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기후송_작곡일지] ④ 나는 무죄, 너는 유죄

〈월간 기후송〉의 작곡일지 5월편(네 번째 곡). 이번 달 노래는 ‘나는 무죄, 너는 유죄’라는 곡으로, 기후재판을 다룬 노래이다. 작곡자의 실제 경험을 통해 탄소다배출 기업의 문제와 이에 대항한 기후행동, 그에 따르는 기후재판을 담은 노래.

● 노래를 만들기까지

작년 10월, 동료 기후활동가들과 함께 포스코가 주최하는 국제행사장에 난입(?)을 했어요. 난입이라고 해봤자 들어가서 2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단상에 올라 마이크 없이 우리의 주장을 외치고, 이를 촬영하고, 준비해 둔 프린트물을 뿌리다 끌려 나온 게 전부였지만요.

그 행사에 산업부 장관이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고, 포스코가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량(13%; 서울시의 2배)을 차지하는 데 대한 문제의식도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무엇보다 당시는 한국 정부가 유엔에 2030년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막 제출하려는 시점이라 더더욱 절박한 마음으로 우리가 해야 할 액션을 고민하고 있던 때였어요.

4명이 함께 행동했고, 각각 3백만 원씩 총 1,200만 원의 벌금을 약식명령으로 받았어요. 저희는 우리의 무고함과 함께 포스코와 산업부의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7월에 재판이 예정되어 있어요.(※ 기사 참조. 한겨레, 2022-04-25 “산업부 유죄” 외친 녹색 활동가들 벌금형…‘기후재판’ 그 결과는)

정확한 죄명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업무방해’이고, 적용법조항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1호, 형법 제319조 제1항, 제314조 제1항, 제30조, 제37조, 제38조,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이에요. 음… 뭐 대단한 일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처벌을 위한 법조항이 이렇게나 많은 걸 보고 괜히 죄인이 된 것처럼 움츠러들기도 했어요.

예술은 작가의 경험을 반영할 수밖에 없듯, 이번 기후송도 저의 이런 강렬한 경험이 작곡의 동기가 되었어요. ‘기후재판’ ‘기후소송’이란 주제로는 한 번도 곡을 써본 적도, 또 들어본 적도 없었던 터라 좀 난감하긴 했어요. 어떤 방식의 노래가 되어야 할지도 좀 막막했고요. 그럼에도 열망 때문인지 마감날짜 때문인지 어떻게 곡이 나와 주었네요. ㅎㅎ

● 주제에 대하여

○ 기후소송(기후재판)

– 기후변화 관련 소송은 전 세계적으로 1700여 건(2020년 2월 기준)이 진행중이거나 완료되었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해요.

청소년기후행동 유튜브 #청소년_기후소송 지지 영상 01-네덜란드 우르헨다 (Urgenda Foundatio support #YouthLitigation4Climate in S.Korea) 화면 갈무리. 
사진출처 : 청소년기후행동 유튜브 영상
청소년기후행동 유튜브 #청소년_기후소송 지지 영상 01-네덜란드 우르헨다 (Urgenda Foundatio support #YouthLitigation4Climate in S.Korea) 화면 갈무리.
사진 출처 : 청소년기후행동 유튜브 영상

네덜란드 환경 공익재단인 ‘우르헨다 재단(Urgenda Foundation)’이 2013년 시민 900여명과 함께 네덜란드 정부를 상대로 해 승소한 것이 세계 최초의 승소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요, 네덜란드 대법원은 “기후변화가 초래할 심각한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정부에게 온실가스 감축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판결했고, 그 결과로 네덜란드 정부는 이 판결에 따라 최소 목표치를 19%에서 25%로 상향조정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45% 감축하기로 했다고 해요. 이는 사법부가 행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에 강력한 파급력을 미쳤어요.

