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7회 콜로키움- 『동물되기』,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읽기

문제제기들

  1. 동물-신이라 불리던 동물은 어떻게 금수, 짐승으로 지위가 하락하였는가?
  2. 동물되기의 역량은 어떻게 소수자되기, 광물되기, 야채되기, 기계되기 등으로 확산될 수 있는가? 동물되기의 역량의 비밀은 무엇인가?
  3. 가축전염병의 확산과 예방적 살처분과 같은 상황을 공생명론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동물과 더불어 삶, 동물되기와 공생명 이야기

2021년 봄과 겨울 사이, 경기도 화성시 산안마을 야마기시즘(Yamagishism) 무소유 공동체 실현지에서는 자신이 키우던 닭과 오리를 예방적 살처분으로 죽음에 몰아가지 않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 있었다. 주민들의 절규와 비탄, 아우성의 목소리가 한국사회에 전달되어 하나의 파고를 만들어냈다. 기실 동물복지형 농장이기 때문에 가축전염병이나 조류독감에 한 번도 감염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3㎞ 비우기의 제도에 걸려들어 애꿎은 수천마리의 달과 오리가 죽음 직전에 이르게 되었다. 수많은 탄원과 서명이 돌자 결국 정부는 제도는 1㎞ 비우기 등으로 정비하되, 그 이전까지의 살처분에는 예외가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보다 엄격해진 방역대책을 고수하는 것이었고, 이에 저항하던 산안마을 주민들은 결국 예방적 살처분을 수용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과 쓰다 버릴 건전지처럼 여기는 두 태도와 만나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며, 동물이 인류의 역사상 어떤 지위였는지에 대해서 되묻게 된다. 그래서 두 책 정항균 著 『동물되기』(2020, 세창출판사)와 박종무 著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2021, 리수)라는 책을 함께 읽어볼까 한다.

먼저 『동물되기』(정항균 저)는 들뢰즈와 가타리가 함께 쓴 『천개의 고원』(2001, 새물결)에서 하나의 쳅터인 ‘동물되기’ 장을 인류의 역사, 문학, 동물권 등에 적용한 책이다. 동물되기는 동물의 입장이 되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동물-신으로의 모방과 변신을 통해서 야성적 힘을 갖게 되는 토테미즘적 발상을 넘어서 신체변용을 능력을 욕망의 야성적 흐름으로 이끌어 입자, 블록, ‘이것임’이 되는 색다른 변신의 경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동물되기는 되기(becoming)이 갖고 있는 욕망의 야성성에 따라 소수자되기, 이주민되기, 여성되기, 광석되기, 기계되기, 야채되기가 색다른 역량을 갖추게 되는 혼종적 주체성 양상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동물되기의 인류 역사상의 입장의 변화과정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동물-신으로 추앙받고 변신의 역량을 갖추고자 했던 인류는 근대 들어 변신의 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악마와 마녀로 규정하고 박멸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점에서 동물은 근대의 인간중심주의 영향 하에서 인간보다 못한 존재로 격하되게 되었고, 더불어 변신의 역량으로서의 동물되기는 금기시되게 된다.

그러나 탈근대 들어 포스트휴먼의 양상에서는 기계-되기와 동물-되기가 함께 공존하는 혼종적인 양상이 전개되면서 다시 동물되기가 갖고 있는 특이성과 가능성, 잠재력이 주목되기 시작한다. 이 책은 동물되기의 비밀을 그저 죄의식과 터부, 금기로 만들었던 근대를 넘어서 인류에게 새로운 잠재력의 원천을 제공해주는 변신과 도주의 역량임을 아주 학술적으로 다룬 역작이다.

