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치유하는 말들 – 『스스로 행복하라』를 읽고

법정스님이 열반하신 지 벌써 10년이 되었으나 아직도 우리들에게 잊히지 않는 존재로 남아 있으니 스님의 정신적 무게감이 느껴진다. 욕망 속에서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은 각성과 함께 반성, 그리고 절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스님이 남기신 말은 천천히 음미하며 새겨들어야 할 가치가 있어 보이며, 한편으로는 실천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법정 스님 열반 10주기 특별판으로 출판된 책이다. 법정 스님의 글은 언제 다시 읽어보아도 독자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느끼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그만큼 스님은 깨끗한 삶을 살았고, 무소유를 몸소 실천하신 분이었다는 뜻이리라. 벌써 스님이 열반하신 지 10년이 되었으나 아직도 우리들에게 잊히지 않는 존재로 남아 있으니 스님의 정신적 무게감이 느껴진다. 욕망 속에서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은 각성과 함께 반성, 그리고 절제를 요구하고 있는 요즘, 스님이 남기신 말은 천천히 음미하며 새겨들어야 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아마도 그런 의도에서 이 책이 출간되었다고 생각한다.

법정 스님은 우리의 불행의 씨앗은 아주 가까이에 있으며,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시대에 인간성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지적해주고 있다.

법정 저 『스스로 행복하라』(샘터, 2020)
법정 저 『스스로 행복하라』(샘터, 2020)

“비교를 하면 불행해집니다. 사람은 자기 몫의 삶에 감사하며 살 줄 알아야 합니다. 자기 그릇이 넉넉한 줄 알고 살아야 합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인간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그가 하는 행위에 의해 인간이 될 수도 있고, 혹은 비인간으로 타락할 수도 있다. 오로지 인간다운 행위에 의해서 거듭거듭 인간으로 형성되어 간다. 그렇다면 인간다운 행위란 무엇일까? 우선 나누어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미미하고 덧없는 개인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부름에 따라 공동체의 사업인 나누어 가지는 일에 참가하면 인간으로서 불멸의 본질이 구현되고 존재의 의미를 갖게 된다.”

이외에도 이 책에서는 우리가 깊이 새겨들어야 할 글이 많이 실려 있어서 읽는 즐거움을 주는 것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실천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지금 출가를 꿈꾸는 그대에게’는 출가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된다.

“출가란 모든 집착과 얽힘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이것은 수행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닙니다. 진정한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 누구에게나 이 출가 정신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면 삶을 변화시켜야 하고, 낡은 타성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집을 뛰쳐나왔다는 것은 집착과 욕망의 집으로부터 벗어났음을 의미합니다.”

“출가는 안정된 삶을 뛰어넘어 충만한 삶에 이르려는 것입니다. 안정과 편안함은 타성의 늪입니다. 변화가 없이는 죽은 존재입니다.”

“출가자는 욕망에 따라 살지 않고 필요에 따라 살아갑니다. 그는 안으로 부유한 사람입니다.”

말이 칼이 되는 험악한 말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침묵에 대한 말 또한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수행자는 가진 것이 적듯이 생각도 질박하고 단순해야 한다. 또 수행자는 말이 없는 사람이다. 말이 많은 사람은 생각이 밖으로 흩어져 안으로 여물 기회가 없다. 침묵의 미덕이 몸에 배야 한다.”

“입 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일이 적고, 배 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적은 것이 있으면 신선도 될 수 있다.”

스님이 말하는 충만한 삶은 우리가 추구하는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이 결코 아니다.

“빈방에 홀로 앉아 있으면 모든 것이 넉넉하고 충분하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하다.”

“무엇이든지 차지하고 채우려고만 하면 사람은 거칠어지고 무디어진다. 맑은 바람이 지나갈 여백이 없기 때문이다.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우리가 보다 인간다운 삶을 이루려면 될 수 있는 한 생활용품을 적게 사용하면서 간소하게 살아야 한다. 덜 쓰고 덜 버리는 이 길밖에 다른 길은 없다.”

바로 이러한 삶이야말로 생태적 삶이고, 각종 욕망에 포위되어 버린 현대인들의 영혼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아마도 집집마다 법정스님의 책자 한 권쯤은 소장하고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우리가 좋은 글을 눈으로 읽는 것에 머문다면 우리는 진보하지 못할 것이다. “지식은 행동을 동반할 때에만 가치가 있다. 알고 있다는 것과 행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사물의 이치는 일시에 이해할 수 있지만 행동은 반복된 훈련을 통해서만 몸에 밸 수 있다.”라는 말씀은 바로 이러한 것을 경계하라는 깊은 뜻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앎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한 행동으로,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법정스님의 이번 모음집이 우리의 사유와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환성

공학계 앤지니어로 10여년간 인간중심주의가 지배하는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인문학에 목말라했다. 지금은 현장을 떠나 자유로이 독서와 함께 인문학에 빠져 있으며 철학과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삶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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