콜롬비아에서는 청소년들이 “정부에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존할 것을 명령해 달라”고 소송을 내 최종 승소하기도 했고, 파키스탄에서는 농부들이, 뉴질랜드에서는 로스쿨 학생들이 정부를 상대로 기후변화소송을 냈어요. 아일랜드·스위스·독일 등에서도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고, 벨기에서는 시민 5만여 명이, 프랑스에서는 시민 200만 명 소송에 참여해 화제가 되고 있어요.

EBS뉴스(2021.3.1.) [뉴스G] 1유로 기후소송, 지구를 위한 판결, 유튜브 영상 화면 갈무리. (프랑스 1유로소송 소개) 사진 출처 : EBS뉴스 유튜브 영상
EBS뉴스(2021.3.1.) [뉴스G] 1유로 기후소송, 지구를 위한 판결, 유튜브 영상 화면 갈무리. (프랑스 1유로소송 소개) 사진 출처 : EBS뉴스 유튜브 영상

특히 프랑스 사례는 230만 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해 ‘세기의 소송’이라 불리기도 했어요. 기후위기의 피해를 야기한 정부의 책임으로 상징적 의미의 1유로를 청구했는데, 결국 정부의 배상판결을 받아내면서 ‘1유로 청구’로 알려지기도 했어요. 배상금액은 겨우 1유로지만, “기후정의의 역사적 승리”라 할 정도로 의미 있는 판결이기도 해요.1

무엇보다 사기업을 상대로 해 승소한 네덜란드의 소송이 매우 주목을 받았어요. ‘지구의 벗 네덜란드(Friends of the Earth Netherlands)’가 1만 7000명의 공동 원고와 6곳의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초국적 석유 기업 ‘로열더치쉘’에 탄소 배출 감축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2018), 이에 대해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이 쉘에게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수준 대비 45% 감축할 것을 명령한 판결이었어요. “이번 기후 소송은 정부에 감축 책임을 묻거나 기업에 피해보상을 청구하는 기존 사례들과 달리 기업에 감축 책임을 물어 구체적으로 사업 방침 변경을 요구하는 첫 번째 소송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해요. 또한 이번 소송을 지원한 로저 콕스(Roger Cox) 변호사는 “이것은 역사의 전환점이다. 이번 사건은 판사가 오염 책임이 있는 대기업에 파리기후협정을 준수하라고 명령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특별하다. 이번 판결은 다른 대형 오염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혀서 이후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것을 예고하기도 했어요.2

EBS뉴스(2021.3.1.) [뉴스G] 1유로 기후소송, 지구를 위한 판결, 유튜브 영상 화면 갈무리. (청소년기후행동 헌법소원 소개) 
사진 출처 :  EBS뉴스 유튜브 영상
EBS뉴스(2021.3.1.) [뉴스G] 1유로 기후소송, 지구를 위한 판결, 유튜브 영상 화면 갈무리. (청소년기후행동 헌법소원 소개)
사진 출처 : EBS뉴스 유튜브 영상

2021년 4월,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독일 연방기후보호법의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규정이 지나치게 낮다는 이유로 일부 위헌 판정을 내린 사례도 있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기후대응을 요구하는 소송에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아시아 지역 기후변화 관련 소송이 최근 2년 간 185% 증가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기후소송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고요.

한국에서도 2020년 3월, ‘청소년 기후행동’ 청소년 원고 19명은 “우리 정부의 감축 목표로는 지구 기온 상승을 2도 이하, 더 나아가 1.5도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체결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지킬 수 없다. 헌법에서 보장한 생명권과 행복추구권, 정상적인 환경에서 살아갈 환경권 등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어요. 청소년 기후소송을 주도했던 이병주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는 독일처럼 ‘기본권과잉침해(헌법 제37조 제2항)’ 뿐만 아니라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 위배(헌법 제10조 제2문)’도 인정할 수 있는 진일보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조심스레 위헌판결이 나길 기대해 봅니다.3

○ 생태학살(ecocide)