두 번째로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박종무 저)는, 수의사이며 생명윤리학자인 저자가 개인적인 동물에 대한 태도를 넘어서 문명 전반에서의 동물에 대한 태도까지 망라하는 광범위한 문헌학적인 조사와 자료를 제공해준다. 이를 통해서 동물이라는 각각의 문제설정이 갖고 있는 긍정문의 물음표와 함께 동물학대적인 현존문명의 문제점이 갖고 있는 부정문의 물음표 하나하나를 던지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동물을 이렇게 대해야 한다는 정답을 제공해주지 않으면서도 동물의 고통, 처우, 복지 등이 더욱 열악해지고 있는 현존 문명의 상황이 어떻게 인도적인 생명존중문화를 파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차근차근 다룬다. 매년 이루어지는 조류독감과 구제역에 대한 가축 살처분 상황에서의 이름 모를 생명들의 죽음과, 기후위기 시대에 직면해서 더 열악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공장식 축산업에서의 생명들, 바이러스의 역습보다 예방적 살처분에 의해서 맥없이 죽어가야 하는 수 만 마리의 동물 이야기를 수의사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구조를 가지면서 숨가쁘게 전개된다. 그러나 무엇 하나도 ‘이것이 정답이다’ 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우리 자신과 문명의 취해야 할 윤리적이고 미학적인 태도의 열쇠말처럼 공생명론이라는 항목을 추가한 것이 조금 특이한 부분이다. 결국 바이러스와 메타생명체, 자연, 생명, 인간 모두가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필사의 노력이 모든 문제설정에 깃들어 있다는 점이 아주 살짝 드러난다. 저자는 해답을 말하는 전문가의 태도가 아니라, 넓은 민중이라는 대지위에 뒤섞여지는 생명, 자연, 인간, 미래세대의 다중적인 몸짓과 아우성의 일부로 자신을 배치한다. 그리고 나서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이며 ‘이 순간이 생애 단 한번뿐인 시간’으로 위치하는 각각의 생명의 유일무이성이 갖는 심원한 의미에 대해서 차분히 발언한다.

여기서 정항균과 박종무의 입장과 논점을 결합시켜 보면 어떨까? 동물 자체가 갖고 있는 유일무이성이 인간에게 충분히 깨달음을 주는 측면은 결국 공존, 화해의 손을 먼저 내미는 생명의 따뜻함과 용맹함, 야성성 등에 대해서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이를 공생명이라고 한다면, 생명평화세상의 미래상에 대한 하나의 아이디어로서 자리 잡을 것이다. 우리는 생명에 대해서 ‘~은 ~이다’라고 대답을 제시하는 전문가적인 태도가 아니라, 생명의 몸짓, 풍부하고 다양한 표현양상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지는 민중, 소수자, 기후행동가, 채식인 등의 태도로 향할 것이다. 두 책 모두 어떤 답을 내리지 않고 문제제기만을 던지고, 각자 실존 깊숙이에 위치한 생명의 유일무이성에 감응해 보라고 권유한다. 박종무는 다음과 같이 생명의 잠재성에 접속하는 문제설정의 태도와 자세, 배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러한 고민들에 대하여 어떤 해답을 명쾌하게 제시하는 것은 쉽지 않아, 문제를 유발한 근본적인 원인들의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나 국제 정세와 같이 해결하기 쉽지 않는 부분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야. 다만 이 책에서는 우리 공동체가 무엇을 좀 더 고민해야 하는지 드러내 보이고자 한단다. 그러한 문제제기와 고민을 시작으로 공동체의 집단 지성은 총제적인 문제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을 거야…그리하여 우리가 동물을 포함한 다른 생명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아빠의 작은 바람이란다.”

  • 일시: 2021년 7월 29일 목요일 저녁 7시 줌(Zoom)으로 링크 공유
  • 발제: 이승준(광운대 강사), 박종무(평화와생명동물병원 원장)
  • 논평: 김경미(교육인류학 연구자), 공규동(생태적지혜편집위원, 교사)
  • 사회: 신승철(생태적지혜연구소 소장)
  • 대상: 동물의 고통에 공감하며 그 잠재력에 관심 있는 사람들
  • 주관: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 문의: 010.9칠44.칠칠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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