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죽음 맞이하기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은 함께 하는 반려인에게 기쁨을 주고 또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 이런 반려동물이 죽는 경우 반려인들 중에는 펫로스증후군이라는 깊은 우울의 늪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반려동물을 죽음을 건강하게 맞는 방법을 알아본다.

『통섭』 등의 저서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인간의 속성 중 하나로 바이오필리아(biophilia)를 이야기 했다. 바이오필리아는 ‘생명 사랑’이라는 말로 생명에 가치를 두는 타고난 경향으로, 인간은 선천적으로 생명을 가까이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항상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며 또 다른 생명들과 함께 하려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

과거에 사람들은 다양한 차원의 공동체 속에서 삶을 살았다. 농촌 공동체에서 삶을 살던 사람들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즐거워하고 또 슬퍼했다. 또 소와 닭, 개와 같이 여러 가축들을 키우며 동물들과 함께 살아왔다. 그러던 농촌 사회가 붕괴되고 사람들은 도시로 몰렸고 공동체적 삶을 살던 사람들은 개인주의화된 도시 사회에서 이웃, 공동체, 그리고 주변에 살던 많은 동물들로부터 소외되었다. 그로 인해 고독과 외로움이 증가되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삶의 공간에 동물을 들이기 시작하였다. 반려동물이다. 통계를 보면 전체 가구의 25%에 가까운 1500만의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사육하고 있다고 한다.

브렌치의 연구에 의하면 반려동물을 사육하는 사람들은, 개가 주는 무조건적 사랑으로 자존감이 높아졌으며 함께 산책을 하고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육체적 건강도 좋아졌다. 또 반려견과 공원을 산책하면서 다른 반려인들과 공통된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접촉도 증가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을 느끼고 덜 외로워하며 그리하여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루트왁블롬의 연구에 의하면 노인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면 분노, 혼동, 낙심, 피로, 불안과 같은 감정은 줄어들고 그에 비해 활력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동물이 사람의 심리에 끼치는 영향은 어린아이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공감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고 또 행복과 평안함, 그리고 조건 없는 사랑을 더 잘 느낀다고 한다. 아이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스스로 반려동물을 돌보고 또 반려동물의 감정과 교감하면서 공감 능력이 증가한 것이다.

펫로스

반려동물의 죽음을 겪은 후 반려인이 6개월 혹은 1년이 지나도록 그 헤어짐의 충격과 슬픔의 격정이 가라앉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 극심한 우울감이나 상실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태를 펫로스증후군이라고 한다. by Kaileen Fitzpatrick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y-uNWHPqafg
반려동물의 죽음을 겪은 후 반려인이 6개월 혹은 1년이 지나도록 그 헤어짐의 충격과 슬픔의 격정이 가라앉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 극심한 우울감이나 상실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태를 펫로스증후군이라고 한다.
사진 출처 : Kaileen Fitzpatrick

이렇게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 여러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 또한 없지 않다. 그 중에 하나가 사랑하고 아끼던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해 겪게 되는 펫로스증후군(pet loss syndrom)이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얼마나 깊은 감정적 교감을 맺게 되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매우 의아한 표정을 지을 수도 있다. 그래서 반려동물이 죽고 난 후 반려인이 너무나 슬퍼하거나 식음을 전폐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니고 그까짓 동물이 죽었는데 왜 그리 호들갑이냐?”라거나 “부모가 죽어도 그렇게 슬퍼하지 않을 거다”라며 빈정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은 자신이 몹시도 아끼고 사랑하던 ‘한 생명’의 죽음을 맞은 것이다. 그로 인해 그 부재감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고 했던가. 만난 인연은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 우리의 삶이 그러하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무수한 만남을 갖고 또 헤어짐을 겪기도 한다. 그러한 헤어짐 중에는 사랑하던 부모나 친척의 죽음과 같은 헤어짐도 있다. 때로는 연인이나 자식의 죽음을 가슴에 담기도 한다. 그러한 죽음을 경험하며 우리는 살아있음을 좀 더 성찰하고 또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무수한 헤어짐을 경험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잊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반려동물의 죽음도 그러한 사건들 중에 하나이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겪게 되면 보통 한 달에서 석 달 정도 슬픔의 시간을 갖게 된다. 그리고 서서히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다. 그런데 간혹 6개월 혹은 1년이 지나도록 그 헤어짐의 충격과 슬픔의 격정이 가라앉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 극심한 우울감이나 상실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태를 펫로스증후군이라고 한다. 이 펫로스증후군을 어떻게 평화롭게 극복할 수 있는지, 또 주변에 펫로스증후군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반려동물의 죽음 후 마음의 변화 단계

반려동물이 죽은 반려인은 대체로 부정과 고립, 분노, 협상, 우울, 수용의 5단계 마음의 변화를 거친다.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게 되면 보호자는 처음에는 그 상황을 인정하지 못하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죽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혹은 아직 죽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왜’ 반려동물이 죽어야 했는지 의문을 갖게 하며, 그 죽음의 원인이 된 대상이나 상황을 찾아내고 그것에 분노하게 된다. 가령 심각한 질병으로 동물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은 경우 동물병원에서 의료적 과실로 인해 죽었다고 생각하고 분노하게 되며 책임을 추궁하려고 한다. 이러한 분노감은 때로 내부로 향하여 자신이 반려동물을 잘못 돌보아 그런 문제가 생긴 것이라 생각하며 자책하거나 죄책감을 갖기도 한다. 또 어쩔 수 없이 반려동물이 죽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인식하게 되면 반려동물을 위해 무엇이든 할 테니 제발 죽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 협상 단계는 우리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이별을 막아보려는 애절한 기도와도 같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막상 이별을 받아들이게 되면 반려인의 마음은 가라앉고 우울함을 느낀다. 그런 시간을 보내면서 마지막으로 반려인은 반려동물의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 단계가 되어서야 반려인은 이별 전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을 챙기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사람들마다 약간씩의 차이가 있어 더하거나 덜한 부분들이 있다.

