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 평범한 식자(食者)의 식탁

요즘 SNS에 뜨는 맛집들의 음식의 키워드는 자극과 이슈이다. 보기만 해도 매콤하고 짜고 달아 보이는 음식들이 입맛을 돋운다. 이 자극성은 무의식적으로 감각의 역치를 상승시킨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식문화 관점에서 이는 일상의 음식에 무관심과 비인식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이다. 우리의 식탁은 사진 속 음식과 동일하지 않다. 일상과 비일상의 식탁이 교묘하게 엮여 있던 우리 삶에 지금의 식문화는 일상의 의의를 상실하게 만든다.

햇반, 속도의 극한

현대인의 식문화에서 햇반은 변종이다. 햇반은 하나의 브랜드명이지만, 즉석밥을 일컫는 일반명사가 되었다. 즉석밥은 속도 극한의 결과물이다. 밀키트는 최소 냄비라는 도구를 쓰고, 컵라면은 최소 물을 끓여야 한다. 하지만 즉석밥은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기만 하면 밥이 된다. 작은 손길도 사라진 즉석밥에는 현대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요즘 1인 가구 열에 여덟은 즉석밥을 먹는다. 즉 햇반 전성시대다.

‘지속가능한 식문화’란 뭘까?

지속가능한 식문화 매거진 『SUSTAIN-EATS』를 발행하는 나에게 누군가 ‘지속 가능한 식문화’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나는 그 해답을 ‘고(故) 황현산 선생님’의 말씀에서 얻었다. 식(喰) 행위를 넘어 여러 사회 이슈들로 이어지는 현대의 밥상에서 ‘지속가능한 식문화’는 어떤 얼굴로 자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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