공화국(-5.6%), 독일(-5.5%), 인도(-4.5%), 일본(-4.0%), 브라질(-3.2%) 등의 순으로 역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올해 2.0%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코노미21, http://www.economy21.co.kr)

  11. 이처럼 곡물 생산량과 재고가 충분함에도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식량 수출 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지난달 24일 쌀 수출을 금지했고, 캄보디아가 이달 5일 쌀과 벼 수출을 중단했다. 베트남은 최근 쌀수출을 재개했지만, 수출량 조절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러시아는 지난달 20일 밀과 쌀, 보리 등 모든 곡물에 대한 수출을 막았고 세르비아와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도 주요 작물의 수출을 금지했다. 글로벌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 제한 혹은 중단에 나선 것은 자국 내에서 벌어진 사재기와 곡물가격 상승 우려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가 간 물류 이동에 차질이 생겼다. 수출과 수입으로 물류를 주고받던 평소와 달리 각자 국경 안에서 자급자족해야 한다는 위기감에 식료품과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이상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며 식량 안보가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김훈남 기자 외, [글로벌식량전쟁], 머니투데이, 2020.4.13.)

  12. 후대로 전달되는 생물학적 정보의 기본단위는 유전자이고, 이에 상응하는 문화적 단위는 밈이다. 상징, 습관, 관행, 믿음 같은 것이 밈에 해당된다. ‘밈’이라는 말은 ‘흉내를 내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유전자처럼 밈도 한 개체에서 다음 개체로 전달되지만. 유전과 달리 밈은 부모·자식 사이에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원문 주)

류하

원주에서 근대문명을 넘어갈 요량으로, 이런 저런 고민을 이웃과 함께 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제 이름은 개문류하(開門流下; 문을 열고 아래로 흘러라)에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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