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느냐, 정화되느냐 – 균류와 인간의 공진화를 위한 예술적 접근

푸른곰팡이에 잠식된 웹툰 작가 기안84는 자신의 웹툰을 매개로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곰팡이 포자를 퍼뜨리며 혐오를 재생산한다. 그렇게 ‘공멸’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반면, 유독성 물질로 가득 찬 인간을 정화하고자 ‘죽음의 버섯 수트’를 고안하는 작가 이재림도 있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 자신의 몸을 버섯에 내어주자고 외치는 이재림은 버섯과, 나아가 전 지구적 생태계와 인간의 ‘공생’을 꿈꾼다. 이 글은 두 가지 상반된, 균류와 인간의 공진화에 대한 예술적 접근들을 살펴본다.

‘푸른곰팡이-인간’이 된 기안84

대한민국 만화사(史)를 뒤흔들법한 충격적인 장면 하나를 꼽으라면, 기안84의 웹툰 〈패션왕〉(2011-2013) 52화가 아닐까. 교내 아웃사이더였던 고등학생 주인공 우기명이 자신의 개성을 뽐내면서, ‘패션왕’이 되고자 하는 열망을 가득 품고 참가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선 경기가 열린 바로 그때였다. 우기명이 어떻게 우승으로 향할지, 어떤 전위적(?) 패션들을 보여줄 것인지를 모두가 고대하며 응원의 마음으로 스크롤을 내렸을 때, 우기명은 온몸에 털이 나고 귀가 솟으며 ‘늑대인간’으로 변신한다.1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작품에서 발생한 이 우발적인 사건은 삽시간에 독자들을, 그리고 〈패션왕〉을 둘러싼 모든 상황을 ‘카오스’로 몰아넣었다. 사실 허구의 창작물 속에서 ‘변신’이라는 설정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비난의 댓글을 달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분명 신선한 전개에 보내는 응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작가의 잦은 지각과 휴재 문제가 더해지면서 기안84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한다. 그 결과 기안84는 ‘조회수 1위와 악플 18만 개 동시 달성’이라는 환장의 기록을 세운다. 한번 물꼬가 트인 작가의 행보는 거침없었고 웹툰 속 인물들의 ‘변신’은 계속됐다. 단, 변신의 동력이었던 열망의 자리엔 서서히 욕망이 들어섰다.

무엇이 기안84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병맛 만화’라는 신조어를 등장시킨 ‘이말년’은 기안84의 ‘푸른곰팡이-인간’설을 가장 먼저 제기한 웹툰 작가다. 그는 〈기안84 회고록〉(2012)을 통해 두 사람이 무명 시절, 투룸의 반지하 방에서 살았던 날들을 회상했다.

이말년, 〈이말년씨리즈 – 기안84 회고록〉(2012, 네이버 웹툰)

이말년이 그린 〈기안84 회고록〉의 부제는 “본격실화미스테리” 그리고 “푸른곰팡이의 저주”다. 습하고 지저분해 청결과는 거리가 멀었던 집, 특히 곰팡이가 스멀스멀 올라오던 골방에서 기안84는 패션왕을 시작하게 된다. 놀라운 번식력으로 순식간에 곰팡이로 가득 찬 집에서 패션왕의 네이버 연재가 확정되는 기쁨을 맛본 기안84는 점점 어둡고 축축한 골방에만 틀어박혀 연재를 지속했다. 만화 속에서 이말년은, 옷에도 곰팡이가 슬어버린 채 음침하게 변해가는 기안84의 모습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이거 설마… 곰팡이가 집안 가득 빽빽이 차서…
이제 번식할 곳이 사람 몸뚱이밖에 안 남은 건가..!’
‘곰팡이에 뇌를 잠식당하지 않고서야 나올 수 없는
무리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기안84를 회고하는 이 만화의 마지막에서 그는 최종 진단을 내린다.

‘혹시 지금 만화를 그리는 기안은 기안이 아니라,
기안의 껍데기만 뒤집어 쓴 그때의 그 푸른색 곰팡이가 아닐까?’

이말년이 ‘푸른 곰팡이에게 잠식된 기안84’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사람들은 재미있는 ‘비유’라고 웃고 넘어갔다. 하지만 기민한 감각을 가진 예술가 이말년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분명 느꼈고 그것을 포착해 작품 속에 담았다. 기안84는 푸른곰팡이와 마주하며 분명 어떠한 문턱 너머로 나아갔다. 기안84의 ‘푸른곰팡이-되기’.