펫로스 극복하기

반려동물에 대한 애착 관계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한 집에 살고 있는 또 하나의 생명체 정도로 여기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자식처럼 또는 삶의 동반자처럼 매우 소중히 여기기도 한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많은 기쁨을 느끼고 또 의지하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반려동물의 죽음은 큰 슬픔으로 다가온다. 그들에게 반려동물의 죽음은 부모의 죽음보다 더 큰 슬픔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려인의 감정을 가로막는 것들이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주위의 시선이다.

주위의 사람들이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과 슬픔에 위로를 해주는 경우 그 슬픔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주위에서 ‘그까짓 개** 한 마리 죽은 것 가지고’라는 시선을 가지고 있다면 그 슬픔을 곁으로 드러낼 수가 없게 된다. 그리고 그 슬픔을 안으로 삼키게 된다. 이렇게 자신의 자연스러운 감정을 감추는 행위는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우울감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것이 좋다. 이야기를 해도 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상한 사람 취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려동물을 키워봤고 또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자신의 감정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 슬픔을 나누고 공감을 받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런 시간을 가지며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풀어내다보면 차츰 슬픔이 잦아들고 지금까지 반려동물과 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들을 생각하게 되고 그러한 시간을 함께 보내준 반려동물에게 감사의 마음이 들게 된다.

안락사를 선택한 경우

펫로스신드롬을 심한 상태로 만드는 것 중에 하나는 반려동물이 치료하기 힘든 병에 걸려서 안락사를 선택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이다. 이런 경우 반려인은 반려동물이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죽음을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편하려고 반려동물을 일찍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강한 자책감과 죄의식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심리적 변화는 적지 않게 일어난다.

그렇기에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의 안락사를 선택할 때 매우 신중을 기해서 결정을 하여야 한다. 많은 고민을 해서 결정을 했다고 하더라도 한 번 더 고민을 해보고 마지막에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결정은 고민을 아무리 많이 하여도 과하지 않다.

반려동물이 불치의 병을 앓고 있고 그 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을 때 반려인은 안락사를 고민할 수 있다.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락사는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해야 한다. 고통이 심하다면 진통제를 처방받아 고통을 완화시키며 돌보는 것이 좋다. 그렇게 힘들게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돌본 경우 그 과정은 힘겹지만 반려동물이 마지막 숨을 거두었을 때 반려인도 편안해하고 수의사로서 그 과정을 함께 해준 것에 대하여 감사의 인사를 듣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반려견이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여 안락사를 선택하는 것은 최선이 아니다. 안락사는 수의사와 충분히 상의를 하여 심사숙고 하여 결정해야 한다.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안락사를 결정하였다면 그것은 보호자로서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기에 죄책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

어린 아이 위로하기

반려동물의 죽음은 함께 살던 가족 모두에게 큰 충격이고 슬픔이다. 하지만 성인은 살아오면서 이런 저런 헤어짐과 죽음을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그 슬픔을 견뎌낼 수 있는 지혜가 있다. 하지만 어린 아이에게는 처음 겪는 죽음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죽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고 그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어른들은 아이에게 “시골집에 보냈어”라거나 “동물병원에 입원하고 있어”라며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안락사를 선택한 경우 그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거짓말은 아이의 부모에 대한 신뢰감이나 죽음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식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생명의 태어남과 죽음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며 사랑하던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게 되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부모들 또한 몹시 슬프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그 슬픔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은 생명의 삶과 죽음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이 아니라 슬프지만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같이 했던 행복했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할 수 있게 된다.

같이 했던 행복한 순간들 추억하기

펫로스신드롬으로 인한 상실감이나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인식하는 것을 벗어나는 것이다. 우선 슬프면 그대로 표현하고 우는 것이 좋다. 시원하게 울고 나면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우는 것에 익숙하지 않는 남성은 안타깝다. 그리고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들을 기억하며 반려동물을 기억할 수 있는 나무를 심거나, 반려동물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요새는 반려동물 장례 업체에서 반려동물의 뼈로 메모리얼 스톤 목걸이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행복한 시간을 함께 했던 반려동물과 영원히 같이 한다는 생각이 펫로스신드롬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아이가 너무 슬퍼한다고 하여 바로 다른 동물을 데려오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이는 부모의 그런 행동이 사랑했던 반려동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의 커뮤니티에 가입하여 같이 슬픔을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여러 가지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펫로스신드롬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을 잃은 후 슬픔에 잠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전혀 아니다. 아주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렇기에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에는 슬퍼하자. 또 주변에서는 그런 슬픔을 이해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 슬픔의 시간을 가지며 슬픔은 치유가 된다. 그리고 간혹 1년이 넘도록 그 슬픔의 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그런 경우에 전문 상담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허브를 이용한 보완요법 중에 하나인 배치플라워는 평화로운 방식으로 반려인이 슬픔의 강을 건널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박종무

지구 생명의 근원은 해님이라고 믿는 생태주의자. 해님의 에너지를 받는 지구 모든 생태 구성원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희망한다. 특히 동물들이 생태구성원으로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아픈 동물을 치료하고 동물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