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콜로키움 『인류』, 『휴먼카인드』 읽기

*생태적지혜에 관심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문제제기들

  1. 인류는 초월적인 존재인가? 공생적인 존재인가?
  2. 인류와 생명, 사물, 기계 등의 관계 맺음은 어떤 잠재성을 갖도록 하는가?
  3. 기후위기 상황에서 인류는 연대와 협동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가?

모시는 글

기후위기 상황이 찾아오자, 인류에 대한 혐오발언들이 많아지고 있다. 인류의 역할은 끝났고, 지구행성의 미래는 인류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잠재성과 가능성에 대한 탐색은 바로 비인간존재와 맺는 관계, 인간과 인간이 맺는 관계로부터 나온다. 그렇기때문에 어떤 관계 맺기가 생명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좌표가 될 것인지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양육자, 돌봄자, 상호의존자로서의 인류는 많은 부분을 비인간존재에게 빚지고 있지만, 이에 합당한 행위양식을 찾는 데 실패하고 있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오히려 인류 자체를 뺄셈하고 그 이외의 것- 사물, 생명, 기계 -으로부터 인류를 재사고하려는 움직임이 도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의 공생, 인간과 비인간의 공생이라는 화두를 해결하기 위해서 티머시 머턴의 『인류』라는 책과 뤼트허르 브래흐만의 『휴먼카인드』라는 두 책을 읽는다. 두 권 모두 인류의 공생적 가능성, 상호의존과 돌봄, 사랑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인류의 공생(저월)적 잠재력에 대해서 타진하는 책이다.

먼저 티머시 머턴의 『인류』(2021, 부산대출판부)는 사실상 인류 자체가 사물, 생명, 기계와 같은 비인간존재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유령과 같은 존재임을 말한다. 동시에 근대철학에서의 초월적인 인간에 대한 사유를 기각하면서, 공생적인 인류로서의 존재론적인 철학을 펼쳐내고 있다. 이는 포스트휴먼이나 4차 산업혁명이 갖고 있는 인류관이 사실상 관계 중심의 인류관과는 무관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 대한 반성이며, 동시에 객체지향적인 신유물론의 재창안의 입장에 서는 것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공생적 실재로서의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인류를 재조명할 때, 다소 복잡한 논거로 전개되는 감이 있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선험적이고 초월론적인 인류에 대한 사유방식을 재구성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인류는 비인간적 존재들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의 깊이와 잠재성과 교류하고 공명하는 방법으로 향해야 하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결국 인류의 잠재성은 비인간존재로서의 사물성과 생명성이 갖는 잠재성을 그 현존 내에서 발견하고 창안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인간, 사물, 생명, 기계의 동맹을 추구하는 일관된 방향성으로 향한다.

그 다음으로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휴먼카인드』(2021, 인플루언셜)는 인간 자체의 종의 속성에서 꼬리표처럼 달라붙었던 이기적인 본성, 악의 평범성 등에 대한 논의를 불식시키며,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 속에서 선한 본성, 이타적 본성을 어떻게 실현해 내고 있는지를 살핀다. 이를 테면 제노비스와 33인의 무언의 목격자로 언론에서 회자되었던 사례의 진실을 밝히면서 얼마나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이 나서서 서로 돕고 협력하려고 했는지를 말한다. 또한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나 스탠리 밀그램의 전기충격 실험과 같이 인간의 잔인함과 악의 본성을 보여주었던 실험들이 얼마나 왜곡되고 조작된 것인지를 폭로한다. 결국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는 연대와 우애, 환대에 의해서 만들어진 거대한 공동체였다는 것이 저자의 발견이었던 것이다.

인류와 관련된 두 책은 인간이 관계를 통해서 규명될 수 있는 존재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와 인간과 비인간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인류의 잠재성은 늘 확장되어 왔고, 동시에 이들과의 공생을 모색해 왔다. 그런 점에서 페러다임의 전환은 바로 인류로 인해 생겨난 문제를 인류가 비인간존재와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공생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여지를 발견하는 데 있다. 우리가 인류의 미래, 인류의 잠재력을 바로 협동, 연대, 공생 등의 관계 맺기의 문제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인류가 탄 도도한 공생과 협력의 길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생명정치는 생명 개념에 따른 존재의 구획과 분류와 통제와 관련이 있다. 생명정치 이후 무엇이 오는가? 비죽음의 정치가 온다. 오늘날 필요한 것은 권리의 확장이 아니라 선명도와 증폭의 다양한 정도에 따른 연대의 조율이다. 인류는 하나의 사물이고, 따라서 인류는 자신의 파악가능성에서 물러난다. 인류는 열려 있다. 인류는 구체적이고 유령적이다. ‘빼기의 논리’. 감미로움은 현존보다 덜한 것 속에서 발견된다. 인류는 대문자 생명보다 덜하고, 특별한 생명체가 되는 것보다 덜하며, 심지어는 일반 생명체가 되는 것보다 덜하다.

『인류』 발제본 중에서

□ 주제 : 『인류』(2021, 부산대출판문화원), 『휴먼카인드』(2021, 인플루언셜) 읽기
□ 일시 : 2022년 4월 21일(목) 저녁 7시 줌(Zoom)으로 링크 공유
□ 발제 : 정유진(연구공간L회원, 생태적지혜연구소 학술위원), 김은제(학부모・시민행동 365운영단장)
□ 논평 : 이승준(광운대 외래교수, 연구공간L회원), 난설헌(유머를 찾아 헤매는 유머 발굴인)
□ 사회 : 신승철(생태적지혜연구소 소장)
□ 대상 : 인류문명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민들
□ 주관 :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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