좀비가 된 개미 머리에 길게 자라난 오피오코르디셉스 곰팡이.
사진 출처: David P. Hughes, Maj-Britt Pontoppidan
좀비가 된 개미 머리에 길게 자라난 오피오코르디셉스 곰팡이.
사진 출처: David P. Hughes, Maj-Britt Pontoppidan

실제로 인간과 곰팡이의 공생 또는 곰팡이의 기생에 따른 공진화2는 가능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것이 비록 상리공생(相利共生)은 아닐지라도. 푸른곰팡이의 정체인 균류3는 사물과 죽은 것들을 넘어 살아있는 식물이나 동물, 하물며 인간도 자신의 먹잇감으로 삼는다. 이들은 숙주가 된 생물의 양분을 빼앗아 파멸로 이끌고 부패시킨다. 심지어 균류 중에는 동물이나 곤충의 신체에 침입해 그들의 뇌를 점령하고 자신의 원하는 방향으로 양분을 흡수하도록 신체를 직접 조종하는 경우도 있다. 불로불사의 명약이라고 알려진 ‘동충하초’가 그 명성을 얻은 이유 역시 바로 여기에 있다. 동충하초에 침투했던 ‘오피오코르디셉스 곰팡이(Ophiocordyceps unilateralis)’라는 학명의 균류는 ‘좀비 기생충’, ‘좀비 곰팡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반지하 골방에 핀 푸른곰팡이에게 생활고에 쪼들렸던 과거를 딛고, 성공을 위한 욕망과 창작의 압박으로 스스로를 짓누르던 기안84는 때마침 만난 안성맞춤의 숙주였을지도 모른다. ‘늑대인간이 된 우기명’을 그릴 때 기안84는 아직 부패하지 않았다. 그의 웹툰 속 인물들이 겪는 변신에는 유쾌한 ‘열망’이 있었다. 암울했던 고등학생 ‘우기명’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즐거움을 일깨워준 ‘패션’에 대한 애정, 그런 패션계에서 ‘왕’이 되고 싶었던 순수했던 열망. 그러나 그러한 열망에 ‘욕망’이라는 푸른곰팡이는 서서히 번져갔다.

작가를 향해 쏟아지는 수많은 악플과 조회수 1위 그리고 그에 따른 수익 상승이라는 기이한 정비례 관계는 기안84의 인간-비인간 사이를 질주하는 횡단에 혐오와 멸시의 불쾌를 끼워 넣었다. 자극적인 소재와 혐오를 재료로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키는 장면들은 그를 네이버 웹툰을 대표하는 ‘간판 작가’로 장기 군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사회 전반에 가득한 물신주의와 양극화, 혐오의 감정이 나쁜 균류가 번식하기에 딱 알맞은 환경을 조성했던 것이다. 그렇게 푸른곰팡이에 감화된 기안84는 자신을 썩게 만든 곰팡이 포자를, 웹툰을 매개로 퍼뜨리기 시작했다.4

〈패션왕〉의 후속작 〈복학왕〉(2014-2021) 속에서 기안84는 성추행하려는 남성의 집착을 개구리-인간으로 그려 그 상황을 ‘웃음’으로 소비하거나, 집을 사기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빚을 지고 집을 산 하우스푸어들을 기형적인 달팽이-인간으로 재현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수달이 된 여주인공이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구도로 조개를 까는 모습을 통해, 여성이 성상납 혹은 자신의 성을 전략으로 삼아 직장을 구했다는 왜곡된 연출을 보여주는 데 다다른다. 이 밖에도 장애인에 대한 조롱, 외국인에 대한 멸시, 소수자들을 희화화하는 방식으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혐오를 조장하며 각종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논란이 불거지는 것과 별개로 그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자신의 부를 축적해갔다.

