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자본주의』를 읽고 (닉 서르닉 저, 킹콩북 2020)

공유경제, 긱경제, 4차 산업 혁명, 기술경제는 서로 어떤 연관을 갖고 있나? 빅데이터가 생산수단이 되고, 실물생산에도 전부 관여하는 플랫폼의 역할은 어디까지 확장되어질까? 직장의 형태가 바뀌고, 상품과 서비스가 혼재되어 있고, 노동의 외주화는 더욱 가속화되는 지금의 플랫폼 자본주의에서 노동기본권은 어떻게 찾을 수 있나?

플랫폼은 우리 일상에 자리잡았다.

『플랫폼 자본주의』 (닉 서르닉 저, 킹콩북 2020)
『플랫폼 자본주의』 (닉 서르닉 저, 킹콩북 2020)

최근 오랜만에 페이스북 개인포스팅을 다시 시작했다. 홍보 목적으로 SNS를 사용하기는 했으나 지속하지 않은 이유는, 일상과 신상이 공개되는 것이 부담되기도 했고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었다.

그러나 주요한 정치적 사안이 있을 때, 궁금한 것이 생길 때, 뉴스도 포털로 보고, 블로그나 페이스북 뉴스, 유투브로 검색하는 게 훨씬 신속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TV뉴스보다 다양한 의견의 뉴스를 접할 수 있고, 멀리 있는 오래된 지인의 소식과 생각을 접할 수 있는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무급으로 무수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자본은 이 무급노동의 정보로 광고비를 받고 광고를 송출하고 우리는 그 광고를 수신하고 있다. 심지어 성매매를 비롯한 범죄가 넘실거리는 이 플랫폼은 우리 사회를 어느만큼 장악하고 있고 자본은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플랫폼 자본주의의 출현 이유와 과정

가속주의자로 알려져 있는 저자 서르닉은 자본주의 위기의 시작을 경기침체에서 찾는다.

1970년대 과잉생산 위기가 발생하자 제조업에서는 노동을 공격하고 노동을 외주화하는 린 모델(Lean Manufacture)로 바꾸어 재건을 꾀했다. 그러나 불황은 극복되지 않았고 90년대 불황의 대안으로 인터넷 기반회사가 자본을 끌어들였으나 성장의 대안이 되지는 못했다. 2000년대 초 닷컴회사들이 붕괴하며, 2008년 위기를 겪기까지 기술회사들은 엄청난 권력과 자본을 갖게 된다. ‘선진자본주의를 중심으로 자동화, 공유경제 ‘주문형서비스’가 찬양받았으며 2010년 전후로는 사물인터넷이 그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4차 산업혁명, 긱경제, 주목경제, 감시경제, 앱경제 등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넘쳐났다. 이런 변화는 인지, 정보, 비물질, 지식 경제가 노동과정을 점점 비물질 형태로 바뀌고 산업노동자가 지식노동자로 대체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생산수단이 아니라 정보를 소유한 새로운 계급이 경제를 지배하게 된다. 21세기 자본주의는 데이터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원유와 마찬가지로 데이터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추출, 정제, 사용되는 재료이고 더 많이 모일수록, 더 많은 쓸모가 생겨난다. 21세기 들어서서는 데이터 생산비용이 점점 더 줄어들고 대규모 팽창이 일어나고 이에 기반한 새로운 기업이 출현했고 새로운 사업모델인 플랫폼이 등장하게 된다.

플랫폼은 대체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내부수요에서 출발하지만, 순식간에 쌓이는 막대한 데이터를 독점하고 추출 및 분석, 활용하는 방식으로 발전한다. 플랫폼은 복수의 집단이 교류하는 디지털 인프라 구조이다. 플랫폼은 소비자, 광고주, 서비스 제공자, 생산자, 공급자 심지어 물리적 객체까지 서로 다른 이용자를 만나게 하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

플랫폼의 형태

광고 플랫폼 :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 이용자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정보를 무료로 생산한다. 기업은 그 상품을 전용해 광고주와 다른 이해 집단에 팔아치운다. 노동착취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된 것이다.

