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詩] 꽃 – 고하도 목포학원

생명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건강한 삶을 격려하는 시 한 편.

자다가 깨면 숨을 쉬고 있어

살아 있구나

별들아 너희는 시간의 꽃잎 뿌리는 거겠지

교실에 쌓인 먼지와

거미줄과 곰팡이와

부서진 마루 무너진 천정

없는 유리창

대나무 벽오동 담쟁이 덩굴

저마다 꽃을 피웠어

조용한 붕괴로

아이들은 헤엄을 쳤어

물고기가 되고 싶었어

파랑새가 되고 싶었어

조가비가 되고 싶었어

모래알이 되었어

햇살이 되었어

바람이 되었어

너희들 이름을 불러봐

철, 영복, 바우 아니 시게루, 하야시

이치로, 아키라

뭐였을까 기억나지 않아

어둠 속

속삭여

※ 일제시대 목포 고하도에 세워졌던 감화원 목포학원에 다녀와 지은 시입니다. 목포학원은 1938년부터 1967년까지 30년 동안 아이들의 생명과 인권을 박탈했던 시설입니다.
목포학원 교문. 사진제공 : 심규한
목포학원 옛 건물 내부. 사진제공 : 신나무
목포학원 옛 건물. 사진제공 : 심규한
목포학원 해루질 모습 – 일제가 제작한 목포엽서 시리즈

심규한

강진에 살며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나누는 삶을 꿈꿉니다. 출판물로 시집 『돌멩이도 따스하다』, 『지금 여기』, 『네가 시다』,『못과 숲』, 교육에세이 『학교는 안녕하신가』, 사회에세이『세습사회』 그리고 대관령마을 미시사 『대관령사람들이 전한 이야기』(비매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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