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울산바위 케이블카는 기후위기 생물다양성에 역행하는 행위

지난 4월 18일 대한불교조계종 금강산 화암사가 고성군과 더불어 설악산 성인대(신선대)를 연결하는 ‘고성 울산바위 케이블카’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만일 이곳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면 수 십 년간 막아내고 있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과 〈백담사 케이블카〉사업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현재 무등산과 지리산, 월출산 등 전국의 명산에 케이블카 건설의 물꼬를 트게 하여 결국 온 국토의 난개발을 촉발하게 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에 대한 불교환경연대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불교공동체가 지켜야 할 가치와 전통에 대해 짚어 보았다.

지난 5월 2일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과 함께 현장을 답사하고 화암사를 항의 방문한 바 있습니다. 답사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를 온몸으로 막고 있는 박그림 선생님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정인철 상황실장을 비롯한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활동가들과 함께 했습니다. 화암사에서 상부 정류장 예정지인 성인대까지는 걸어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만일 이곳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면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아름다운 성인대는 제모습을 잃을 것이 명백합니다. 또한 성인대 가는 중간에 있는 수바위의 아름다운 경관도 크게 훼손될 것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50명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합니다. 속초에 30년을 살면서 설악산 어머니를 지키고 계시는 박그림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화암사는 고성군에 속해있지만 속초와 인접해 있어서 케이블카 설치로 고성군에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의미심장한 전설이 내려오는 수바위. 사진제공 : 불교환경연대
의미심장한 전설이 내려오는 수바위. 사진제공 : 불교환경연대

화암사와 함께 고성의 명소인 수바위는 의미심장한 전설이 내려옵니다. 민가와 멀어서 시주받기가 어려운 화암사에 2명의 스님이 부지런히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수바위의 구멍에 지팡이로 세 번 흔들라고 하여 시키는 대로 했더니 두 사람 분의 쌀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식량걱정 없이 수행을 하고 있었는데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객승 한사람이 왔다가 이 사실을 알고 세 번 흔들어서 두 사람분의 쌀이 나온다면 여섯 번 흔들면 네 사람분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지팡이를 여섯 번 흔들었더니 피가 나왔고 그 후부터는 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더 이상 쌀이 나오지 않는 수바위의 전설은 마치 아름다운 성인대에 케이블카를 놓겠다는 현재를 예견이라도 한 것 같습니다.

저는 불교환경연대에서 상근 활동가로 일하게 된 2016년 3월부터 설악산국립공원을 지키는 국민행동의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양양군과 강원도의 끈질긴 오색 케이블카 사업을 막기 위해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을 해 왔습니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는 박근혜 대통령의 산악관광활성화로 촉발된 사업이었습니다. 오색 케이블카는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서식지이고 천연보호구역으로서 보존의 가치가 높아 문화재위원회와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받았음에도 중앙행정심판이라는 제도를 통해 거듭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설악산이 뚫리면 지리산이 뚫리고 전국의 산지가 난개발로 몸살을 앓을 것임을 크게 염려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지리산에서는 매일 지리산을 지키기 위한 1인시위와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중에 고성에서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발표를 한 것입니다. 이곳은 국립공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리고 민자투자이기 때문에 화암사와 조계종이 협조한다면 속도가 날 수 있어 산악관광의 물꼬를 트는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곳에 화암사라고 하는 조계종 사찰이 버젓이 중심에 놓여있으니 매우 부끄럽고 고약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불교환경연대는 이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화암사가 자발적으로 잘못된 고성 울산바위 케이블카 투자협약을 철회할 것을 요구합니다. 또한 이를 위해 조계종단이 엄중하게 대처할 것을 촉구합니다. 불교환경연대는 고성 울산바위 케이블카 설치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단호히 대응해 나가고자 합니다.

화암사 케이블카 사업이 비록 국립공원은 아니라고 하나 국립공원과 붙어있는 지역으로 산양의 서식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자연에게 국립공원의 경계는 경계일 수 없듯이 뭇생명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수행하고 포교하는 불제자에게 그것이 구실이 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만일 화암사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면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아름다운 성인대는 제모습을 잃을 것이 명백합니다. 사진제공 : 불교환경연대
만일 화암사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면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아름다운 성인대는 제모습을 잃을 것이 명백합니다. 사진제공 : 불교환경연대

만일 고성 화암사에 케이블카가 놓이게 되면 수십 년간 막아내고 있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과 〈백담사 케이블카〉사업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어 기존의 〈권금성 케이블카〉를 포함하여 설악산에 4개의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계기가 되고, 설악산이 뚫리면 현재 무등산과 지리산, 월출산 등 전국의 명산에 케이블카 건설의 물꼬를 트게 하여 결국 전국 명산의 난개발을 촉발하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그 모든 비난을 화암사가 받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한국 불교계 전체가 개발업자와 한통속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와 같은 일로 무수한 사찰림과 사찰이 개발의 광풍에 휩싸이게 될 것이며 내부적으로도 심각한 혼란과 갈등을 야기하게 될 소지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계종단에서는 화암사가 그런 선례를 남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응을 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는 지금 지속가능성을 말합니다. 지구온난화를 넘어 지구가열화로,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로 기후재앙으로, 지금 이대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파멸인 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속도를 늦추고 삶의 방식을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화암사는 케이블카를 놓아서 고성군민들의 삶의 질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자연을 파괴해서 인간의 이익을 얻고자 한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를 일으킨 바로 그 잘못된 방식일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고성군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동안 사찰은 토지를 소유함으로써 개발로부터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개발로부터 뭇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그 덕분에 사찰림은 기후위기와 생물종다양성 위기의 시대에 더욱 가치를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의 길을 가는 수행자로서 자연을 파괴하고 자연을 착취해서 돈벌이를 하겠다는 잘못된 길에 결코 협력해서는 안됩니다. 사진제공 : 불교환경연대
부처의 길을 가는 수행자로서 자연을 파괴하고 자연을 착취해서 돈벌이를 하겠다는 잘못된 길에 결코 협력해서는 안됩니다. 사진제공 : 불교환경연대

부처님은 전륜성왕의 길을 가지 않고 부처의 길을 가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길이 더 많은 중생에게 더 오랫동안 이익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중생이란 지금 눈에 보이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태난습화(胎卵濕化) 4생(四生)의 뭇생명을 말함이요, 과거현재미래의 3세(三世)의 중생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처의 길을 가는 수행자로서 자연을 파괴하고 자연을 착취해서 돈벌이를 하겠다는 잘못된 길에 결코 협력해서는 안됩니다. 진표율사가 도력으로 기근에 굶주리는 백성들을 이익되게 하였듯이, 화암사가 가진 생태적 문화적 가치를 통해 수많은 시민들에게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치유와 깨달음 길을 안내해야 할 것입니다. 고성군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어서 케이블카를 놓겠다는 화암사는 수바위의 전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셔서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맨발로 걸으시어 탁발을 하고 전법을 하며 숲속에서 지내시다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셨습니다. 숲을 보호하고 지키는 일은 불교공동체가 지켜온 소중한 가치이자 전통입니다. 화암사가 케이블카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버리고 뭇생명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나아가기를 간곡히 기원합니다.

한주영

동국대에서 불교학을 전공하던 대학시절 보살사상에 깊은 감명을 받아 상구보리 하화중생 하는 보살이 되고자 서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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