– 생태학살은 생태계를 대규모로 파괴하는 범죄를 가리키는 말인데요, 특정 민족과 인종을 말살하려는 ‘집단학살’(genocide)에 빗대어 나온 표현이라고 해요. 생태학살을 언급하는 이유는, 포스코의 행태 때문인데요. 미얀마의 시민단체 ‘Justice for Myanmar’와 미얀마 지지 시민모임은 ‘미얀마 군부 카르텔 지도’를 공개하고 포스코 인터내셔널이 한 해 2,000억 원 이상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 배당금을 미얀마 국영기업 MOGE에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어요. 즉 포스코 자금이 군부로 흘러 들어가 미얀마 시민 학살과 인권탄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지요.

또한 포스코의 자회사인 삼척블루파워는 현재 강원도 삼척에 2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배출될 온실가스는 정부가 그린뉴딜로 감축하겠다는 온실가스보다 더 많은 양이 배출된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요. 무엇보다 연간 570톤의 초미세먼지 배출이 예상되고, 누적 조기사망자수가 최대 540여 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건강에도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되어 가히 ‘생태학살’이라 불릴 만한 것 같아요.4

최근 이 생태학살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처벌할 수 있는 국제범죄로 규정하자는 움직임이 있는데요, 변호사이자 환경운동가 폴리 히긴스는, 생태학살을 ‘특정지역의 생태계를 광범위하게 파괴하거나 손상하는 행위’로 규정, 범죄로 규정할 것을 유엔에 요구하고 있어요. 국제형사재판소가 다루는 범죄에는 집단학살, 반인도범죄, 전쟁범죄, 침략범죄 네 가지가 있는데, 여기에 다섯 번째 범죄로 ‘생태학살’을 추가해 생태계 파괴 혐의가 있는 국가나 기업을 기소하고 처벌하자는 것이에요. 환경파괴가 국제형사재판소 관할범죄가 되면 환경단체 등이 개별 국가 범위를 넘어 환경파괴범을 제소할 수 있게 된다고 해요.5

● 가사

(verse1)

할 말이 있어 2분만 달라 했지 / 3백 달래 (shame on P)
허락을 안 해 소리쳐 얘기했지 / 3백 달래 (shame on D)
정신적 피해 1840만원? / 누가 달래 (shame on E, S)
생태학살 대 행사방해 누가 유죄? / 3백 달래 (shame on K)

(verse2)
1명 죽이면 살인자가 되지만 / 블루파워 (I feel blue)
100만 죽이면 영웅이 되지 / 자와파워 (I feel sad)
넌 영웅인가 살인자인가 / 붕앙파워 (I feel blue)
생태학살 대 행사방해 누가 유죄? / (You are the one)

(pre-chorus)
우리의 입을 막는다면
돌들이 소리칠 거야
우리의 발을 묶는다면
온 땅이 진동할 거야

(narration1)
피고 무죄 원고 유죄

(narration2)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업무방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1호, 형법 제319조 제1항, 제314조 제1항, 제30조, 제37조, 제38조,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chorus)
우리는 멸종을 막아선 전위대
우리는 불길을 막아선 소방대
우리는 진실을 외치는 사람들
우리는 춤추고 노래하는 예술가

(ending)
정의가 꽃피는 날, 저 달이 다 닳도록 평화가 넘칠 것이다.
정의는 이길 것이다.
최후 재판의 날,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 가사에 대하여

verse1 파트 가사는 앞서 언급한 제 사건을 간단히 표현해 본 거예요. 그리고 1840만 원은, 청년기후긴급행동이 ‘두산타워’ 앞에서 벌인 액션에 대해, 두산측은 형사소송뿐 아니라 정신적 피해와 명예훼손을 이유로 민사소송을 걸었는데, 그 금액이에요. 액션이라고 해봤자, 영문으로 써있는 ‘두산’이라는 글자에 초록색 수성 스프레이를 뿌리고, 끝나고 나서 세척까지 했었던 거였어요. 벌금 500만원 구형으로는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민사까지… (※ 기사 참조 : 한겨레, 2022-04-25 “산업부 유죄” 외친 녹색 활동가들 벌금형… ‘기후재판’ 그 결과는)

“행사방해와 생태학살 중 누구의 죄가 큽니까?”