혐오를 유발하고 인간을 썩게 만드는 나쁜 균, 푸른곰팡이가 인간과의 불쾌하고 부정적인 공진화를 꿈꾸기 시작했던 것이다.5

‘버섯-인간’으로 정화되기

2011년 TED 강연에 선 이재림.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2011년 TED 강연에 선 이재림.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출처: 유튜브 영상

2011년 TED에서 주최한 렉처 퍼포먼스에서 이재림6은 검정색 바탕에 풀뿌리 같은 흰색 선이 수놓아진 전신 슈트를 입고 연단에 선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차림으로 작가는 버섯에 자신의 몸을 먹이로 내어주는 ‘인피니티 베리얼 프로젝트(Infinity Burial Project)’의 필요성과 그 작동 원리를 소개한다. 인피니티 베리얼 프로젝트는 인간이 가진 독소를 버섯으로 정화하여 시신을 부패시키는 새로운 친환경 매장 장례 방식을 대중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작가가 스스로 ‘닌자복’ 같다고 표현하는 그 옷의 정체는 인피니티 베리얼 프로젝트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수의로, 곰팡이처럼 균류에 속하는 버섯의 균사체를 심은 ‘죽음의 버섯 수트(Mushroom Death Suit)’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수많은 독성 화학물질을 먹고, 마시고, 입고, 쓰며 살아간다. 그중에는 비스페놀A나 경화제, 합성 에스트로젠, 수은, 중금속, 미세플라스틱 등 다양한 화학물들이 있다. 현재 지구에는 약 7만 종의 인공화학물질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그것들은 우리 몸 속으로 들어와 체내에 쌓이기도 한다. 이재림은 자신의 강연에서 미국 질병관리센터가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우리 몸에 219종 이상의 독성오염물질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며 작가는 우리 인간이 오염의 생산자이며 피해자이고, 또한 우리 몸은 환경독성물질의 필터이자 저장소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몸이 죽고 흙으로 돌아갈 때가 되면 그러한 독성물질은 고스란히 다시 자연으로 유입돼 계속해서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파괴할 것이다.

현대 장례 문화는 그러한 오염을 가중한다. 장례식 동안 시체를 보존하려는 방부 처리에 사용되는 독성 포름알데히드나, 시신을 화장하는 과정에서는 대기 중으로 일산화탄소와 중금속, 수은 이산화황 등이 배출되어 또다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 그러므로 이재림은 인피니티 베리얼 프로젝트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새로운 장례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인피니티 베리얼 프로젝트의 주요 원리는 버섯에게 인간의 몸을 ‘밥’으로 내어주는 것이다. 이재림은 실제 이것을 실험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털, 피부각질, 손·발톱 등을 먹이로 제공했다. 버섯들이 사후 이재림의 몸을 인식하고 먹을 수 있도록 각인하는 행위이자 사육하는 것이다.7 그렇게 사육된 버섯의 포자들을 모아 죽음의 버섯 슈트를 만든다. 슈트 위에 포자들을 양식해 그들이 양분을 빨아들이기 위해 점차 더 많은 균사체들로 얽히면서 균사에서 소화액이 나와 먹이를 녹인다. 이재림은 각자 스스로 ‘죽음의 버섯 슈트’를 만들 수 있도록 ‘디컴피컬쳐 키트(Decompiculture kit)’도 만들고 있다.

버섯 역시 균류이기에 대체로 곰팡이처럼 살아있는 식물에 기생하며 그들의 양분을 빨아들이고 숙주를 죽음으로 내몰고 썩게 만든다. 그런데 사실, 무언가를 썩게 만드는 나쁜 균과 무언가를 발효시키거나 혹은 생태계 오염을 정화시키는 좋은 균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균은 단지 균으로 존재할 뿐이다. 다만 그들이 인간에게 좋은 균, 혹은 나쁜 균이 되는 것은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환경에 따른 것일 뿐이다.

〈머쉬룸 데스 슈트는 우리의 죽음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재림 글. Mushroom Death Suit의 초기 프로토 타입부터 업데이트된 슈트 모델, 반려동물용 매장 컨테이너까지 이재림의 다양한 작업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인피니티 베리얼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재림은 ‘디컴피컬쳐 소사이어티(Decompiculutre Society)’를 만들어 죽음에 대해서도 사유한다. 유한한 존재로서 인간의 죽음은 마치 끝과 같지만 전 지구적으로 봤을 때, 그것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죽음을 거부하고 생명 연장을 꿈꾸며 각종 과학 기술과 화학물질을 새롭게 개발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들은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또한 죽음마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작가는 예술적 아이디어로 균과 인간의 공생을 꿈꾸고 있다. 인간과 생태계의 공생을 위해 좋은 균류를 발명하고, 그 아이디어를 포자처럼 뿌리고자 한다.