클라우드 플랫폼 : 전자 거래 회사. 아마존. 소프트웨어 개발자 도구, 운영체제, 완성된 애플리케이션 등. 당장 수익이 없어도 일단 사용자가 플랫폼에 들어오게 되면 그 때부터 여러 부문에서 수익을 내는 것이 전략이다.

플랫폼은 복수의 집단이 교류하는 디지털 인프라 구조이다. 플랫폼은 소비자, 광고주, 서비스 제공자, 생산자, 공급자 심지어 물리적 객체까지 서로 다른 이용자를 만나게 하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 by Greg Bulla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c-Yb-ot1nmE
플랫폼은 복수의 집단이 교류하는 디지털 인프라 구조이다. 플랫폼은 소비자, 광고주, 서비스 제공자, 생산자, 공급자 심지어 물리적 객체까지 서로 다른 이용자를 만나게 하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
사진 출처 : Greg Bulla

산업플랫폼 : 센서와 컴퓨터칩을 생산과정에 집어 넣고 추적장치를 물류과정에 장착해 이 모두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과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화확회사인 바스프는 테스트 공장에서 모든 상품을 개별 단위로 생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각각의 비누 병에 각기 다른 향이나 색, 비누를 집어넣고 각각의 라벨을 붙일 수 있으며, 고객이 주문하자마자 이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산업 플랫폼은 공장, 고객, 앱 개발자 사이에 매개자로 자리하고 관찰할 것이다. 산업인터넷의 최대승자는 플랫폼 소유자가 될 것이다.

제품플랫폼 : 소비자는 음악이 저장된 매체나 CD를 더 이상 사지 않는다. 음악산업도 레코드 회사에서 플랫폼으로 바뀌어졌다. 음악뿐만 아니라 주택, 자동차, 칫솔, 면도기 등도 구독자 형태로 바뀌어 갈 것이다. ‘제품’ 을 서비스로 전환하는 모델

린플랫폼 : 우버와 에어비엔비. 카카오택시. 배달의민족. / 린플랫폼 회사는 이익보다는 성장이라는 모델에 의존한다. 우버는 자동차를 갖지 않고 에어비엔비는 부동산을 가지 않는다. 이들은 소프트웨어, 데이터분석, 플랫폼으로 운영한다. 이들은 노동의 외주화, 잉여인구, 삶의 디지털화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플랫폼은 어떤 형태로 나아갈까?

산업의 정점에서 플랫폼은 다른 기업이 작동하는 기초지형을 제공하고 상품을 서비스로 전환한다. 플랫폼은 경제 전체로 확산되고 경쟁하며 집중화 되어 가는 과정에서 어떤 플랫폼은 폐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현재의 부와 소득의 불평등이 미래에는 접속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떤 평론가는 소유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하지만 소유의 종말이 아니라 소유의 집중의 시대가 올 것이다. 플랫폼은 ‘경쟁과 통제의 새로운 양식’을 창출하고 있고 이윤창출로 극대화되어질 것이다.

대안은 무엇인가?

플랫폼 기업은 자본주의를 영속시킬 새로운 모델인가? 플랫폼 회사는 ‘대량실업, 생산과노동의 외주화, 전 지구적 착취’라는 기존 자본주의 방식에 따라 성장해 왔다. 저자는 플랫폼이 제시한 기술적 가능성을 부정하지 말고 탈 자본주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플랫폼을 집산화하고, 단기적으로는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기본소득’이나 ‘기여소득’을 보장하는 것으로 탈노동사회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플랫폼을 공유재로 되게 하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현재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 등 공공이 구축하는 플랫폼들이 초국적 자본의 플랫폼들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플랫폼을 사용하는 수많은 이용자들이 플랫폼에 대한 사유와 대안을 고민하는 것부터, 플랫폼노동자들의 권리찾기로 노동권과 인권을 지키는 것으로부터, 그리고 더 나아가 플랫폼을 공유재로 만드는 법과 정치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가면 어떨까?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을 조금 다듬어 제출했습니다.

홍승하

과거 민주노동당에서 일했고, 지금은 노동자서민의 금융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다람쥐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