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을 공유할 수 있다면-『공감의 시대』를 읽고

인류는 공감 능력의 배양하고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엔트로피 증가는 자연을 황폐하게 하여 결국 문명사회 멸망의 주원인이 되었다. 문명의 멸망 후 새로운 의식과 새로운 에너지-커뮤니케이션의 출현을 역사라고 보았다. 커뮤니케이션과 IT기술 발달로 공감 능력이 더욱 향상되었지만, 지금까지의 어느 문명보다도 훨씬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현대문명을 유지하면서도 기후변화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성찰한다.

제러미 리프킨 저 『공감의 시대』 (민음사, 2010년)
제러미 리프킨 저 『공감의 시대』 (민음사, 2010년)

제러미 리프킨은 수렵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인류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공감하기 위한 에너지-커뮤니케이션 관계의 변화에 따른 의식 변화의 과정을 ‘역사’라고 보았다. 예를 들면 인류는 중세의 ‘신앙의 시대’에서 계몽주의가 불러일으킨 ‘이성의 시대’를 거쳐 현재는 ‘공감의 시대’를 걸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 정의하는 공감이라는 것은 근대 낭만주의의 유산이다. 낭만주의는 사실상 이성의 시대를 지배했던 모든 권위에 도전하는 운동으로서, 세계를 유기적인 관계에서 바라보고 인간은 천성적으로 인정이 많고 사회적이라고 믿었으며, 진보란 상상력으로 자기만족과 공동체 의식을 배양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인류가 공감 능력을 배양하고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였으며, 거대한 엔트로피 증가는 자연을 황폐하게 하여 결국 과거의 관개 문명과 로마제국의 멸망에서 보여주듯이 문명사회 멸망의 주원인이 되었다. 또한 문명의 멸망 후 새로운 의식이 생겨나 여기에 맞는 에너지-커뮤니케이션이 출현하는 것이 역사의 연속이라고 보았다. 커뮤니케이션과 IT 기술의 발달로 공감 능력이 더욱 향상되었지만, 지금까지의 어느 문명보다도 훨씬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오늘날, 문명을 유지하면서도 기후변화 위기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성찰한다. 만약에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과거의 역사에서 보았듯이 현대 문명도 멸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책의 유일한 방법은 다가오는 세기 동안 인간의 의식을 대폭 재조정하여 인간이 공유하고 있는 지구에서 다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길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다양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으나, 그 중 중요한 순으로 3가지를 꼽으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저자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아메리칸 드림의 대안으로 유로피언 드림을 제시한다. 아메리칸드림이란, 성공하기 위해 개인에게 주어지는 무한한 기회를 강조하며 경쟁을 합리화하는 것으로 여기서의 성공이란 물질적인 부를 의미한다. 반면, 유러피언 드림은 개인의 자유보다는 공동체 내의 관계를, 부의 축적보다 삶의 질을, 제한 없는 발전보다는 환경 보존을 염두에 둔 지속 가능한 개발을 선호한다.

둘째, 고정관념 타파를 주장한다. 즉 소유와 재산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자는 것이다. 재산이라는 것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충만한 인생에서 배제되지 않을 권리, 즉 접속의 권리가 가장 중요한 재산 가치라는 인식을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소유는 사용권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공감을 돕는 도구로서의 인터넷. 
사진출처 : fancycrave1
공감을 돕는 도구로서의 인터넷.
사진출처 : fancycrave1

셋째, 저자는 인터넷을 충분히 활용하자고 말한다. 인터넷을 잘 활용한다면 협업을 통해 엔트로피를 억제하기 위한 분산 에너지 시스템-자국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잉여 에너지를 네트워크 방식으로 인근 국가와 공유-도입을 유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삶의 질을 중진 할 수 있는 시민사회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는 미국이 선도하는 소비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다 보니, 사회 전반에 걸쳐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의 주장처럼 모든 방법이 원활하게 실현될 수는 없겠지만, 우선 우리의 현실에 닥친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도모해야만 하지 않을까? 마치 인류의 역사를 읽는 것처럼 흥미로워서 방대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빨리 읽었다는 아쉬움이 남았는데, 이 책은 분명히 느리게 읽을 가치가 있다고 보며, 천천히 읽기를 추천한다.

이환성

공학계 앤지니어로 10여년간 인간중심주의가 지배하는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인문학에 목말라했다. 지금은 현장을 떠나 자유로이 독서와 함께 인문학에 빠져 있으며 철학과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삶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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