공멸이 아닌 공생을 위한 공진화: ‘공희’

“부처님의 무소유 정신을 좋아한다는 것도
어쩌면 ‘무소유’라는 정신마저 소유하고 싶은
‘풀소유(Full所有)’라는 욕망의 발현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기안84가 최근 선보인 제1회 개인전 《Full所有》의 전시 서문이다. 그가 솔직하게 밝힌 끝없는 욕망은 계속해서 무언가로 자신을 채우려고 하는, 모든 것을 다 ‘나’만의 것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풀소유’의 욕망이었다. 전시회에서 공개된 작품 속에는 화려한 욕망의 상징들이 가득하다. 사람들의 눈을 가장 많이 사로잡았던 〈별이 빛나는 부동산〉(2022)에서는 휘황찬란하게 빛이 울렁이는 ‘압구정 현대 아파트’ 위에 눈이 반짝 반짝 빛나는 우기명의 얼굴이 떠 있으며 그 주변에 별들이 반짝이고 있다.

낮은 채도의 어딘가 퀴퀴한 느낌이 나던 그의 웹툰과 상반되게, 그의 캔버스에는 밝고 강렬한 형광빛의 색들이 가득했다. 예술을 대중적으로 만들어 순수예술의 판을 뒤흔들었던 앤디 워홀(Andy Warhol)의 팝아트(pop art)는 이제 동시대 가장 대표적인 대중예술이라 할 수 있는 웹툰 작가의 고급예술 재진입을 위한 도구가 되었다. 그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화려함은 마치 ‘독버섯’처럼 사람들을 현혹한다. 모두가 그의 ‘풀소유 사상’에 동화된다면 내 것을 지키고 나의 몫을 챙겨 살아남고자 분투할 것이다. 그렇게 ‘공멸’로 향하는 것이다.

반대로 이재림이 꿈꾸는 버섯과 인간의 공진화는, 죽음 뒤에 우리가 스스로를 버섯의 먹이로 온전히 내주었을 때 가능해진다. 앞서 말한 것처럼 현재의 장례 문화는 철저히 인간중심적 사유에서 비롯되어 죽음의 순간마저 보존하고자 화학처리를 하며 ‘나’를 유지하려는 아집을 버리지 못한다. 이러한 죽음의 문화를 바꾸자고 외치는 것이 인피니티 베리얼 프로젝트다. 버섯에 의해 가능해진 인간의 정화 작용은 개인이 아닌 전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유지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욕망을 버리고 말이다.

나의 몸을 기꺼이 내어주자는 이재림의 외침은 ‘공희’를 향한다. 고대 인도에서 태동한 불교에서는 생명과 삶의 원리가 무엇인가의 끊임없는 희생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았다. 우리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밥을 먹고, 옷을 입고, 잠을 자며 살아간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희생이 누군가의 ‘손실’이 아니라 결국 그 자신에게 이득이 되어 돌아온다는 깨달음에 있다. 만일 내가 죽더라도 나의 죽음은 끝이 아니기에, 분자가 된 나는 다시 만물로 소생할 것이다.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우리는 갈림길에 섰다. 썩느냐, 정화되느냐. 공멸이냐, 공생이냐. 인류의 영원한 죽음이 오지 않길 바란다면 우리는 정화되어야 한다. 사슬처럼 엮어진 만물의 관계망 속에서 나를 내어주는 방식, ‘공희’의 공진화를 꿈꾸어야 할 것이다.


◇ 참고자료

Karen Frances Eng, “Flesh-eating mushrooms: Fellows Friday with Jae Rhim Lee”, TED Blog 2011

• Timothy G. Myles, “Decompiculture: Human symbiosis with decomposer organisms”, 2003.

경향신문, “[김종철의 수하한화] 백합이 썩을 때”, 2016.08.03.

• 네이버 웹툰 – 기안84, 〈패션왕〉(2011-2013)

• 네이버 웹툰 – 기안84, 〈복학왕〉(2014-2021)

• 네이버 웹툰 – 이말년, 〈이말년씨리즈 – 기안84회고록〉(2012)

• 로지 브라이도티, 『변신』. 김은주 역, 갈무리, 2020.

