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주의 넘어 민주주의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읽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권리를 쉽게 버린다. 그 기저에는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패배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학을 전공한 저자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시대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 내면에 있는 패배주의를 패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삶은 정치와 긴밀하게 밀착되어 있기에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누구를 혹은 어느 정당의 정치인으로 선택하여도 우리 사회는 그리 변하지 않는다는 패배주의가 강하게 지배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정치로부터 점점 멀어 멀어지게 되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권리를 쉽게 저버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정치학을 전공한 저자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시대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 내면에 있는 패배주의를 패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는 우리들의 욕망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정치와 긴밀하게 밀착되어 있기에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변화에 대한 패배주의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쓰여있고, 2항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쓰여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나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제5장에서 다루고 있는 ‘공화 정치’이다. 왜냐하면 엄연히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기 때문이다.

최병권 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도어즈, 2017)
최병권 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도어즈, 2017)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 서로가 서로를 둘러싸고 있으며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쪽도 무너진다는 상생의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 관계는 뿌리치고 빠져나올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 그래서 연대를 하고 연대를 함으로써 너와 나는 흐르는 모래 위에 홀로 서야 하는 의지할 곳 없는 고독한 존재가 아니라 서로 손을 잡고 너와 나 안에 있는 생명의 힘을 최대한으로 발현해나간다.”

“졸고 있는 자가 노예다. 눈을 뜨고 있어도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한다면 졸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눈을 뜨고 있어도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은 비겁해서 그렇고 크든 작든 사적 이익에의 유혹에 이끌려서 그렇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존재이다. 따라서 나 자신만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고 해서 내 삶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사회 안에서 좋든 싫든 사회적 삶을 사는 것이다. 나의 삶이 사회적 삶이라면 사회가 좋을 때 나의 삶도 좋아지고 사회가 나쁘면 나의 삶 또한 나빠질 수밖에 없다.”

깨어있는 공화국의 시민이 되길

우리가 공화의 지평을 넓혀야 할 이유를 명확히 하고 있다.

“차이가 없어지는 순간 창조와 지속도 없어진다. 차이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존재 조건이나 다름없다.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고 차이가 새로운 창조의 원천이 되며 사람들의 직업 또한 우등과 열등의 구분이 없어지고 기본적으로 나쁜 직업이란 것이 없게 될 때 진정으로 공화의 새 지평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고 그 안에서 우리들의 삶의 질도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저자의 지적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엄정한 의미에 있어서 공화국에서 멀어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공화의 길을 포기할 수 없으며 반드시 함께 걸어야 할 길이기에 희망을 품고 새 길을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중국의 사상가인 루쉰의 ‘희망’ 문구가 떠오른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모두가 비록 적은 가능성밖에 보이지 않더라도 그 길을 믿고 걸어갈 때 우리 앞에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민주 공화국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자가 강조한 것처럼 먼저 패배주의를 패배시켜야 할 것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을 각종 선거에서도 자신의 소중한 권리를 방기하지 않는 깨어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환성

공학계 앤지니어로 10여년간 인간중심주의가 지배하는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인문학에 목말라했다. 지금은 현장을 떠나 자유로이 독서와 함께 인문학에 빠져 있으며 철학과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삶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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