물어보나 마나 한 질문이지만 그래도 언급하고 싶었어요.

‘shame on P’라고 주고 받는 듯한 구절이 있는데요, 여기서 등장하는 영문 약자들은 석탄발전이나 투자에 관련 있는 기업들 약자인데요, 기업명을 노래에 넣는 것이 이상하기도 하고, 또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다양한 해석의 여지도 두려고 이렇게 넣어봤어요.

verse2 파트 가사는, 영화 《클리프 행어》 속에서 에릭 퀘렌(존 리스고 분)의 “1명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지만 100만 명을 죽이면 영웅이 되지”라는 대사에서 가져왔어요. 겉으로는 친환경인 척 홍보하고, 뒤에 가서는 석탄발전소 건설을 하는 행위는 전형적인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 영웅행세를 하는 살인자들…

‘자와’9·10호기는 인도네시아에 있고, ‘붕앙’2는 베트남에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인데요, 우리나라가 해외에 건설하게 될 마지막 발전소이기에 노래로라도 기록해 두고 싶었어요. 이미 그 전에 지어진 석탄발전소로 수많은 사람이 죽고 병들었는데, 또 짓겠다는 억지, 무지.

pre-chorus 파트의 가사는 성서에서 가져왔어요. 맥락까지 가져온 건 아니지만, 마땅히 외쳐야 할 것을 외치지 않으면, 돌들까지 소리 지를 것이라는 의미는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러나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를 것이다.”

누가복음 19장 40절

narration1 부분은 말 그대로 내레이션(narration)인데요, 내레이션은 ‘시나리오 용어로 장면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라고 하는데, 판사가 판결하는 듯한 효과를 주고 싶었어요.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우리의 무고함을 묻는…

narration2 부분은 실제로 받은 공소장에 적혀있는 죄명을 그대로 옮긴 것인데요, 저것만 보면 뭔가 정말 큰 죄를 저지른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예요. 약간 살벌한 느낌도 들고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노래에 꼭 가져와야겠다 싶어 넣게 되었어요.

chorus 파트, 보통 ‘후렴’이라 불리는 이 부분은, 통상적인 후렴이 아니라는 점에서 ‘chorus’라 칭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이것도 일종의 백그라운드 효과처럼 사용이 되었기 때문에요. “이런 기후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는 가사에요.

ending 부분의 “정의가 꽃피는 날, 저 달이 다 닳도록 평화가 넘칠 것이다.”라는 표현은 성서의 시편 72편 7절 구절에서 가져왔어요. 그리고 당장 예정된 재판을 넘어 궁극적 최후 재판에는 결국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기대를 담고 싶었어요.

● 악보 (생략)

이번 곡은 보통의 곡과는 달라서 악보를 만드는 게 애매하기도 하고,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악보처럼 곡 전체를 표현하기도 어려운 면이 있어 생략하기로 했어요.

● 작곡에 대하여

이 곡의 장르는 덥스텝(Dubstep)이라고 하는데, 위키백과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어요. ‘덥스텝(Dubstep) 또는 더브스텝은 UK 거라지, 투스텝 등 하우스 음악의 리듬에 자메이카에서 발원한 덥 음악의 요소를 얹은 음악이자, 현재는 일렉트로니카 음악의 한 분파로 변했다.’ 아마도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독자분들이 느끼시는 생소함처럼 저 역시 마찬가지로 이런 장르를 잘 모를뿐더러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에요. 심지어 예전에는 댄스 및 그와 연관된 장르는 배척하다시피 했던 사람이었어요.