• 멜리사 그레그, 그레고리 J. 시그워스 편, 『정동이론』, 최성희, 김지영, 박혜정 역, 갈무리, 2015.

• 오치 노리코·유재일, 『청소부 곰팡이와 여행하다』, 김주영 역, 웅진주니어, 2007

• 오치 노리코·권오길, 『모든 버섯의 정체를 밝히다』, 김주영 역, 웅진주니어, 2008

• 유튜브 – 2011년 이재림 Ted 강연 영상

• 조덕현, 『버섯』, 웅진씽크빅, 2003

• 질 들뢰즈, 「정동이란 무엇인가」, 서창현 역, 『비물질노동과 다중』, 갈무리, 2005

• 펠릭스 가타리, 『세 가지 생태학』, 윤수종 역, 동문선, 2003.
_____, 『카오스모제』, 윤수종 역, 동문선, 2003


  1. 네이버 웹툰 〈패션왕〉 52화는 현재 유료로 감상할 수 있다. 혹시 궁금하다면, 구글 검색창에 패션왕 52화를 검색하면 문제의(?) 장면을 캡쳐한 이미지를 볼 수 있다.

  2. 대개 ‘진화’라고 하면 다양한 생물들이 서로 경쟁하며 살아가다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는 개체들이 점차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공진화(coevolution)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는 둘 이상의 종이 상호 영향을 주며 함께 진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공진화는 상리공생에 의해서도 가능하지만 피식과 포식, 기생에 의해서도 가능하며, 무엇이 상위 개체로 발전된다고 보지 않고 모든 개체가 수평적 관계에 놓여있다고 본다.

  3. 우리는 흔히 생물을 식물과 동물로 구분하지만 곰팡이나 버섯, 효모들이 속한 균류 역시 생물의 한 계열이다. 즉 균은 동물도 식물도 아니다. 식물처럼 스스로 양분을 만들 수 없고, 동물처럼 양분을 얻기 위해 움직일 수도 없지만 이들은 바람에, 물에, 환경에 자신을 맡겨 숙주를 찾아 그들에게 기생해 살아남는다. 또 세균은 균류가 아니다. 흡사한 특징을 가졌지만 균류는 진핵생물, 다세포생물인 데 반해, 세균은 원핵생물이다.

  4. 균류는 숙주에 균사체를 내리고 양분을 섭취하다 더이상 숙주로부터 빨아들일 양분이 없어질 때쯤 외부로 자실체를 뻗어내 수많은 포자를 흩뿌려 번식한다.

  5. 혐오라는 정서를 유발하는 공진화, 기안84의 푸른 곰팡이-되기를 정동적 관점에서 이해해본다면, 스피노자 이론을 토대로 질 들뢰즈가 주장한 것처럼 이들은 ‘나쁜 마주침’이자, 슬픔-정념으로서 존재들의 정동하는 신체의 활력을 감소시킨다. 나아가 들뢰즈는 권력자들이 이러한 수동 정념을 자신들의 통치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지적한다. 질 들뢰즈, 「정동이란 무엇인가」, 서창현 역, 『비물질노동과 다중』, 갈무리, 2005, p.57.

  6. 인간의 몸이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데 관심을 갖는 작가 이재림은 심리학과 기초 의대(pre-med) 과정을 수학한 후, 미학적, 과학적, 사회적 탐구가 함께 작용할 수 있는 예술 작업을 선보이고자 했다.

  7. 곤충학자 티모시 마일즈가 주장한 ‘분해 유기물 재배(Decompiculture)’라는 개념에서 영향을 받았다. 마일즈는 린 마굴리스가 주장한 ‘내공생’ 이론에서 착안하여,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서는 인간이 생태계의 분해자인 균류나 미생물과 공진화해야함을 주장하며 그들을 재배하는 새로운 농경 문화를 제안했다. Timothy G. Myles, “Decompiculture: Human symbiosis with decomposer organisms”, 2003.

소연

대학원에서 예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예술은 사회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사회를 이끌어나가기도 합니다. 예술을 통해 체현하는 감각적 경험은 강한 울림으로 우리를 사유로 이끌고, 의미를 생성해나가도록 합니다. 그러므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도록 하는 정동적 힘을 지닌 예술에 대해 주목하고 이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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