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詩] 일 년

생명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건강한 삶을 격려하는 시 한 편.

인생은 80부터!

150은 아니어도 100살은 사셔야죠

엄마의 늘어진 팔살 흔들면

일 년만 더!

농처럼 되받지만

아무 말 할 수 없다

뒤돌아서면 사라지는 기억들

냉장고에 마른 블루베리

쉰 두부 너무 신

김치는 유통기한마저 잊었다

이가

허리가

무릎이 차례로 무너지고

희미해지는 촉광처럼

졸다가

아들 오면 아침처럼

상 차리고 웃고 화투 치고 

기어이 돈 찔러줘야 맘이 놓이는

일 년

인류의 시간도 고작 12월 자정쯤이라는데

태양도 붉게 부풀었다 희미한 백색왜성으로 꺼진다는데

우주보다 무거운

일 년

가장 아픈 기억의 꽃이 될 것임을

어느 어둔 밤 엄마의 기억이 반딧불처럼 날다 사라질 것임을

기어이

상기하는 밤

어느 어둔 밤 반딧불처럼 날다 사라질 엄마의 기억. 사진 출처 : beejees

심규한

강진에 살며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나누는 삶을 꿈꿉니다. 출판물로 시집 『돌멩이도 따스하다』, 『지금 여기』, 『네가 시다』,『못과 숲』, 『돌사람 새사람』, 교육에세이 『학교는 안녕하신가』, 사회에세이『세습사회』 그리고 대관령마을 미시사 『대관령사람들이 전한 이야기』(비매품)와 생태인문서『통합생태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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