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빅데이터 시대, 환경위기를 다시 읽는 법

환경오염은 자연과 인간이 분리된 외부 사건이 아니다. 메를로퐁티의 관점에서 보자면, 세계는 관찰 대상이기 전에 우리가 몸으로 얽혀 살아가는 장이다. 공기의 질은 곧 호흡의 질이고, 폭염은 단순한 기온 상승이 아니라 심장과 수면, 노동과 이동을 바꾸는 경험이며, 오염된 물은 생태계의 손상인 동시에 우리의 몸에 스며드는 조건이다. 과학이 오염의 메커니즘을 밝힌다면, 현상학은 그 오염이 우리에게 어떻게 체화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둘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해야 한다. 따라서 오늘날 필요한 것은 반과학이 아니라, 과학의 언어를 더 넓은 윤리와 정치의 언어 속에 다시 놓는 일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라캉의 응시 이론부터 들뢰즈의 촉지적 시각까지

예술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무한 부딪힘이다. 라캉은 ‘응시이론’을 통해서, 메를로 퐁티는 ‘상호 신체성’을 통해서, 들뢰즈는 ‘촉지적 감각’을 통해서 이를 증명해내고 했다. 상상력의 층위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교류를 통해 무한 가능성을 담지하고 있는 예술을 철학자들은 어떻게 밝혀내고자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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