개러지밴드 앱 화면 갈무리.
개러지밴드 앱 화면 갈무리.

그런데 왜 어떻게 이런 장르의 곡을 만들게 되었느냐고 물으신다면, 순전히 ‘월간 기후송’의 작곡 도구이자, 작곡 컨셉인 ‘개러지밴드’ 앱 때문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아요. 이 앱 안에는 ‘LIVE LOOPS’라고 하는 여러 장르들의 음색을 모아둔 기능이 있는데, 이게 하나의 작곡을 돕는 도구라고 볼 수 있어요. 즉, Dubstep을 클릭하고 들어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해당 장르의 악기를 미리 조합해 둔 연주가 멋들어지게 나오는 거죠.

실은 이번 작곡은, 만들 곡의 주제를 정하고 나서 어울리는 장르와 분위기를 찾다가, 결국 이전에 만든 두 버전의 작곡된 결과물을 버리고, 세 번 만에 겨우 완성이 된 곡이에요. 게다가 앞서 언급한 대로, 저는 한 번도 이런 장르의 곡을 작곡해 본 적이 없었기에 개러지밴드가 아니면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거예요. 개러지밴드의 LIVE LOOPS는, 각 장르별로 10가지 정도의 악기 연주 조합을 제공하기 때문에, 그중 적절한 조합을 선택하거나 섞어서 사용하기만 하면 되거든요. 이 과정은 어렵지 않았지만, 곡 구성과 악기별 밸런스와 팬조절(좌우로 소리 배치) 등 소위 ‘믹싱’ 작업은 익숙하지 않은 저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일이에요.

덥스텝 장르에 대해 제가 여러 음원 샘플들을 들으면서 느낀 점은, 일반적인 댄스나 힙합, 일렉트로닉 장르보다는 좀 더 어둡고 무겁다는 점이었어요. 물론 주관적일 수밖에 없겠지만. 사실 주제가 무거워서 좀 더 가볍게 하거나 풍자하는 방식을 생각했었는데, 이 장르가 메시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결국 이렇게 노래가 만들어졌어요.

이 곡은 다양한 신디사이저(synthesizer)6의 음원들을 듣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몇 가지 음색이 등장하고, 어떤 소리를 내는지 유심히 들어보는 것도 이 장르의 음악을 감상하는 포인트 중 하나일 것 같아요.

월간 기후송 작업은 저에게 작곡방식에 대한 하나의 실험이어서 막막하고 낯설지만, 그게 주는 도전의 즐거움과 거기서 배우는 것들이 있어 재미난 작업이기도 한 것 같아요.

● 노래 듣기

나는 무죄 너는 유죄(덥스텝)

실은 이 노래를 만들기 전에는, 기후재판을 당하는 사람들이 힘을 받고, 투쟁의 기운을 북돋을 수 있는, 그리고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기대는 왠지 물거품이 된 것 같아요. ^^;

하지만 이 노래로 기후소송(기후재판)의 중요성들이 더 알려질 수만 있다면 더 바랄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김영준

-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론 제가 누군지 헷갈릴 때가.. ^^

- 예술가(음악가)
1인조인디밴드 ‘하늘소년’이란 별명으로 오랫동안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해 왔고, 밴드앨범을 제외하고 여섯 장의 개인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EP앨범, 싱글앨범)

- 종교인
모태 신앙으로 어릴때부터 교회생활을 했습니다. 물론 평범한 기독교인은 아닙니다.

- 정치인
녹색당에서 20대 총선 후보로 뛰었고, 서울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한 후, 현재는 기후정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기후위기비상행동’에서 활동했었고, 현재는 ‘기후위기 기독인 연대’를 만들어 기후활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기후환경강사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대상과 기관에서 기후환경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 남편과 아빠
아내와 두 아들(6세, 3세)이 있고,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게 된 후로는 아이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남은 인생을 여기에 걸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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