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오후, 누리호가 5차 발사에 성공해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포함한 위성 14기를 목적 궤도에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주 주권에 한층 가까워졌다며 환호했다. 그러나 한국도 가입한 유엔 우주조약은 우주가 인류 공동의 영역이며 어떤 국가도 주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우주를 국가 주권의 영역으로 보는 시각은 우주를 국가 간 경쟁과 대결의 장으로 만든다. 우주가 인류의 지혜를 깊게 하는 경외의 공간이 아니라 자본과 군대의 제국주의적 확장 공간이 될 때, 지구의 평화도 없다.

이번 발사에는 300여 개 기업이 참여했지만, 그 주축은 전쟁무기기업 한화다. 한화는 항공우주연구원 등 국가 기관에서 발사 기술을 이전받아 3차 발사부터 체계종합기업을 맡아 왔다. 대통령이 말하는 우주 주권이란, 국민 세금으로 개발한 기술을 무기기업이 독점해 이윤의 기반으로 삼는 과정일 뿐이다.
한화 자본의 그림자는 고흥에 그치지 않는다. 한화는 순천에 누리호 6호기 등 후속 발사체 조립장을 짓고, 2040년까지 경남 지역 우주산업과 AI에 55조 원을 투자하는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 그림자는 제주 서귀포 해상 로켓 발사 계획에도 드리워져 있다.
누리호가 고흥에서 발사되던 그 시각, 서귀포 강정마을 앞바다에는 발사를 앞둔 한화의 해상발사대가 떠 있었다. 이 발사대에서 쏘아 올릴 초소형 위성은 한화가 제주 중산간 지하수특별관리구역에서 생명수인 지하수를 고갈·오염시키며 생산한 것이다. 군과 함께 진행하는 이 발사 뒤에는 4차 고체연료 실험, 곧 미사일 실험이 숨어 있다.
누리호가 실어 나른 위성들은 이미 1만 4천 개가 넘는 위성과 우주쓰레기로 포화된 저궤도를 더 채운다. 지상에서는 또 다른 발사장 개발로 고흥 해안 언덕의 산허리가 깎이고 나무가 베어진다. 땅과 물, 바다에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고, 굉음과 진동에 시달리는 주민들은 그 피해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 그 사이 정부와 기업은 성과만 포장한다. 제주해군기지가 있는 강정 앞바다에서도 발사 때마다 배출되는 탄소, 질소, 연소 산화물이 대기와 바다의 산성화와 온난화를 키울 것이다. 로켓이 내뿜는 독성 물질은 오존층도 파괴한다.
한화를 비롯한 무기기업들은 우주로까지 확장된 한미동맹을 발판 삼아 우주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전하고, 희생을 떠안는 지역을 ‘우주산업 전초기지’라 부른다. 기업과 결탁한 정부는 그 성과를 우주 주권이라 내세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정부와 한화가 우주 주권을 말하는 동안, 이들이 협력을 이어가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민중의 주권을 빼앗고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2024년 국제사법재판소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불법으로 판단했고, 유엔은 모든 회원국에 불법 점령 유지에 도움이 되는 무기 지원과 경제 교류를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대한민국 정부와 한화 같은 무기기업은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누리호가 발사된 10월 7일, 세계는 2023년부터 3년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학살로 7만 3천 명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희생된 것을 기억하며 점령과 학살의 종식을 요구했다. 대한민국의 팡파르 뒤에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피눈물이 있다.
우주 주권은 없다. 이재명 정부가 할 일은 무기기업과 손잡고 우주를 군대와 자본의 식민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략을 끝내기 위한 국제 평화외교에 힘쓰는 것이다. 우주 주권은 없다. 인류 공동의 평화 공간, 우주라는 모두의 집이 있을 뿐이다.
2026년 10월 8일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